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퍼뜨렸다면, “몰랐다”는 말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형법 제307조제2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대상으로 정합니다. 조문에는 ‘허위임을 알면서’라는 표현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
허위인지 몰랐다는 문제는 형법 제13조와 제15조제1항의 문언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면서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둡니다. 제15조제1항은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거짓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사정은, 허위 여부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경우와 같은 뜻이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그러한 생각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조문의 적용이나 결론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제13조와 제15조제1항의 적용은 각각 조문이 정한 ‘인식하지 못한’ 사실이 무엇인지에 따라 검토할 문제입니다.
특히 제15조제1항은 특별히 무거운 죄가 되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경우의 효과를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할 뿐입니다. 어떤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지, 또는 더 가벼운 죄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이 항이 직접 정하지 않습니다. 제307조제2항과 제15조제1항의 관계 역시 조문에 명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조문만으로 하나의 결론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형법 제307조제1항은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합니다.
따라서 “거짓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몰랐다”는 말은 그 자체로 결론이 되지 않습니다.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해당 인식이 각 조문의 요건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구분해 보아야 합니다.
참고 법령 및 조문
- 형법 제13조
- 형법 제15조제1항
- 형법 제307조제1항
- 형법 제307조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