이혼한 뒤 같은 집에 살아도 생활비를 따로 쓰면 남남으로 인정되나요?
질문의 핵심: “같이 산다”가 아니라 “사실상 이혼했다고 보기 어려운 관계”인가
이혼 신고를 마친 전 배우자와 한집에 계속 산다면, 세법상 두 사람은 여전히 한 세대로 묶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생활비를 따로 쓴다는 사정만으로 “남남”이 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소득세법은 이 문제를 주소·거소의 동일성이나 생활비 분리 여부 하나로 재단하지 않고, 더 포괄적인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조문이 실제로 정한 기준
소득세법 제88조제6호는 양도소득세 관련 장(章)에서 쓰는 “1세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1세대”란 거주자 및 그 배우자(법률상 이혼을 하였으나 생계를 같이 하는 등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에 있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가 그들과 같은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자[…]와 함께 구성하는 가족단위를 말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배우자가 없어도 1세대로 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단계입니다.
첫째, ‘배우자’의 범위 자체를 넓히는 괄호. 법률상 이혼을 했더라도 “생계를 같이 하는 등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에 있는 사람은 이 조문 안에서 여전히 ‘배우자’로 취급됩니다. 즉 이혼 신고를 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세대가 자동으로 둘로 갈라지지 않습니다.
둘째, 판단 기준의 실제 문언. “생계를 같이 하는”은 “등”으로 이어지는 예시 중 하나일 뿐이고, 법문이 실제로 묻는 것은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인지입니다. 생활비를 각자 쓰는지, 주소가 같은지는 이 관계를 판단할 때 살펴볼 수 있는 사정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조문 자체가 “같은 집에 산다”나 “주소가 같다”를 기준으로 못 박아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를 따로 쓰면 자동으로 남남”이라는 식의 단순한 규칙은 이 조문에 없습니다.
왜 “같이 산다/따로 쓴다”만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가
질문처럼 “같은 집에 살면서 생활비는 따로 쓴다”는 사정은, 괄호 안 “생계를 같이 하는 등”이라는 예시의 반대 방향(생계를 달리하는 사정)을 가리키는 요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문은 이를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라는 더 큰 틀 안의 ‘등’ 예시로만 다루고 있어서, 생활비 분리라는 한 가지 사정만으로 사실상 이혼 여부가 결정된다고 조문에서 끌어낼 수는 없습니다. 거꾸로 각자 생활비를 쓰더라도 다른 사정들을 종합했을 때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로 판단될 가능성도, 조문의 구조상 배제되지 않습니다.
이 정의가 왜 중요한가 — 1세대 1주택 비과세와의 연결
이 “1세대” 정의가 실무에서 문제 되는 대표적인 지점은 소득세법 제89조의 1세대 1주택 비과세입니다. 제89조제1항제3호가목은 “1세대가 1주택을 보유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주택”의 양도소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다만 “주택 및 이에 딸린 토지의 양도 당시 실지거래가액의 합계액이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이 비과세에서 제외됩니다.
여기서 “1세대”가 누구까지 포함하는지가 갈리면,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는 “1주택”인지 아니면 두 세대가 보유한 “2주택”인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법률상 이혼한 두 사람이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면, 두 사람은 제88조제6호의 괄호에 따라 여전히 같은 1세대로 묶이고, 각자 집을 한 채씩 갖고 있다면 그 세대는 1세대 2주택이 됩니다. 반대로 정말로 사실상 이혼 상태로 인정된다면 두 세대로 나뉘어 각자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따로 따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제89조제2항은 1세대가 주택과 조합원입주권 또는 분양권을 함께 보유하다가 그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제1항제3호의 비과세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만 예외로 둡니다. “1세대 1주택이면 무조건 비과세”라고 단순화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주의할 점 — 조문이 위임한 부분과 아직 시행되지 않은 부분
- 배우자가 없어도 1세대로 보는 구체적인 경우(제88조제6호 단서), 1세대 1주택 비과세의 구체적 요건(제89조제1항제3호가목), 주택에 딸린 토지의 배율, 제89조제2항 단서의 부득이한 사유는 모두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그 세부 기준은 법률 조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 제88조제6호의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 문언에 대한 구체적 판례는 이 글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으면 반드시 사실상 이혼으로 인정되거나 인정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 이 “1세대” 정의는 소득세법 제88조가 “이 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라고 밝힌 대로 양도소득세 관련 장에만 적용되는 정의입니다. 소득세법 전체나 다른 세목에서 이혼한 사람을 당연히 배우자로 본다는 뜻은 아닙니다.
- 2027년 1월 1일부터는 제88조 중 제2호(주식등 정의)·제3호·제4호(삭제)·제7호(주택 정의 중 구조 요건 부분)·제9호(조합원입주권 정의) 등이 바뀌는 시행예정 문언이 있고, 제89조제1항제3호의 고가주택 기준 표현 등도 바뀝니다. 다만 이번 글에서 다룬 제88조제6호의 “1세대” 정의 문언 자체는 이 개정본들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2027년 9월 9일부터는 제88조제9호 등에 나오는 법률명 표기가 “「소규모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으로 바뀌는 시행예정 문언도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20일 기준 현행 조문을 기준으로 설명했습니다.
요약
- 이혼했다는 사실만으로 세법상 세대가 자동으로 분리되지 않습니다. 소득세법 제88조제6호는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에 있는 전 배우자를 여전히 ‘배우자’로 포함시킵니다.
- 판단 기준은 “같은 집에 사는지”나 “생활비를 같이 쓰는지”가 아니라, 그런 사정들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보는 “사실상 이혼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관계”인지입니다.
- 이 정의는 1세대 1주택 비과세(제89조) 적용 여부를 가르는 출발점이 되므로, 이혼 후 주택을 각자 또는 함께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 “1세대” 정의가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참고 법령
- 소득세법 제88조(정의) 제6호
- 소득세법 제89조(비과세 양도소득) 제1항제3호가목,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