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형이 반드시 줄어드나요? — 재량과 의무의 차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심신미약(심신장애)이 인정되어도 형이 반드시 감경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형법 제10조와 성폭력처벌법 제20조의 문언을 보면 명확합니다.
형법 제10조: ‘감경할 수 있다’는 재량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를 3단계로 나눕니다.
1단계: 심신장애로 인한 완전무능력 — 제1항에서는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이는 처벌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2단계: 심신미약 — 제2항에서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할 수 있다”는 표현입니다. 이는 판사의 재량을 의미합니다. 심신미약이 인정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형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줄일 수도 있고 안 줄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3단계: 자초한 심신장애 — 제3항에서는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합니다. 예를 들어 술 취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지만, 처음부터 범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술을 마신 경우라면 감경의 여지가 없습니다.
형법 제11조: ‘감경한다’는 의무
대조적으로 형법 제11조(청각 및 언어 장애인)는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의 행위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한다”는 의무를 뜻합니다. 즉, 이 경우 반드시 형을 줄여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 형법 제10조제2항(심신미약): ‘할 수 있다’ = 재량
- 형법 제11조(청각·언어장애): ‘한다’ = 의무
성폭력범죄에서는 감경규정 자체를 배제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0조는 더 나아갑니다. 이 조문은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제2조제1항제1호의 죄는 제외한다)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제1항~제2항 및 제11조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성폭력범죄의 경우:
- 형법 제10조의 감경 재량과
- 형법 제11조의 감경 의무 조항까지도
둘 다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이 인정되어도, 성폭력 사건에서는 감경규정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조문도 “할 수 있다”는 표현을 쓰므로, 법원의 재량입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10조(심신장애인)
- 형법 제11조(청각 및 언어 장애인)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0조(형법상 감경규정에 관한 특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