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를 신고했다고 다 이름을 숨겨주나 — 조서에서 인적 사항을 빼는 요건
요약 및 결론: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7조제1항은 모든 신고자의 이름을 지워주는 조항이 아니다. 이 조항은 ① 범죄신고등과 관련해 조서나 그 밖의 서류를 작성할 때 ② 범죄신고자등이나 그 친족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는 두 요건이 갖춰지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그 취지를 조서등에 기재하고 성명·연령·주소·직업 등 신원을 알 수 있는 사항은 기재하지 아니하도록 정한다. 또한 이 법이 말하는 "특정범죄"는 제2조제1호 각 목에 열거된 범죄에 한정되므로, 열거에 들어가지 않는 범죄를 신고한 경우에는 이 조문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다.
마약 관련 사건에서 "내가 제보한 사실이 조서에 남아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반복된다. 조문은 신고자 보호를 일반적 선언이 아니라 요건·효과와 신청 경로로 나누어 정해 두었고, 직권으로 하는 조치와 본인이 신청하는 경로가 서로 다르게 쓰여 있다. 이 글은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2조와 제7조의 문언만으로 그 경계를 정리한다.
어떤 범죄를 신고해야 이 법이 적용되나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2조제1호는 “특정범죄”를 가목부터 자목까지 열거 방식으로 정의한다. 즉 신고 대상 범죄가 이 목록에 들어가야 제7조의 인적 사항 기재 생략이 논의된다. 열거된 것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2조의 범죄(가목),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제2항의 범죄(나목),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8의 단체 구성원의 그 단체의 활동과 관련된 범죄(다목), 「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부터 제16조까지의 죄(라목),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9의 죄(마목),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제17조의 죄(바목),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제1호에서 정한 부패범죄(사목), 「공중 등 협박목적 및 대량살상무기확산을 위한 자금조달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 제6조의 죄(아목),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조직죄 및 제289조의 인신매매죄(자목)다.
마약 사건이라고 해서 전부 여기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나목이 지목하는 것은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2조제2항의 범죄이고, 그 조항이 구체적으로 어떤 범위를 포섭하는지는 해당 법률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이 글의 자료 범위 밖이다). 따라서 “마약을 신고했으니 당연히 익명 처리 대상”이라는 설명은 조문과 맞지 않는다.
“이름을 빼 준다”가 아니라 “기재하지 아니한다” — 문언의 차이
제7조제1항의 어미는 “할 수 있다”가 아니라 “기재하지 아니한다”다. 재량을 주는 문장이 아니라, 요건이 충족되면 인적 사항을 적지 않는다는 형태로 쓰여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 앞에 붙은 요건, 즉 “범죄신고자등이나 그 친족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의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는 조서등을 작성하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다.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제2조제5호가 따로 정의한다. 범죄신고등과 관련하여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위해나 재산 등에 대한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 기재하지 아니하는 것은 “성명·연령·주소·직업 등 신원을 알 수 있는 사항”이며, 조문은 이를 “인적 사항”이라고 약칭한다. 같은 항은 인적 사항을 적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그 취지)는 조서등에 기재하도록 한다 — 기록에서 흔적 없이 사라지는 방식이 아니다.
본인이 신청하면 반드시 되나
제7조제6항은 범죄신고자등이나 그 법정대리인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도록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이어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신청 자체는 권리로 열려 있고, 받는 쪽에는 원칙적 의무가 붙되 ‘특별한 사유’라는 예외가 문언에 남아 있는 구조다. 그러므로 “신청만 하면 무조건 이름이 빠진다”고 단정할 수 없고, 반대로 “해 주면 고맙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는 순수 재량도 아니다.
진술서 등을 본인이 작성하는 경우는 경로가 또 다르다. 제7조제5항은 범죄신고자등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인적 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하고, 이 경우 제2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정한다. 수사기관이 작성하는 조서등과 달리, 진술서는 사전 승인이 전제된 형태로 쓰여 있다.
인적 사항을 빼면 함께 따라붙는 절차는 무엇인가
인적 사항을 적지 않는 조치는 단독으로 끝나지 않고 네 가지 후속 의무가 같은 조문에 붙어 있다. 첫째, 사법경찰관이 조서등에 인적 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즉시 검사에게 보고하여야 한다(제7조제2항). 둘째,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조서등에 기재하지 아니한 인적 사항을 범죄신고자등 신원관리카드에 등재하여야 한다(제7조제3항). 즉 정보가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서로 옮겨 보관된다.
셋째, 성명을 기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범죄신고자등으로 하여금 조서등에 서명은 가명으로, 간인 및 날인은 무인으로 하게 하여야 하며, 이때 가명으로 된 서명은 본명의 서명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제7조제4항). 넷째, 신원관리카드는 검사가 관리한다(제7조제7항). 신원관리카드의 작성 및 관리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되어 있어, 구체적 서식·보관 방법은 법률 조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제7조제8항).
조문에서 ‘즉시’라는 말이 붙은 곳은 사법경찰관의 검사 보고(제7조제2항) 하나뿐이다. 인적 사항 미기재 조치 자체에 ‘즉시’나 ‘자동으로’라는 표현이 붙어 있는 것은 아니다.
행위별 분해 — 어떤 상황에 어떤 조문이 붙나
| 어떤 행위·상황 | 적용 조문 | 조문상 효과 |
|---|---|---|
|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범죄신고등 관련 조서등을 작성하는데 범죄신고자등이나 그 친족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7조제1항 | 그 취지를 조서등에 기재하고, 성명·연령·주소·직업 등 신원을 알 수 있는 사항은 기재하지 아니한다 |
| 사법경찰관이 인적 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 같은 법 제7조제2항 | 즉시 검사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
| 조서등에 적지 않은 인적 사항의 처리 | 같은 법 제7조제3항 | 범죄신고자등 신원관리카드에 등재하여야 한다 |
| 조서등에 성명을 기재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서명·날인 | 같은 법 제7조제4항 | 서명은 가명, 간인 및 날인은 무인으로 하게 하여야 하며 가명 서명은 본명 서명과 동일한 효력 |
| 범죄신고자등이 진술서 등을 직접 작성하는 경우 | 같은 법 제7조제5항 |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인적 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고, 제2항~제4항을 준용 |
| 범죄신고자등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조치를 신청하는 경우 | 같은 법 제7조제6항 | 신청할 수 있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조치를 하여야 한다 |
| 신원관리카드의 관리 주체 | 같은 법 제7조제7항 | 검사가 관리한다 |
| 신원관리카드의 작성·관리 등 세부 사항 | 같은 법 제7조제8항 |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위임) |
※ 위 표의 셋째 열은 형벌이 아니라 조문이 정한 절차상 효과다. 제7조는 벌칙 조문이 아니며, 징역·벌금·과태료를 정하고 있지 않다.
위반하면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되나
제7조 자체에는 형벌 규정이 없다. 이 법의 벌칙은 제17조에 따로 있고, 제7조를 개정한 흐름과 별개로 2016년 12월 20일 공포된 법률 제14413호가 제2조와 제17조(벌칙)를 함께 고쳤으며 제17조는 이 주제 조문을 인용한다. 다만 제17조의 구체적 문언과 법정형(선택형 여부 포함)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 밖이어서, 형량을 숫자로 옮기지 않는다.
인적 사항 기재 생략 신청의 건수, 인용·불인용 비율, 신원관리카드 작성 건수 같은 운영 통계는 이 글의 근거 자료에 포함된 공표 자료가 없다. 양형기준 수치도 마찬가지로 공표 자료 없음이다. 따라서 “실무에서 대부분 받아들여진다” 또는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식의 체감 서술은 이 글에서 하지 않는다.
조문이 언제 만들어졌고 지금도 현행인가
현재 확인되는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은 [시행 2016. 12. 20.] [법률 제14413호, 2016. 12. 20., 일부개정]이고 소관 부처는 법무부다. 부칙은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 한 문장뿐이어서,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지 않았다.
두 조문의 개정 출처는 서로 다르다. 제2조는 항 없이 호 5개·목 9개로 구성되어 있고 법률 제14413호(공포 2016. 12. 20.)가 지금의 문언을 만들었으므로 상단 공포번호와 일치한다. 반면 제7조는 항 8개로 구성되어 있고 그 문언은 법률 제12895호(공포 2014. 12. 30.)가 만든 것이어서 상단 공포번호 제14413호와 다르다. 두 조문이 한 번에 같이 손질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조문을 인용할 때 확인해 둘 부분이다.
용어의 범위 — “범죄신고등”과 “범죄신고자등”은 어디까지인가
제2조제2호는 “범죄신고등”을 특정범죄에 관한 신고·진정·고소·고발 등 수사 단서의 제공, 진술 또는 증언이나 그 밖의 자료제출행위 및 범인검거를 위한 제보 또는 검거활동으로 정의한다. 고소장을 낸 사람만이 아니라 수사 단서를 제공한 사람, 법정에서 증언한 사람, 검거에 협력한 사람까지 문언에 들어가 있다. “범죄신고자등”은 이런 범죄신고등을 한 자를 말한다(제2조제3호).
“친족등”은 범죄신고자등의 친족 또는 동거인, 그 밖의 밀접한 인적 관계에 있는 자를 말한다(제2조제4호). 제7조제1항이 보복 우려의 대상으로 신고자 본인뿐 아니라 친족등까지 적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이 정의들은 모두 “이 법에서” 쓰는 뜻이고, “조서등”·“인적 사항”·“신원관리카드”는 제7조가 그 조문 안에서 붙인 약칭이므로 다른 법률의 같은 단어에 그대로 대입할 수 없다.
관련 법령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특정범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범죄를 말한다.
제7조(인적 사항의 기재 생략)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범죄신고등과 관련하여 조서나 그 밖의 서류(이하 "조서등"이라 한다)를 작성할 때 범죄신고자등이나 그 친족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취지를 조서등에 기재하고 범죄신고자등의 성명ㆍ연령ㆍ주소ㆍ직업 등 신원을 알 수 있는 사항(이하 "인적 사항"이라 한다)은 기재하지 아니한다.
자주 묻는 질문
범죄를 신고하면 조서에 이름이 무조건 안 들어가나요?
아니다.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7조제1항의 인적 사항 기재 생략은 신고 대상이 같은 법 제2조제1호 각 목의 "특정범죄"에 해당하고, 범죄신고자등이나 그 친족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는 요건을 전제로 한다. 요건이 갖춰지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그 취지를 조서등에 적고 인적 사항은 기재하지 아니한다.
신고자가 직접 이름을 빼 달라고 신청할 수 있나요?
할 수 있다.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7조제6항은 범죄신고자등이나 그 법정대리인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도록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문언에 '특별한 사유'라는 예외가 남아 있으므로 신청이 언제나 그대로 관철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조서에 가명으로 서명하면 그 조서는 효력이 없나요?
그렇지 않다.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7조제4항은 성명을 기재하지 아니하는 경우 서명은 가명으로, 간인 및 날인은 무인으로 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가명으로 된 서명은 본명의 서명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명시한다. 적지 않은 인적 사항은 신원관리카드에 등재되고, 그 카드는 검사가 관리한다(같은 조 제3항·제7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