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주라고 해서 휴대폰을 줬어도, 저장된 다른 범죄 영상도 증거가 될까
요약 및 결론: 범죄 신고 시 휴대폰을 임의로 제출하더라도 경찰이 제출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면, 신고 사건과 무관한 다른 범죄 영상은 원칙적으로 증거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의 임의제출 압수는 제출 의도와 무관하게 저장된 정보 전부를 압수하는 것이 아니며, 사후에 영장을 받더라도 위법수집증거의 위법성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불법촬영 범죄 신고 시 피해자가 가해자의 휴대폰을 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이 휴대폰 속 다른 범죄 영상을 발견하면, 그것을 추가 사건의 증거로 삼을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2021년 판결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본문
임의제출된 휴대폰, 제출 범위를 확인하는 게 왜 중요한가
제출자가 “이 영상들”이라고 지정하지 않으면 경찰은 반드시 제출 범위를 물어야 합니다. 특히 휴대폰처럼 개인 정보가 광범위하게 저장된 기기의 경우, 제출 범위의 명확성이 압수의 적법성을 좌우합니다. 경찰이 제출자의 의사를 쉽게 확인할 수 있음에도 확인하지 않았다면, 휴대폰 속 전자정보 전부가 제출된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의 압수를 허용합니다. 이 조문이 전제하는 것은 제출자의 자유로운 의사입니다. 범죄혐의와 관련된 정보와 무관한 정보가 섞여 있을 때, 제출자는 제출 대상을 개별적으로 지정하거나 범위를 한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 상황 | 적용 조문 | 법적 결과 |
|---|---|---|
| 임의제출 시 제출 범위 명확히 지정 | 형사소송법 제218조 | 지정된 범위 내 정보만 압수 대상 |
| 제출 범위 미확인, 신고 사건과 무관한 정보 발견 | 형사소송법 제218조, 제308조의2 | 무관 정보는 압수 대상 초과, 증거능력 없음 |
| 사후에 별도 영장 발부받음 | 형사소송법 제218조 | 위법수집증거의 위법성 치유 불가 |
|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증거 사용 동의 | 형사소송법 제218조 | 위법수집증거의 위법성 치유 불가 |
신고 사건과 다른 범죄 영상, 어디서 줄을 그을까
제출 범위가 불명확한 휴대폰에서 경찰이 다른 범죄 영상을 발견했을 때, 그 영상이 증거가 될 조건은 매우 엄격합니다. 단순히 “같은 유형의 범죄”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신고 사건의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연관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불법촬영 피해를 신고하며 휴대폰을 제출했는데, 그 휴대폰에서 2023년 12월의 다른 피해자 영상이 발견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범죄 발생 시점에 상당한 간격이 있고, 피해자가 다르고, 사용한 휴대폰도 다르다면, 2023년 범행 영상은 신고 사건과의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불법촬영 범죄의 경우, 같은 휴대폰에 저장된 같은 유형의 영상(이미지·동영상 파일)이 간접증거나 정황증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당연히 인정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여전히 신고 사건과의 구체적 연관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더욱이 피고인이 소유한 휴대폰을 피해자가 제출한 경우, 해석이 더욱 제한적입니다. 피의자 개인 소유의 기기에는 사생활 전체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제3자가 제출했을 때 피의자의 인격적 법익이 현저히 침해될 우려가 있으므로,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만 관련된 정보에 한하여 압수 대상이 됩니다.
사후에 영장을 받으면 괜찮을까
아닙니다. 형사소송법은 이를 명확히 금지합니다. 임의제출된 휴대폰에서 압수 범위를 초과하여 영장없이 압수한 정보는 위법수집증거입니다.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해당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하더라도, 처음 압수 행위의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습니다.
경찰이 신고 사건 영상을 찾던 중 우연히 다른 범죄 영상을 발견했다면, 그 시점에서 추가 탐색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 후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해 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만, 그때부터 그 정보에 대해 적법하게 압수수색할 수 있습니다. “일단 발견하고 나중에 영장 받으면 된다”는 접근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휴대폰 탐색 시 경찰이 지켜야 할 절차
압수 대상과 그렇지 않은 정보가 섞인 휴대폰을 경찰 사무실로 옮겨 탐색할 때는 세 가지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첫째, 피의자나 그 변호인에게 탐색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해야 합니다. 둘째, 압수한 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된 목록을 작성하여 피의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셋째, 신고 사건과 무관한 정보가 임의로 복제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 절차가 지켜지지 않으면, 신고 사건 관련 정보만 복제했다 하더라도 압수수색이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제3자가 피고인 소유 휴대폰을 제출한 경우, 경찰은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목록을 교부하는 등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는 조치를 더욱 엄격히 이행해야 합니다.
관련 법령
제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 ①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ㆍ제200조의3ㆍ제201조 또는 제212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없이 다음 처분을 할 수 있다.
제217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하는 강제처분) ①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3에 따라 체포된 자가 소유ㆍ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ㆍ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제218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압수) 검사,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기타인의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관련 판례
[1] 오늘날 개인 또는 기업의 업무는 컴퓨터나 서버, 저장매체가 탑재된 정보처리장치 없이 유지되기 어려운데, 전자정보가 저장된 각종 저장매체(이하 ‘정보저장매체’라 한다)는 대부분 대용량이어서 수사의 대상이 된 범죄혐의와 관련이 없는 개인의 일상생활이나 기업경영에 관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전자정보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 재산권 등을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고, 비례의 원칙에 따라 수사의 목적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
자주 묻는 질문
: 경찰이 "다른 영상도 보면 안 되니까 다 내놔"라고 했어도 전부 압수 대상이 되나요?
A: 아닙니다. 경찰의 요구가 있어도 제출자가 제출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신고 사건과 관련된 정보만 압수 대상이 됩니다. 경찰은 제출자에게 제출 의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법적 책임이 있습니다.
: 휴대폰에 같은 피해자의 영상도 여러 개 있으면 모두 증거가 되나요?
A: 같은 피해자의 영상이라면 신고 사건과의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더 쉽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출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은 경우, 경찰이 신고 사건 영상을 찾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다른 영상이라면 별도 영장이 필요합니다.
: 불법촬영 범죄는 다른 범죄와 달라서 휴대폰 속 모든 영상이 증거가 될 수 있나요?
A: 불법촬영 범죄는 상습성이 의심되고 같은 유형 정보에서 간접·정황증거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는 관련성을 폭넓게 "인정할 여지가 많다"는 의미일 뿐, 제출 범위 확인이나 절차적 보장이 생략되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전히 신고 사건과의 구체적 연관성을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