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받지 않은 퇴직금도 나눌 수 있나? 이혼할 때 계산 기준
이혼할 때 퇴직금을 나누려면, 언제 퇴직한다고 가정해 계산해야 할까요? 2014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두 개가 이 질문에 직접 답합니다. 핵심은 현재 재직 중인지, 이미 퇴직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아직 퇴직하지 않았다면: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 기준
혼인 중에 부부가 함께 일궈낸 재산이 있으면 이혼할 때 나눌 수 있습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이를 명시합니다. 그런데 퇴직금처럼 아직 받지 않은 돈을 어떻게 나눌까요?
대법원은 2014년 판결에서 입장을 바꿨습니다. 종전에는 “아직 퇴직하지 않았으니 불확실하다”며 퇴직금을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다만 장래 수령 가능성을 분할액을 정할 때 참고하는 ‘기타 사정’으로만 고려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왜일까요?
첫째, 이혼 전에 퇴직한 사람과 비교하면 불공평합니다. 둘 다 퇴직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한 쪽은 실제 금액을 나누고 다른 한 쪽은 ‘참고만’ 한다면 형평에 맞지 않습니다.
둘째, ‘기타 사정’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참고해야 하는지 기준이 없고, 나눌 다른 재산이 없으면 제대로 분할할 수 없습니다.
셋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실제 퇴직금을 14일 이내에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즉, 일반 채권보다 이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기준으로 계산할까요? 대법원이 제시한 답은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입니다. 그 시점에 퇴직한다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을 기준으로 합니다. 단, 상대방 배우자의 협력이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는 범위에서만 해당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법률에 따른 퇴직급여에 적용됩니다: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퇴직금
- 공무원연금법의 퇴직급여
- 군인연금법의 퇴직급여
-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의 퇴직급여
이미 퇴직연금을 받고 있다면
이혼 시점에 이미 퇴직연금을 매달 받고 있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는 더 간단합니다. 공무원 퇴직연금을 받고 있는 경우를 보면, 대법원은 그 연금수급권 자체가 재산분할의 대상이라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가능하다’는 표현에 주목해야 합니다. 항상 분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분할권리자가 원하지 않거나, 혼인기간이 매우 짧아서 매월 받을 금액이 극히 소액인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분할에서 제외할 수도 있습니다.
재산분할 방식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연금수급권자가 매달 받는 연금액의 일정 비율을 상대방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생긴 정기금 채권은 양도할 수 없고, 수급권자가 사망하면 상속인에게 상속되지도 않습니다. 일신전속적 권리의 특성 때문입니다.
전체 재산에서의 비율 결정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을 나눌 때, 분할비율을 어떻게 정할까요?
원칙적으로 분할비율은 전체 재산에 대해 하나입니다. 부동산, 금융자산, 퇴직금 등 모든 재산을 함께 고려해서 분할비율을 정합니다.
다만 정기금 방식의 연금 분할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수급권자의 여명을 알 수 없어 연금수급권의 총액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다른 일반재산과 구분해서 별도의 분할비율을 정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습니다.
이때 고려하는 요소는:
- 전체 재직기간 중 혼인기간이 차지하는 비율
- 직업의 종류와 업무 내용
- 가사 또는 육아 부담의 분배
- 상대방 배우자의 실질적 협력과 기여 정도
실무에서의 의미
이 판결들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현역 근로자나 공무원이 이혼할 때 퇴직금·연금이 제대로 평가된다는 의미입니다. 전체 재산의 상당 부분이 퇴직급여인 경우, 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됐습니다.
둘째, 계산 기준시점이 명확해졌습니다. 실제 퇴직 시점이 아니라, 법원에서 재산분할을 정하는 시점의 예상 금액으로 평가됩니다.
셋째, 이혼 여부와 시기를 퇴직금 수령 때까지 미루도록 사실상 강제하는 결과를 피할 수 있습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839조의2 (재산분할청구권)
-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 공무원연금법
- 군인연금법
-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관련 판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공무원연금법, 군인연금법,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이 각 규정하고 있는 퇴직급여는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 외에 임금의 후불적 성격과 성실한 근무에 대한 공로보상적 성격도 지닌다. 그리고 이러한 퇴직급여를 수령하기 위하여는 일정기간 근무할 것이 요구되는바, 그와 같이 근무함에 있어 상대방 배우자의 협력이 기여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그 퇴직급여 역시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으로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퇴직급여채권은 퇴직이라는 급여의 사유가 발생함으로써 현실화되는 것이므로, 이혼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1] (가) 민법 제839조의2에 규정된 재산분할제도는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부부가 재판상 이혼을 할 때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 있는 한, 법원으로서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재산의 형성에 기여한 정도 등 당사자 쌍방의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여야 한다. (나)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에 부부 중 일방이 공무원 퇴직연금을 실제로 수령하고 있는 경우에, 위 공무원 퇴직연금에는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 외에 임금의 후불적 성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