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통신사에 인적사항을 요청하면 통신사는 반드시 줘야 할까?

입력 2026.09.24. 오전 10:08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수사기관이 이용자의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사항(법령상 “통신이용자정보”)을 요청해도, 전기통신사업자는 법적으로 반드시 응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제3항은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이다. 의무 문언인 “따라야 한다”가 아니라 재량 문언인 “따를 수 있다”로 끝난다. 즉 이 조문만 보면 통신사에게는 요청에 응할지 말지를 판단할 여지가 법문상 열려 있다.

이 지점이 자주 오해되는 이유는, “통신자료”와 “통신사실확인자료”가 이름은 비슷해도 근거 법률과 요건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두 제도를 구분해서 봐야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다.

1. ‘통신자료’(통신이용자정보)란 무엇인가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제3항은 법원, 검사 또는 수사관서의 장(군 수사기관의 장, 국세청장 및 지방국세청장을 포함), 정보수사기관의 장이 재판, 수사(「조세범 처벌법」 제10조제1항·제3항·제4항의 범죄 중 전화, 인터넷 등을 이용한 범칙사건의 조사를 포함),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수집을 위하여 다음 자료의 열람 또는 제출을 요청하면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자료를 법에서는 “통신이용자정보”라 부른다.

같은 항 각 호가 정한 범위는 다음 6가지다.

  1. 이용자의 성명
  2. 이용자의 주민등록번호
  3. 이용자의 주소
  4. 이용자의 전화번호
  5. 이용자의 아이디(컴퓨터시스템이나 통신망의 정당한 이용자임을 알아보기 위한 이용자 식별부호)
  6. 이용자의 가입일 또는 해지일

여기까지만 있는 것이 통신자료다. 통화 내역이나 위치 정보, 접속 로그 같은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2. 요청은 서면이 원칙, 긴급하면 예외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제4항 본문은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을 요청할 때 요청사유, 해당 이용자와의 연관성, 필요한 통신이용자정보의 범위를 기재한 서면(정보제공요청서)으로 하도록 정한다. 다만 단서는 서면으로 요청할 수 없는 긴급한 사유가 있을 때는 서면에 의하지 않는 방법으로 요청할 수 있게 하고, 그 사유가 없어지면 지체 없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정보제공요청서를 제출하도록 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83조 어디에도 법원의 허가를 요구하는 문언이 없다는 점이다. 제3항에 등장하는 “법원”은 요청을 할 수 있는 주체(재판을 위해 자료를 요청하는 쪽) 중 하나일 뿐, 수사기관의 요청을 사전에 심사·허가하는 기관이 아니다. 통신자료 제공은 이 조문 구조상 수사기관의 요청과 통신사업자의 재량적 응답만으로 이루어지는 절차다.

3. ‘통신사실확인자료’는 다르다 — 법원 허가가 핵심

반면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가 규율하는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은 구조가 다르다. 제13조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수사 또는 형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의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여기서 말하는 통신사실확인자료는 통화일시·상대방 번호·발신기지국 위치추적자료 등 통신의 사실관계에 관한 자료로, 인적사항만 담긴 통신자료와는 범위 자체가 다르다.

이 요청이 실제로 이루어지려면 제13조제3항이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본문은 요청사유, 해당 가입자와의 연관성 및 필요한 자료의 범위를 기록한 서면으로 관할 지방법원(군사법원 포함) 또는 지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정한다. 단서는 관할 지방법원 또는 지원의 허가를 받을 수 없는 긴급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요청한 후 지체 없이 그 허가를 받아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송부하도록 정한다. 즉 원칙은 사전 법원 허가이고, 긴급한 경우에만 사후 허가로 대체할 수 있되 그 허가 절차 자체는 생략되지 않는다.

4. 실시간 추적자료·기지국수사는 요건이 더 까다롭다

통신사실확인자료 중에서도 실시간 추적자료(제2조제11호바목·사목 중)와 특정한 기지국에 대한 통신사실확인자료는 제13조제2항에서 별도로 취급한다. 이 두 유형은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의 실행을 저지하기 어렵거나 범인의 발견·확보 또는 증거의 수집·보전이 어려운 경우에만 요청할 수 있다. 다만 단서로, 제5조제1항 각 호의 범죄 또는 전기통신을 수단으로 하는 범죄에 대한 통신사실확인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제1항에 따라(즉 제2항의 강화된 요건 없이) 요청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또한 긴급한 사유로 먼저 자료를 제공받았지만 법원 또는 지원의 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 제13조제4항은 지체 없이 제공받은 통신사실확인자료를 폐기하도록 의무를 지운다.

5. 요청받은 후 남는 절차 — 대장 비치와 보고

두 제도 모두 사후 관리 장치를 두고 있다.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이용자정보 제공을 한 경우 관련 대장과 정보제공요청서 등 자료를 갖추어 두어야 하고(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제5항), 그 현황을 연 2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보고해야 하며(같은 조 제6항), 요청한 자가 소속된 중앙행정기관의 장(요청자가 법원인 경우 법원행정처장)에게도 대장 기재 내용을 알려야 한다(같은 조 제7항).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 역시 검사·사법경찰관 쪽에서 대장을 비치해야 하고(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제5항), 전기통신사업자도 자료제공현황을 연 2회 보고하고 관련 대장·요청서를 자료를 제공한 날부터 7년간 비치해야 한다(같은 조 제7항). 통신사실확인자료를 제공받은 당사자에게는 별도로 사후 통지 의무가 있는데, 그 구체적인 통지 기한과 절차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3에서 정한다.

6. 정리

  • 인적사항(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전화번호·아이디·가입일 또는 해지일)만 담긴 통신자료는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제3항에 따라 수사기관이 요청하면 통신사업자가 “따를 수 있다”—즉 응할지는 사업자의 재량이며, 법원 허가를 요구하는 문언은 이 조문에 없다.
  • 통화내역·위치추적 등 통신의 사실관계에 관한 통신사실확인자료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관할 지방법원 또는 지원의 허가를 받아야 요청·제공될 수 있고, 긴급한 경우에도 사후 허가 절차가 생략되지 않는다.
  • 실시간 추적자료와 특정 기지국 자료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제2항에 따라 더 엄격한 보충성 요건이 별도로 붙는다.

따라서 “경찰이 통신사에 내 인적사항을 요청하면 통신사는 반드시 줘야 하나요?”라는 질문에는, 법령상으로는 통신사업자의 의무가 아니라 재량이라고 답하는 것이 정확하다. 다만 실제로 어떤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개별 사안의 사실관계와 통신사업자의 내부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참고 법령

  •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통신비밀의 보호) 제1항~제9항
  •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의 절차) 제1항~제9항
  •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3(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의 통지)

관련 법령: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3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24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광고
TopPick — 우리 병원은 AI 답변에 있나요? 병원 AI 검색 노출 무료 진단 광고 의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