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유통 조직원도 '범죄단체' 조직죄로 처벌되나: 형법 제114조의 '목적한 죄에 정한 형'과 감경 단서
몇 명이 모여 마약을 팔면 무조건 범죄단체가 되나요?
아니다. 형법 제114조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가입·구성원으로 활동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단순히 여러 사람이 모여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이 조문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조문은 목적 범죄의 법정형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할 것을 전제로 하며, 이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단체는 제114조의 대상이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목적으로 하는 범죄의 법정형이 조문이 정한 기준(사형·무기·장기 4년 이상의 징역)을 충족해야 한다. 둘째, 그 전제 위에서 ‘단체 또는 집단’이라는 조직적 실체가 있어야 한다. 이 글은 마약 관련 범죄 자체의 법정형을 다루지 않는다. 마약 유통 범죄가 이 기준에 해당하는지는 형법 제114조 자체에 규정된 바가 없고, 해당 범죄를 규율하는 별도 법률의 법정형을 확인해야 알 수 있는 사항이다. 이 글에서는 그 법정형을 단정하지 않는다.
형법 제114조 원문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다만,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이 조문은 2013년 전문개정(법률 제11731호, 공포 2013. 4. 5.)으로 지금의 문언이 만들어졌다. 이후 형법이 여러 차례 개정됐지만(현행본은 법률 제22007호, 2026. 9. 29. 공포, 2026. 10. 2. 시행) 제114조 본문·단서의 문언 자체는 그 전문개정 당시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즉 최근 개정이 이 조문의 내용을 바꾼 것은 아니다.
조문을 뜯어보면: 세 가지 처벌 대상
조문 제목은 “범죄단체 등의 조직”이고,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는 다음 세 가지다.
- 조직한 사람 — 단체 또는 집단을 만든 사람
- 가입한 사람 — 이미 만들어진 단체·집단에 들어간 사람
-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 — 가입 여부를 떠나 구성원으로서 활동한 사람
즉 처음 조직을 만든 사람만이 아니라, 나중에 가입한 사람도,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도 모두 문언상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몇 명이 모였는지”보다 “사형·무기·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가입·구성원으로 활동했는지”가 적용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다.
처벌의 핵심: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제114조가 특이한 점은 이 조문 자체에 독자적인 형량(예: “○년 이하의 징역”)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다시 말해, 조직·가입·구성원 활동죄의 형량은 그 단체가 목적으로 한 범죄의 법정형을 그대로 가져온다. 예컨대 목적한 범죄의 법정형이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면, 조직죄의 형량도 같은 틀을 따른다.
이 구조 때문에 “범죄단체 조직죄의 형량이 몇 년이냐”는 질문에는 숫자로 답할 수 없다. 답은 항상 “목적한 범죄의 법정형에 따라 다르다”가 된다. 마약 유통을 목적으로 한 단체인지 다른 범죄를 목적으로 한 단체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며, 이는 전적으로 목적 범죄의 법정형에 좌우된다.
단서: ‘감경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
조문 단서는 “다만,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 감경이 재량 규정이라는 것이다. ‘감경한다’거나 ‘감경해야 한다’는 필요적 감경이 아니라, 법원이 사안에 따라 감경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재량적 감경이다. 형 면제를 정한 규정도 아니다.
따라서 “범죄단체 조직죄는 반드시 감경된다” 또는 “구성원은 자동으로 형이 깎인다”는 식의 이해는 조문과 맞지 않다. 감경 여부와 정도는 개별 사건에서 법원이 판단할 재량의 범위에 속한다.
조문 구조 요약
제114조는 항·호·목으로 세분되지 않은 단일 조문으로, 본문과 단서 두 부분으로만 구성된다. 별도의 괄호 정의 규정도 없다. 조문 전체가 다음 두 문장으로 완결된다.
- 본문 — 대상 범죄, 행위 유형(조직·가입·구성원 활동), 처벌 방식(“목적한 죄에 정한 형”)을 정한다.
- 단서 — 법원의 재량에 따른 감경 가능성을 정한다.
정리
“몇 명이 모여 마약을 팔면 무조건 범죄단체가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형법 제114조만 놓고 보면 ‘인원수’가 기준이 아니라 목적 범죄의 법정형과 단체·집단으로서의 조직적 실체가 기준이라는 것이다. 목적 범죄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 조문은 처음부터 적용 대상이 아니다. 또한 적용되더라도 형량은 조문 자체가 아니라 목적한 범죄의 법정형을 따르며, 감경은 법원의 재량에 맡겨진 사항이다.
이 글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 즉 마약 관련 범죄 자체의 법정형이 제114조가 요구하는 기준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범죄를 규율하는 법률을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며, 이 글의 근거 자료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주제에 관한 구체적 판례 역시 이 글의 근거 자료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형법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 — [시행 2026. 10. 2.] [법률 제22007호, 2026. 9. 29., 일부개정]
- 형법 부칙 <제22007호, 2026. 9. 29.> (시행일 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