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혐의·불기소 판결 후에도 경찰 수사 기록은 남는다 — 보존 기간은 죄의 법정형으로 결정
경찰 수사를 받다가 무혐의나 불기소 판결로 끝났다면, 그 기록이 완전히 사라질까요? 답은 “기록이 남지만, 일정 기간 후 삭제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기간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수사 기록 vs 전과 기록, 다른 것들
먼저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찰 수사를 받으면 “수사자료표”라는 기록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에는 피의자의 인적사항, 죄명 등이 담깁니다.
이 수사자료표 중에서 벌금 이상의 유죄 판결이나 선고유예 같은 기록을 “범죄경력자료”라고 하고, 무혐의나 불기소 판결, 벌금 미만의 형 기록 등을 “수사경력자료”라고 구분합니다. 후자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과”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보존 기간: 죄의 법정형에 따라 결정
수사경력자료가 얼마나 오래 보관되는지는 그 사건의 법정형(법이 정한 처벌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1단계: 중대 범죄 (사형, 무기징역·금고, 또는 장기 10년 이상)
- 보존 기간: 10년
- 무혐의나 불기소 판결이 나더라도 10년 동안 기록이 유지됩니다.
2단계: 중간 범죄 (장기 2년 이상 10년 미만 징역·금고)
- 보존 기간: 5년
3단계: 경미한 범죄 (장기 2년 미만 징역·금고, 자격정지·상실, 벌금, 구류, 과료)
- 원칙: 즉시 삭제
- 단, 예외가 있습니다.
예외: 일부 기록은 더 오래 남는다
경미한 범죄도 모두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정의 종류와 경로에 따라 보존 기간이 다릅니다.
- 경찰의 불송치결정 (수사 후 검사에게 넘기지 않음): 결정일부터 6개월
- 검사의 기소유예 (조건부로 기소를 미루는 것): 처분일부터 5년
- 법원의 무죄·면소·공소기각 판결 (재판 후 무죄 확정): 판결 확정일부터 5년
- 검사의 혐의없음·공소권없음·죄가안됨 불기소처분 (검사가 기소하지 않음): 처분일부터 즉시 삭제
기산점(기간을 세는 시작점)은 불송치결정·불기소처분이 있은 날 또는 판결·결정이 확정된 날입니다.
소년(19세 미만)의 경우는 더 짧다
19세 미만 소년이 수사를 받은 경우, 보존 기간이 더 단축됩니다. 예를 들어 경찰의 불송치결정은 결정일부터 4개월만 보존되고, 검사의 혐의없음·공소권없음·죄가안됨 불기소처분은 처분할 당시부터 즉시 삭제됩니다.
수사 기록, 누가 볼 수 있을까?
삭제되기 전까지 이 수사 기록을 조회할 수 있는 사람은 제한됩니다. 경찰청에서는 다음과 같은 공식적 목적에만 조회를 허락합니다.
- 범죄 수사, 공소 제기 여부 결정, 공소 유지 또는 재판
- 형의 집행이나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의 집행
- 보호감호, 치료감호, 보호관찰 등 보호처분 업무
- 본인의 신청 또는 외국 입국·체류 허가를 위한 신청
- 공무원 임용·인가·허가 등의 결격사유 확인
법정형이 작은 죄로 경찰에게만 불송치된 경우(법원 재판 없음), 보존 기간 동안에도 조회가 더욱 제한됩니다.
기록이 삭제되면 어떻게 되나?
보존 기간이 지나면 경찰청의 전산 시스템에서 해당 기록이 삭제됩니다. 이후로는 그 사건에 대한 수사 기록이 조회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제 실제로 삭제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삭제하는지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세부 규칙에 따릅니다.
정리하면
무혐의나 불기소로 끝난 사건도 경찰 수사 기록은 남습니다. 다만 그것은 “전과”가 아니며, 법정형에 따라 6개월에서 10년 사이에 삭제됩니다. 기간이 지나기 전에 조회된다 해도, 그것은 공식적인 목적에만 제한됩니다.
참고 법령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제4호, 제5호, 제6호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수사자료표)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범죄경력조회·수사경력조회 및 회보의 제한 등)
-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2(수사경력자료의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