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는 내가 돈을 공탁한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나요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이 공탁을 했을 때,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른다면 어떻게 그 사실이 피해자에게 전달될까. 공탁법 제5조의2는 이 문제를 다루는 조문이다.
전제: 이 조문이 적용되는 경우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이 조문이 적용되는 상황이 특정돼 있다는 점이다. 공탁법 제5조의2제1항은 요건을 이렇게 정한다.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그 피해자를 위하여 하는 변제공탁(이하 “형사공탁”이라 한다)은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할 수 있다.”
여기서 요건은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다. 흔히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탁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되지만, 조문 문언 자체에 합의 결렬이라는 요건은 없다.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이 법령 등에 의해 피해자의 인적사항 자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변제공탁을 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주체도 “피고인”으로 한정돼 있어,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피의자 단계는 이 조문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한 이 공탁에 양형이나 처벌불원 같은 효과가 당연히 따른다는 내용도 이 조문에는 없다. 제1항은 공탁을 할 수 있는 장소(법원 소재지 공탁소)를 정한 재량 규정일 뿐이다.
공탁서에는 피해자 이름이 아니라 무엇이 적히나
인적사항을 모르는 피해자를 위해 공탁을 하려면, 공탁서에 피해자의 성명·주소 같은 것을 쓸 수가 없다. 그래서 제2항은 대체 기재 방식을 정한다.
“형사공탁의 공탁서에는 공탁물의 수령인(이하 이 조에서 “피공탁자”라 한다)의 인적사항을 대신하여 해당 형사사건의 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이하 이 조에서 “법원”이라 한다)과 사건번호, 사건명, 조서, 진술서, 공소장 등에 기재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기재하고, 공탁원인사실을 피해 발생시점과 채무의 성질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기재할 수 있다.”
즉 피해자의 실명 대신, 수사·재판 기록에 쓰인 표현(예컨대 조서나 공소장에서 피해자를 가리키던 명칭)과 법원·사건번호·사건명으로 피공탁자를 특정하고, 공탁의 원인이 되는 사실은 피해가 발생한 시점과 채무의 성질로 특정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다만 이 역시 “기재할 수 있다”는 재량 문언이어서, 모든 형사공탁이 반드시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질문의 핵심: 피해자에게 통지는 어떻게 되나
가장 궁금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모르는 상태에서 공탁했다면, 통상적인 공탁통지(수령인에게 직접 통지하는 방식)를 보낼 주소조차 없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제3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피공탁자에 대한 공탁통지는 공탁관이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갈음할 수 있다.
- 공탁신청 연월일,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공탁근거 법령조항
- 공탁물 수령ㆍ회수와 관련된 사항
- 그 밖에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사항”
정리하면, 피해자에게 개별 통지를 하는 대신 공탁관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는 방식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 답이다. 공고되는 내용은 공탁신청 연월일,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공탁근거 법령조항(제1호), 공탁물을 수령하거나 회수하는 것과 관련된 사항(제2호), 그 밖에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사항(제3호)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이 공고 방법 역시 “갈음할 수 있다”는 재량 문언이다. 조문상 “반드시” 공고해야 한다거나 “당연히” 공고된다는 식의 의무 규정이 아니다.
둘째, 공고되는 내용 자체에는 피해자의 성명이나 신원을 특정하는 정보가 들어가지 않는다. 공탁신청 날짜,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근거 법령 같은 사건 식별 정보가 공고되는 것이다. 피해자 본인은 자신이 연관된 사건번호나 공탁번호를 알고 있다면(혹은 수사기관·법원을 통해 확인한다면) 이 공고를 통해 공탁 사실과 공탁번호, 공탁물 내용, 수령·회수 관련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로 이해할 수 있다.
공탁금을 실제로 찾아가려면: 동일인 확인
피해자가 공탁 사실을 알게 된 다음, 실제로 공탁물을 수령하려면 자신이 그 피공탁자와 동일인임을 확인받아야 한다. 이 부분은 제1~3항과 다르게 재량이 아니라 확정적으로 규정돼 있다. 제4항은 다음과 같다.
“공탁물 수령을 위한 피공탁자 동일인 확인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이 기재된 법원이나 공소청(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 및 지방공소청 지청을 포함한다)이 발급한 증명서에 의한다.
- 사건번호
- 공탁소, 공탁번호, 공탁물
- 피공탁자의 성명ㆍ주민등록번호
- 그 밖에 동일인 확인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즉 피해자가 공탁물을 찾아가려면 법원이나 공소청이 발급한 증명서(사건번호, 공탁소·공탁번호·공탁물, 피공탁자의 성명·주민등록번호, 그 밖에 동일인 확인에 필요한 사항이 기재된 것)가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공탁서나 공고문과 달리 피공탁자의 실제 성명·주민등록번호가 증명서에 기재돼 신원 확인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여기서 용어 변화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제4항의 “공소청”이라는 표현은 2026년 3월 24일 공포된 법률 제21490호(타법개정)에 따라 바뀐 것으로, 종전에는 “검찰”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 개정은 공탁법을 직접 고친 것이 아니라 공소청법 부칙 제9조제9항이 공탁법 제5조의2제4항 각 호 외의 부분의 “검찰”을 “공소청(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 및 지방공소청 지청을 포함한다)“으로 바꾼 것이다. 이 개정 문언의 시행일은 2026년 10월 2일이다.
절차의 구체적인 내용은 어디에 있나
공탁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서면을 첨부해야 하는지, 공탁신청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3항제3호의 “그 밖에 대법원규칙으로 정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공탁물 수령·회수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는 이 조문 자체가 아니라 대법원규칙에 위임돼 있다. 제5항은 이렇게 정한다.
“형사공탁의 공탁서 기재사항, 첨부하여야 할 서면, 공탁신청, 공탁공고 및 공탁물 수령ㆍ회수 절차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
따라서 공고가 실제로 어느 홈페이지에, 어떤 형식으로, 얼마의 기간 동안 게시되는지와 같은 세부 사항은 대법원규칙을 확인해야 하는 영역이며, 이 글이 근거로 삼은 공탁법 제5조의2 자체에는 그 구체적인 값이 담겨 있지 않다.
정리
- 피해자가 자신을 특정할 인적사항이 없는 상태에서 공탁이 이루어졌더라도, 피해자에게 개별 통지하는 대신 공탁관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탁신청 연월일·공탁소·공탁번호·공탁물·근거 법령 등을 공고하는 방법으로 대신할 수 있다(재량 규정).
- 이 공고에는 피해자의 성명 등 신원 정보는 담기지 않고, 사건·공탁 식별 정보가 담긴다.
- 피해자가 실제로 공탁물을 수령하려는 단계에서는 법원이나 공소청이 발급한 증명서(사건번호, 공탁소·공탁번호·공탁물, 피공탁자의 성명·주민등록번호 등 기재)로 동일인 확인을 거친다.
- 2026년 10월 2일 시행된 개정으로, 제4항의 증명서 발급 기관 표현이 “검찰”에서 “공소청(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 및 지방공소청 지청을 포함한다)“으로 바뀌었다.
- 공탁서 기재사항, 첨부 서면, 공탁공고의 구체적 방식 등 세부 절차는 대법원규칙에 위임돼 있어 이 조문만으로는 전부 확인되지 않는다.
참고 법령
- 공탁법 제5조의2(형사공탁의 특례) 제1항~제5항
- 공탁법 부칙(법률 제21490호, 2026. 3. 24., 타법개정) 제1조, 제9조제9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