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 배정된 종교계 사립고의 종교수업, 거부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학생에게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종교교육을 거부할 자유가 있습니다. 다만 종교계 사립학교의 종교교육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거부권이 침해되었는지는 수업과 행사의 내용·운영 방식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대법원은 평준화정책에 따라 추첨으로 배정된 종교계 사립고의 학생도 종교의 자유를 잃지 않으며, 자신의 의사에 반한 종교교육을 거부할 자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종교교육은 종교행사와 종교과목 수업을 함께 가리킵니다.
반면 종교단체가 설립한 사립학교 역시 종교교육과 학교 운영의 자유를 가집니다. 따라서 특정 종교의 교육을 한다는 사실만으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평준화에 따른 강제배정 제도 자체도 위헌이라고 판단되지는 않았습니다.
무엇을 종합해 보나요?
대법원은 종교교육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는지를 다음 사정들을 함께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종교교육의 구체적 내용과 정도
- 일회성인지, 계속적·반복적인지
- 학생에게 내용과 방식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는지
- 학생이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대체과목을 선택하거나 참여를 거부할 수 있었는지
즉, 대체과목이 없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 결론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학생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없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종교수업과 종교행사가 사실상 강제되는 경우
종교적 중립성을 지닌 교양 수준을 넘어 특정 종교의 교리를 전파하는 수업이나 행사가 운영될 수 있습니다. 이때 학교가 참가하지 않은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불이익이 두려워 거부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고, 대체과목이나 실질적인 선택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강제배정된 학생을 상대로 특정 종교의 교리를 전파하는 종교행사와 종교과목 수업을 하면서, 참여 거부를 사실상 어렵게 만들고 대체과목도 두지 않은 경우 학생의 종교에 관한 인격적 법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단은 헌법 조항이 사립학교와 학생의 관계에 곧바로 적용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해당 사건은 손해배상 사건으로, 종교의 자유 침해가 민법상 보호되는 종교에 관한 인격적 법익 침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한 것입니다.
교육기본법 제6조와의 관계
교육기본법 제6조 제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학교에서 특정 종교를 위한 종교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이 조항은 종교단체가 설립한 사립학교의 종교교육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아닙니다.
그래서 추첨 배정된 종교계 사립고의 경우에는, 공립학교와 같은 금지 규정을 바로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의 종교의 자유와 학교의 종교교육·운영의 자유를 구체적 사정에 따라 조화시키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정리
추첨으로 종교계 사립고에 배정되었다고 해서 학생이 종교수업이나 종교행사에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에게는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종교교육을 거부할 자유가 있습니다.
다만 학교의 종교교육도 일정 범위에서는 보호되므로, 모든 종교수업을 항상 거부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정 교리 전파의 정도, 반복성, 사전 설명과 동의, 대체과목의 존재, 불이익 없이 거부할 수 있었는지 등을 함께 따져 용인 한계를 넘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판결
- 대법원 2010. 4. 22. 선고 2008다38288 판결
참고 법령
- 대한민국헌법 제20조 제1항
- 교육기본법 제6조 제2항
- 민법 제2조, 제103조, 제750조, 제751조
관련 판례
[1] 헌법상의 기본권은 제1차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영역을 공권력의 침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권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헌법의 기본적인 결단인 객관적인 가치질서를 구체화한 것으로서, 사법(私法)을 포함한 모든 법 영역에 그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사인간의 사적인 법률관계도 헌법상의 기본권 규정에 적합하게 규율되어야 한다. 다만 기본권 규정은 그 성질상 사법관계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예외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사법상의 일반원칙을 규정한 민법 제2조, 제103조, 제750조, 제751조 등의 내용을 형성하고 그 해석 기준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