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심판위원회의 직접 처분, 모든 재결에서 가능할까?

입력 2026.10.09. 오전 10:08

행정심판에서 청구인이 이긴 뒤에도 행정청이 재결의 취지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행정심판위원회가 직접 처분을 하거나 간접강제를 할 수 있다. 다만 이 두 수단은 적용되는 재결의 범위가 서로 다르다. 어떤 재결에는 직접 처분을 쓸 수 있고, 어떤 재결에는 간접강제만 쓸 수 있는지를 정리한다.

재결의 기속력과 재처분의무 — 행정심판법 제49조

행정심판법 제49조제1항은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재결이 피청구인과 그 밖의 관계 행정청을 기속(羈束)한다고 정한다. 이 기속력을 바탕으로, 조문은 재결의 종류에 따라 행정청의 의무를 나눠 규정한다.

  • 제49조제2항: 재결에 의하여 취소되거나 무효 또는 부존재로 확인되는 처분이 당사자의 신청을 거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 그 처분을 한 행정청은 재결의 취지에 따라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하여야 한다.
  • 제49조제3항: 당사자의 신청을 거부하거나 부작위로 방치한 처분의 이행을 명하는 재결이 있으면, 행정청은 지체 없이 이전의 신청에 대하여 재결의 취지에 따라 처분을 하여야 한다.
  • 제49조제4항: 신청에 따른 처분이 절차의 위법 또는 부당을 이유로 재결로써 취소된 경우에는 제2항을 준용한다.

정리하면 제49조는 세 갈래 재결을 다룬다. ① 거부처분을 취소하거나 무효·부존재로 확인한 재결(제2항), ② 처분의 이행을 명하는 재결(제3항), ③ 절차의 위법·부당을 이유로 한 취소재결(제4항, 제2항 준용). 이 세 갈래는 문언상 서로 구분된 별개의 항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직접 처분은 제49조제3항 위반에만 — 행정심판법 제50조

행정심판법 제50조제1항 본문은 직접 처분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못 박는다.

“위원회는 피청구인이 제49조제3항에도 불구하고 처분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당사자가 신청하면 기간을 정하여 서면으로 시정을 명하고 그 기간에 이행하지 아니하면 직접 처분을 할 수 있다.”

즉 직접 처분은 제49조제3항 — 처분의 이행을 명하는 재결 — 을 행정청이 따르지 않을 때만 쓸 수 있다. 제49조제2항(거부처분이 취소되거나 무효·부존재로 확인된 재결)이나 제4항(절차의 위법·부당을 이유로 한 취소재결)을 행정청이 이행하지 않는 경우는 제50조제1항의 적용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조문이 “제49조제3항에도 불구하고”라고 특정해 두었기 때문에, 위원회가 거부처분 취소재결이나 절차 하자 취소재결을 이유로 곧바로 직접 처분에 나설 근거는 이 조문에 없다.

직접 처분의 절차도 단계가 있다. 당사자가 신청하면 위원회가 기간을 정해 서면으로 시정을 명하고, 그 기간에 행정청이 이행하지 않아야 비로소 위원회가 “직접 처분을 할 수 있다”는 재량이 생긴다. 당사자 신청 없이 위원회가 스스로 나서는 절차는 조문에 없다.

여기에 단서도 있다. “그 처분의 성질이나 그 밖의 불가피한 사유로 위원회가 직접 처분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처분의 성질상 위원회가 대신할 수 없는 사안(예컨대 행정청의 전문적·기술적 판단이 필요한 처분 등 처분 성질에 따라 위원회가 대체할 수 없는 경우)이라면, 요건을 모두 갖춰도 직접 처분이 배제된다.

직접 처분을 한 뒤에는 제50조제2항에 따라 위원회가 그 사실을 해당 행정청에 통보하여야 하며, 통보받은 행정청은 위원회가 한 처분을 자기가 한 처분으로 보아 관계 법령에 따라 관리·감독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간접강제는 제49조제2항·제3항·제4항 모두 포함 — 행정심판법 제50조의2

반면 간접강제는 직접 처분보다 적용 범위가 넓다. 행정심판법 제50조의2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위원회는 피청구인이 제49조제2항(제49조제4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또는 제3항에 따른 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청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하고 피청구인이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지연기간에 따라 일정한 배상을 하도록 명하거나 즉시 배상을 할 것을 명할 수 있다.”

여기서는 제49조제2항과 제3항, 그리고 제4항에서 준용하는 경우까지 모두 포함된다. 즉 ① 거부처분이 취소되거나 무효·부존재로 확인된 재결, ② 처분의 이행을 명하는 재결, ③ 절차의 위법·부당을 이유로 한 취소재결 — 이 세 갈래 전부가 간접강제의 대상이다.

간접강제도 당사자(청구인) 신청이 있어야 하고, 위원회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지연기간에 따른 일정한 배상 또는 즉시 배상을 “명할 수 있다”(재량). 결정 전에는 신청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제3항), 사정의 변경이 있으면 당사자 신청으로 결정 내용을 변경할 수 있으며(제2항), 청구인은 그 결정에 불복하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제4항).

결정의 효력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제50조의2제5항에 따르면 결정의 효력은 피청구인인 행정청이 소속된 국가·지방자치단체 또는 공공단체에 미치고, 결정서 정본은 행정소송 제기와 관계없이 「민사집행법」에 따른 강제집행에서 집행권원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이때 집행문은 위원장의 명에 따라 위원회가 소속된 행정청 소속 공무원이 부여한다. 제6항은 「민사집행법」을 준용하되, 집행문부여의 소(제33조)·집행문부여 등에 관한 이의신청(제34조)·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제44조)·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제45조)의 관할 법원을 피청구인 소재지를 관할하는 행정법원으로 정한다.

왜 이렇게 나뉘나 — 두 조문을 나란히 보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재결의 종류 (행정심판법 근거)직접 처분 대상(제50조)간접강제 대상(제50조의2)
거부처분 취소·무효확인·부존재확인 재결 (제49조제2항)대상 아님대상
처분의 이행을 명하는 재결 (제49조제3항)대상대상
절차 위법·부당 취소재결 (제49조제4항, 제2항 준용)대상 아님대상

직접 처분이 제49조제3항에만 한정되는 이유는, 거부처분을 취소하거나 무효·부존재로 확인하는 재결은 행정청에게 “다시 처분을 하라”는 의무만 지울 뿐 그 내용까지 특정해 명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이 글이 근거로 삼은 조문에 그 이유가 직접 설명되어 있지는 않다). 반면 처분의 이행을 명하는 재결은 위원회가 애초에 특정한 처분의 이행을 명령한 것이므로, 행정청이 따르지 않으면 위원회가 그 내용을 그대로 대신 집행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이에 비해 간접강제는 위원회가 직접 처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배상을 명하는 간접적 압박 수단이므로, 제49조제2항·제3항·제4항 전부에 적용 범위를 넓혀 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행정소송법의 간접강제와는 다르다

행정심판법과 짝을 이루는 행정소송법도 비슷한 구조를 두고 있지만 문언은 다르다. 행정소송법 제30조는 ①처분등을 취소하는 확정판결이 당사자인 행정청과 그 밖의 관계행정청을 기속하고, ②취소되는 처분이 거부처분인 경우 그 행정청은 판결의 취지에 따라 다시 이전의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하여야 하며, ③신청에 따른 처분이 절차의 위법을 이유로 취소되는 경우에 제2항을 준용한다고 정한다.

행정심판법과 비교하면, 행정소송법 제30조제2항은 “취소되는” 거부처분만 다루고 “무효 또는 부존재로 확인되는” 경우는 규정하지 않는다. 또한 제3항의 절차 사유도 “위법”만 정하고 행정심판법처럼 “부당”까지는 넓히지 않는다.

행정소송법에는 위원회의 직접 처분에 대응하는 제도가 없다. 대신 제34조제1항에 따라, 행정청이 제30조제2항에 따른 처분을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제1심수소법원이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써 상당한 기간을 정하고, 행정청이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지연기간에 따른 일정한 배상 또는 즉시 손해배상을 명할 수 있다. 이 간접강제는 행정심판위원회가 아니라 법원이 결정한다는 점에서 행정심판법 제50조의2와 주체가 다르다.

요약

  • 행정심판위원회의 직접 처분(행정심판법 제50조)은 행정청이 “처분의 이행을 명하는 재결”(제49조제3항)을 따르지 않을 때만 할 수 있다. 거부처분 취소·무효확인·부존재확인 재결(제49조제2항)이나 절차 위법·부당 취소재결(제49조제4항)은 직접 처분의 대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 직접 처분에는 당사자 신청, 위원회의 서면 시정명령, 그 기간 내 불이행이라는 단계가 필요하고, 처분의 성질 등으로 위원회가 대신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하지 못한다.
  • 간접강제(행정심판법 제50조의2)는 제49조제2항·제3항·제4항(제2항 준용 포함)에 따른 처분을 모두 포괄해, 직접 처분보다 적용 범위가 넓다.
  • 행정소송법에도 간접강제(제34조)가 있지만 법원이 결정하며, 재처분의무를 정한 제30조제2항·제3항의 문언 범위가 행정심판법보다 좁다.
  • 이 주제와 관련해 확인된 판례는 없다.

참고 법령

  • 행정심판법 제49조(재결의 기속력 등)
  • 행정심판법 제50조(위원회의 직접 처분)
  • 행정심판법 제50조의2(위원회의 간접강제)
  • 행정소송법 제30조(취소판결등의 기속력)
  • 행정소송법 제34조(거부처분취소판결의 간접강제)

관련 법령: 행정심판법 제49조 · 행정심판법 제50조 · 행정심판법 제50조의2 · 행정소송법 제30조 · 행정소송법 제3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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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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