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사람을 때리면 처벌을 안 받을까? 법이 보는 것은 술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능력
술을 마신 뒤 타인을 때렸다면 처벌을 받지 않거나 자동으로 형이 줄어든다는 설명은 형법 제10조의 문언과 맞지 않습니다. 형법 제10조에는 술이나 음주라는 말이 없습니다. 이 조문이 정한 기준은 행위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 또는 의사를 결정할 능력입니다.
따라서 “술 먹고 사람을 때리면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나요?”라는 질문은 음주 사실 하나로 답할 수 없습니다. 능력의 정도, 위험 발생의 예견과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했는지, 그리고 폭행인지 상해인지 등 사실관계를 나누어 조문을 읽어야 합니다.
먼저 답하면: 음주 자체는 면책이나 감경의 요건이 아니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에 따른 효과와 적용 배제를 세 항으로 구분합니다.
| 구분 | 형법 제10조가 정한 내용 | 조문의 결론 |
|---|---|---|
| 제1항 | 사물을 변별할 능력 또는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경우 | 벌하지 아니한다 |
| 제2항 | 그 능력이 미약한 경우 | 형을 감경할 수 있다 |
| 제3항 |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 | 제1항과 제2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
핵심은 술을 마셨는지가 아니라, 행위 당시 능력이 없었는지 또는 미약했는지입니다. 기억이 남아 있는지 여부도 그 능력 판단과 같은 말이 아닙니다. 기억의 유무만으로 제10조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제1항의 불벌, 제2항의 감경 가능성은 다르다
형법 제10조제1항은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사람의 행위를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반면 제2항은 그 능력이 미약한 경우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두 문장은 결과가 다릅니다. 제1항은 능력이 없는 경우를, 제2항은 능력이 미약한 경우를 각각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행 제2항의 감경할 수 있다는 자동 감경이나 반드시 감경해야 한다는 문언이 아닙니다.
‘감경한다’가 ‘감경할 수 있다’로 바뀐 시점
형법 제10조제2항은 2018년 12월 18일 법률 제15982호로 바뀌었습니다. 개정 전의 “형을 감경한다”는 문구가 “형을 감경할 수 있다”로 변경됐고,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됐습니다.
이 변화는 현재 제2항을 읽을 때 중요합니다. 현행 조문은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도 감경을 당연한 결론으로 적지 않고, “할 수 있다”라고 정합니다.
스스로 술을 마셨으면 언제나 제10조가 배제될까?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제10조제3항의 문언은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제1항과 제2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제3항에는 위험 발생의 예견과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사정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단순히 자발적으로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 제3항의 적용 여부를 모두 결론 낼 수는 없습니다.
처벌의 종류와 법정형은 제10조가 아니라 개별 범죄 조문에서 본다
형법 제10조에는 징역, 벌금, 구류, 과료의 법정형이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제10조는 불벌·감경 가능성과 그 적용 배제를 정합니다. 실제로 어떤 처벌 조문을 함께 보게 되는지는 행위와 결과에 따라 달라집니다.
상해 발생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을 때렸다”는 설명이라면, 적어도 폭행과 상해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형법 제260조제1항은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 형법 제257조제1항은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각 조문은 선택형 법정형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10조만 보고 벌금 액수나 처벌의 결론을 정할 수 없고, 폭행인지 상해인지와 해당 조문의 요건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형법 제260조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의 죄에 관하여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이 역시 제10조와는 별개의 규정입니다.
현행 형법 상단의 2026년 표기는 제10조의 개정일이 아니다
기준일인 2026년 9월 15일에 형법 상단에는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이라는 표시가 있습니다. 그러나 법률 제21450호는 형법 제10조를 개정하지 않았습니다.
법률 제21450호는 제123조의2에 대해서만 공포일인 2026년 3월 12일 시행을 정했고, 그 밖의 개정규정은 2026년 9월 13일 시행했습니다. 이 표기는 제10조의 현행 제2항 문언이 2026년에 만들어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제10조제2항의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법률 제15982호의 2018년 개정으로 만들어진 문언입니다.
법원은 무엇을 판단하는가
대법원은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여부의 판단과 전문의사에 의한 감정 필요 여부가 쟁점이 된 판결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이 판결은 심신장애 판단이 반드시 전문의 감정에만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전문의 감정이 언제나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한 이 판결은 2018년 개정 전의 판단입니다. 현재 제10조제2항의 “감경할 수 있다”를 “반드시 감경한다”는 뜻으로 읽을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정리: ‘술’이 아니라 능력, 예견과 자의 야기, 그리고 개별 범죄 조문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사실만으로 처벌을 받지 않거나 형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10조를 읽을 때에는 다음 세 가지를 분리해야 합니다.
- 행위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었는지, 또는 미약했는지
-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해 제3항이 적용되는지
- 폭행 또는 상해 등 실제로 문제 되는 개별 범죄 조문과 그 법정형이 무엇인지
‘술 먹으면 봐준다’는 식의 설명은 이 세 가지를 하나로 섞습니다. 형법 제10조에는 음주 자체를 면책 또는 감경 요건으로 정한 문언이 없으며, 제1항의 불벌, 제2항의 재량적 감경 가능성, 제3항의 적용 배제는 서로 구분해서 보아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술 먹고 사람을 때리면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나요?
음주 사실만으로 심신미약이나 감경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형법 제10조제2항은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 또는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행위 당시의 능력과 제3항의 적용 여부를 함께 구분해야 합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없으면 처벌을 안 받나요?
기억 유무와 행위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은 같은 판단 기준이 아닙니다. 형법 제10조제1항이 정한 불벌은 그러한 능력이 없는 경우에 관한 규정이며, 음주나 기억상실 자체를 요건으로 쓰지 않습니다.
심신미약이면 형을 반드시 줄여줘야 하나요?
현행 형법 제10조제2항의 문언은 “형을 감경할 수 있다”입니다. 2018년 12월 18일 개정으로 “감경한다”에서 바뀐 문구이므로, 조문만으로 반드시 감경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10조
- 형법 제257조
- 형법 제260조
관련 판례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판단과 전문의사 감정 필요 여부를 다루고 상고를 기각했다. 심신장애 판단을 반드시 전문의의 감정에만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