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했는데 상대가 겁을 안 먹어도 처벌될 수 있나요?
네. 상대방이 실제로 겁을 먹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조문에 ‘겁을 먹어야 한다’는 요건은 없습니다
형법 제283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조문은 상대방이 실제로 공포심을 느껴야 한다고 규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주관적인 반응만으로 협박죄 성립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어떤 말이나 행동이든 협박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당시 상황, 지위와 주변 사정 등을 종합해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을 알린 것인지 판단합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현실적인 공포심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7도606 판결은 협박죄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을 알리고,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했다면, 상대방이 실제로 겁을 먹었는지와 관계없이 협박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되어 기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협박죄를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하는 위험범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이 태연하게 반응했거나 두렵지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해악의 내용과 전달 상황에 따라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지위나 영향력을 내세우면서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상부에 보고해 문제 삼겠다는 취지로 말한 경우,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의 고지라면 상대방이 실제로 공포심을 느끼지 않았더라도 기수에 이를 수 있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수는 언제 문제 되나요?
형법 제286조는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전3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그러나 제286조 자체가 기수와 미수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7도606 판결의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은 경우 미수범 처벌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않은 경우
- 고지는 도달했지만 상대방이 이를 지각하지 못한 경우
- 상대방이 고지된 해악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한 경우
따라서 대법원 다수의견에 따르면 “상대방이 겁을 먹지 않았으니 당연히 미수”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판결에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느껴야 기수에 이르고, 그렇지 않으면 미수에 해당한다는 반대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판결의 다수의견과 다른 견해이며, 해당 사건에서 확정된 법리는 다수의견입니다.
협박의 내용과 상황이 중요합니다
실제 판단에서는 단순히 상대방이 무서워했는지만 보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정이 함께 고려될 수 있습니다.
- 어떤 해악을 알렸는지
- 그 해악이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인지
-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와 지위가 어떠했는지
-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에게 실제로 전달되었는지
-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했는지
- 행위 전후의 상황이 어떠했는지
또한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을 내세운 경우에도,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상당한 수단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관상 권리행사나 직무집행처럼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 권한을 남용하고 사회상규에 반한다면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특수협박과 반의사불벌 규정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경우에는 형법 제284조의 특수협박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형법 제283조 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의 죄에 대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제284조의 특수협박까지 포함하는 규정은 아닙니다.
결국 상대방이 겁을 먹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다수의견에 따르면 해악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고, 그 의미가 상대방에게 전달되어 인식되었다면 현실적인 공포심이 없더라도 협박죄의 기수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한 법령 및 판례
- 형법 제283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 형법 제284조
- 형법 제286조
-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판결
관련 판례
[1] [다수의견] (가)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행위자와 상대방의 성향, 고지 당시의 주변 상황, 행위자와 상대방 사이의 친숙의 정도 및 지위 등의 상호관계, 제3자에 의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는 그에 포함되거나 암시된 제3자와 행위자 사이의 관계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에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어야 하지만, 상대방이 그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그와 같은 정도의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