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받은 집행유예가 남아 있으면 또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나요
짧은 답: “예전 집행유예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형법 제62조제1항 단서가 막는 것은 전과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특정한 기간 안에 범한 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본문의 요건을 갖추더라도 조문은 “유예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므로, 요건만 맞으면 당연히 유예된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아래에서 조문 문언을 그대로 놓고 하나씩 봅니다.
1. 형법 제62조제1항 — 본문과 단서를 분리해서 읽어야 한다
형법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제1항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05.7.29, 2016.1.6>
이 한 문장은 성격이 다른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 구분 | 내용 | 성격 |
|---|---|---|
| 본문 | ①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일 것 ②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것 | 갖춰야 유예를 “할 수 있다”는 입구 요건 |
| 단서 |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 | “그러하지 아니하다” — 차단 사유 |
질문이 걸리는 지점은 단서입니다.
2. 단서의 기준은 ‘전과’가 아니라 ‘언제 범한 죄인가’
많은 분이 “전과가 있으면 집행유예는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조문은 그렇게 쓰여 있지 않습니다. 단서의 문언을 조각내 보면 기준은 죄를 범한 시점입니다.
- 기산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
- 종점: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
- 대상: 그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
즉 판단 순서는 이렇습니다.
- 앞의 판결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인가
-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가
- 이번에 형을 선고할 죄를, 그 확정 시점부터 집행 종료 또는 면제 후 3년까지의 기간 안에 범했는가
세 가지가 모두 맞물릴 때 단서가 작동해 “그러하지 아니하다”가 됩니다. 반대로 말하면, 앞선 전과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단서의 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번 죄를 언제 범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재판받는 시점’이 아니라 죄를 범한 시점이 조문의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조문에 없는 말은 덧붙이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62조에는 괄호 정의가 없고, ‘무조건’, ‘자동으로’, ‘초범이면 당연히’ 같은 표현은 문언 어디에도 없습니다.
3. 본문 요건을 갖춰도 “할 수 있다”이지 “한다”가 아니다
제62조제1항의 어미는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입니다. 재량 규정입니다.
-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는 사건이고,
-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해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며,
- 단서에 걸리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조문이 보장하는 것은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이지, 반드시 집행유예가 된다는 결과가 아닙니다. “요건을 갖추면 집행유예가 나온다”는 식의 설명은 조문의 어미를 바꿔 읽은 것입니다.
한편 조문 본문 어디에도 ‘초범’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본문이 요구하는 것은 선고할 형의 범위와 제51조 참작사유뿐입니다. ‘초범이니 집행유예’, ‘재범이니 불가’라는 공식은 조문에서 직접 나오지 않습니다.
4. 유예기간은 1년 이상 5년 이하 — 특정 연수로 단정할 수 없다
집행유예를 하는 경우의 기간은 조문상 **“1년 이상 5년 이하”**로 폭이 정해져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징역 몇 월에 집행유예 몇 년”의 뒷자리는 이 범위 안에서 정해지는 것이지, 법이 하나의 연수를 정해둔 것이 아닙니다.
5. 형을 병과할 때 — 집행유예는 ‘일부’, 선고유예는 ‘전부 또는 일부’
두 제도의 제2항 문언이 다르므로 섞어 쓰면 틀립니다.
| 제도 | 조문 | 병과 시 문언 |
|---|---|---|
| 집행유예 | 형법 제62조제2항 | “형을 병과할 경우에는 그 형의 일부에 대하여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
| 선고유예 | 형법 제59조제2항 | “형을 병과할 경우에도 형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
6. 앞선 전과가 있다면 오히려 ‘선고유예’ 쪽 단서를 봐야 한다
전과와 곧바로 연결되는 단서는 집행유예가 아니라 선고유예 쪽에 있습니다. 형법 제59조제1항은 이렇게 정합니다.
①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고려하여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에는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다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
두 단서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 집행유예(제62조제1항 단서) | 선고유예(제59조제1항 단서) | |
|---|---|---|
| 차단 기준 | 금고 이상의 형 선고 판결 확정 시부터 집행 종료·면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 |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 |
| 초점 | 죄를 범한 시점 | 전과의 존재 |
| 선고할 형의 상한 | 3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 1년 이하의 징역·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 |
| 어미 | 유예할 수 있다(재량) | 유예할 수 있다(재량) |
“전과가 있으면 안 된다”는 표현은 선고유예 단서에는 들어맞지만, 집행유예 단서를 설명하는 말로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7. 집행유예에 붙는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명령 (제62조의2)
집행유예가 선고될 때 함께 따라붙을 수 있는 처분은 형법 제62조의2에 있습니다. 항이 3개입니다.
- 제1항: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에는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하거나 사회봉사 또는 수강을 명할 수 있다. → 재량이며, 반드시 붙는 것이 아닙니다.
- 제2항: 보호관찰의 기간은 집행을 유예한 기간으로 한다. 다만, 법원은 유예기간의 범위내에서 보호관찰기간을 정할 수 있다.
- 제3항: 사회봉사명령 또는 수강명령은 집행유예기간내에 이를 집행한다.
선고유예의 보호관찰과는 기간 규율이 다릅니다. 형법 제59조의2제2항은 보호관찰 기간을 1년으로 한다고 정해 두었습니다(제1항은 재범방지를 위하여 지도 및 원호가 필요한 때 “명할 수 있다”).
| 집행유예의 보호관찰 | 선고유예의 보호관찰 | |
|---|---|---|
| 근거 | 형법 제62조의2 | 형법 제59조의2 |
| 기간 | 집행을 유예한 기간(법원이 그 범위내에서 정할 수 있음) | 1년 |
| 사회봉사·수강명령 | 명할 수 있음(집행유예기간내 집행) | 조문에 규정 없음 |
8. 조문 연혁 — 지금의 제62조 문언을 만든 개정은 언제인가
- 형법 상단 표기: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소관: 법무부)
- 제62조의 연혁 표기: <개정 2005.7.29, 2016.1.6> →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13719호(공포 2016. 1. 6.)**로, 상단 공포번호와 다릅니다.
- 제62조의2와 제59조의2의 문언은 **법률 제5057호(공포 1995. 12. 29.)**가 만들었습니다(각 [본조신설 1995.12.29]).
- 제59조는 [전문개정 2020.12.8], 즉 **법률 제17571호(공포 2020. 12. 8.)**가 현재 문언을 만들었습니다.
법률 제21450호 부칙은 시행일만 정합니다.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23조의2의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없습니다. 또한 법률 제21450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98조·제98조의2·제99조·제100조·제101조·제102조·제104조·제123조의2이며, 제62조는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최근 개정 소식이 있었다고 해서 집행유예 요건 조문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9. 정리 — 질문에 대한 답
“예전에 받은 집행유예가 남아 있으면 또 받을 수 있나요?”
- 조문이 차단하는 것은 전과의 존재가 아니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하는 경우입니다(제62조제1항 단서).
- 따라서 앞선 판결이 어떤 형이었는지, 언제 확정되었는지, 이번 죄를 언제 범했는지를 그 단서 문언에 하나씩 맞춰 보아야 합니다. “남아 있으니 무조건 안 된다” 또는 “초범이 아니니 끝이다”라는 단정은 조문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 단서에 걸리지 않더라도 본문 요건(선고할 형이 3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일 것,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한 정상 참작사유가 있을 것)을 갖춰야 하고, 그때도 조문은 **“유예할 수 있다”**입니다.
- 유예기간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범위에서 정해집니다.
- 앞선 전과가 있어 선고유예를 생각한다면, 제59조제1항 단서의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는 별개의 예외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자주 오해하는 표현 바로잡기
| 흔한 표현 | 조문에 비춰 보면 |
|---|---|
| “요건만 맞으면 집행유예가 나온다” | 제62조제1항의 어미는 “유예할 수 있다”(재량) |
| “초범이면 집행유예” | 제62조제1항 본문에 ‘초범’이라는 말은 없음 |
| “전과가 있으면 집행유예 불가” | 단서의 기준은 전과의 존재가 아니라 특정 기간에 범한 죄인지 여부 |
| “집행유예는 2년” | 조문은 1년 이상 5년 이하의 범위만 정함 |
| “집행유예면 사회봉사가 당연히 따라온다” | 제62조의2제1항은 “명할 수 있다”(재량) |
| “병과할 때 집행유예는 전부도 가능” | 제62조제2항은 “그 형의 일부”; “전부 또는 일부”는 선고유예(제59조제2항) |
범위에 관한 알림: 이 글은 형법 제59조·제59조의2·제62조·제62조의2의 문언만을 근거로 합니다. 개별 죄의 처벌 조문과 법정형, 양형 실무는 이 글의 범위 밖이며, 형법 제62조만으로 특정 사건의 결론을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주제와 관련해 확인된 판례를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59조(선고유예의 요건) 제1항·제2항
- 형법 제59조의2(보호관찰) 제1항·제2항
- 형법 제62조(집행유예의 요건) 제1항 본문·제1항 단서·제2항
- 형법 제62조의2(보호관찰, 사회봉사ㆍ수강명령) 제1항·제2항·제3항
- 형법 부칙 <제21450호, 2026. 3. 12.>
기준 법령: 형법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소관: 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