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검사를 이유로 병원 강제 이동, 법적으로 가능한가

입력 2026.10.10. 오전 10:08

경찰 수사 과정에서 마약 투약 의심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기관은 증거 확보 차원에서 소변 검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피의자가 검사를 거부하면 경찰이 강제로 병원 응급실에 데려갈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갑이나 포승 같은 경찰장구를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예상보다 복잡하다.

소변 채취의 법적 근거: 두 가지 경로

형사소송법상 경찰이 피의자의 동의 없이 소변을 채취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감정에 필요한 처분 방식이다. 수사기관이 법원에 감정허가장을 신청하여 판사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감정을 위촉받은 자가 형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에 따라 신체 검사를 할 수 있다. 피의자를 병원 등에 유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추가로 감정유치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두 번째는 압수·수색 방법이다.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압수·수색영장을 적법하게 발부받은 뒤, 그 영장의 압수 대상물에 피의자의 소변이 포함되어 있다면 소변을 압수할 수 있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원칙적으로 판사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적법하게 받아 집행해야 한다.

병원 이동 시 강제력 사용의 조건

중요한 쟁점은 피의자가 병원 방문을 거부할 때다. 압수·수색 방법으로 소변을 채취하는 경우, 수사기관이 노력했는데도 피의자가 소변 채취에 적합한 장소(예: 병원 응급실)로 이동하기를 거부하거나 저항하면서 임의동행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는 수사기관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피의자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유형력을 행사할 수 있다.

대법원 2018도6219 판결은 이 점을 명확히 했다. 판결에 따르면 이러한 강제력은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필요한 처분”으로서 허용된다. 다만 법원이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을 검토한다.

강제력이 인정되는 4가지 요건

대법원 판결은 강제 채뇨가 부득이한 최후의 수단으로 허용되려면 다음 네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1. 범죄 혐의의 중대성 —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있고, 그 범죄가 중대한지 여부
  2. 증명 가능성 — 소변 성분 분석을 통해 범죄 혐의를 밝힐 수 있는지 여부
  3. 필요성 — 피의자의 신체에서 소변을 확보하는 것이 증거 수집을 위해 필수적인지 여부
  4. 대체 수단의 곤란성 — 강제 채뇨 외에 다른 수단으로는 증명이 곤란한지 여부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해야만 강제로 병원에 데려가는 조치가 정당화된다.

의료진 참여와 적절한 방법의 필수성

강제 채뇨를 시행할 때는 반드시 의료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 의사, 간호사, 또는 숙련된 의료인이 소변 채취에 적합한 의료장비와 시설을 갖춘 장소에서 시행해야 한다. 이는 피의자의 신체와 건강을 해칠 위험을 줄이고, 피의자의 굴욕감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 절차다.

판례로 본 구체적 사례

2018도6219 판결은 이 원칙을 적용한 구체적 사례를 보여준다. 마약류(필로폰) 투약 혐의로 수사받던 피의자가 소변과 모발 채취를 거부하자, 경찰관이 약 3시간에 걸쳐 임의 제출을 설득했다. 그럼에도 피의자가 계속 거부하면서 자해까지 하자, 경찰관이 자해를 제압하고 수갑과 포승을 채운 뒤 인근 병원 응급실로 피의자를 데려갔다. 응급실에서 의사의 지시를 받은 응급구조사가 소변 30cc를 채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을 두 가지 측면에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첫째, 압수영장의 집행에 필요한 처분으로서의 병원 이동과 소변 채취가 정당했다는 점. 둘째,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른 경찰장구(수갑과 포승) 사용이 공무집행에 항거하는 피의자를 제지하고 자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허용된다는 점이었다.

핵심: 강제력은 최후의 수단

결론적으로 경찰이 소변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강제 이동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은 맞지만, 이는 다음 조건들을 충족할 때만 가능하다:

  • 법원으로부터 적법한 압수·수색영장(또는 감정허가장)을 발부받아야 함
  •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명백해야 함
  • 소변 채취가 증거 수집에 필수적이어야 함
  • 다른 수단으로는 불가능해야 함
  • 장시간의 설득 시도가 있었어야 함
  • 의료진이 참여하고 의료시설에서 시행해야 함
  • 필요 최소한의 유형력만 허용됨

이 모든 조건이 만족되어야만 “최후의 수단”으로서 강제력 사용이 정당화되는 것이다. 즉, 소변 검사를 거부하는 것만으로는 강제로 데려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법적 요건을 거친 뒤에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120조(집행과 필요한 처분)
  • 형사소송법 제173조(감정에 필요한 처분)
  • 형사소송법 제215조(압수·수색)
  • 형사소송법 제219조(준용규정)
  • 형사소송법 제221조의3(감정의 위촉과 감정유치의 청구)
  • 형사소송법 제221조의4(감정에 필요한 처분, 허가장)
  •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10조(직무수행 중 경찰장구의 사용), 제10조의2(경찰장구 사용의 제한)

관련 법령: 형사소송법 제120조 · 형사소송법 제173조 · 형사소송법 제219조 · 형사소송법 제221조의4

관련 판례

대법원 2018도6219 —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도6219 판결

[1] 강제 채뇨는 피의자가 임의로 소변을 제출하지 않는 경우 피의자에 대하여 강제력을 사용해서 도뇨관(catheter)을 요도를 통하여 방광에 삽입한 뒤 체내에 있는 소변을 배출시켜 소변을 취득·보관하는 행위이다. 수사기관이 범죄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하는 강제 채뇨는 피의자의 신체에 직접적인 작용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피의자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장애를 초래하거나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가 있고 그 범죄가 중대한지, 소변성분 분석을 통해서 범죄 혐의를 밝힐 수 있는지, 범죄 증거를 수집하기

판결문 원문 (2018-07-12 선고)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0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광고
TopPick — 우리 병원은 AI 답변에 있나요? 병원 AI 검색 노출 무료 진단 광고 의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