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를 쓴 뒤에도 집주인 미납 국세를 볼 수 있다 — 갈리는 것은 동의, 닫히는 것은 임대차 시작일
“전세 계약 전에 집주인 세금 체납을 확인하라”고 요약하더라도, 조문은 그 자리에서 문을 닫지 않는다. 국세징수법 제109조가 나누는 기준은 계약서를 썼는지가 아니라 임대인의 동의를 받았는지이고, 신청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은 두 경로 모두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다.
한 문단 요약
국세징수법 제109조는 주거용 건물이나 상가건물을 임차하려는 사람이 임대인의 미납 국세를 세무서장에게 열람 신청할 수 있게 한다. 경로는 셋이다. ① 계약 전에 임대인 동의를 받아 신청, ② 계약을 체결한 뒤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임대인 동의를 받아 신청, ③ 계약을 체결했고 보증금이 1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임대인 동의 없이 신청. 세 번째 경로에서는 세무서장이 열람 내역을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한다. 열람 대상은 체납액 하나가 아니라 세 가지이며, 그중 신고 후 미납 국세는 신고기한부터 30일(종합소득세는 60일)이 지나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1. 세 갈래 경로 — 갈림은 계약 시점이 아니라 동의다
| 경로 | 신청할 수 있는 때 | 임대인 동의 | 보증금 조건 | 임대인 통지 |
|---|---|---|---|---|
| 제1항 — 계약 전 | 임대차계약을 하기 전 | 받아야 한다 | 없음 | 조문에 없음 |
| 제1항 — 계약 후 |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 받아야 한다 | 없음 | 조문에 없음 |
| 제2항 — 동의 없이 | 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 없어도 된다 | 보증금이 1천만원을 초과 | 지체 없이 통지하여야 한다 |
제1항 본문은 이렇게 되어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에 따른 주거용 건물 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에 따른 상가건물을 임차하여 사용하려는 자는 해당 건물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하기 전 또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그 자가 납부하지 아니한 다음 각 호의 국세 또는 체납액의 열람을 임차할 건물 소재지의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
하기 전 또는 ... 체결하고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라는 한 문장 안에 시점이 둘 들어 있다. 계약 전과 계약 후를 모두 포함해 동의 경로를 열어 둔 것이다. 따라서 “계약 전에는 동의를 받아서, 계약 후에는 동의 없이”라고 둘로만 가르는 설명은 제1항의 후반부를 빠뜨린 것이다.
2. 시한 — 계약일로부터 며칠이 아니다
제1항과 제2항이 정한 마감은 같은 표현이다.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계약일로부터 며칠 이내라는 기간 제한이 아니고, 잔금일이나 실제 이사한 날로 바꾸어 읽을 수 있는 말도 아니다. 계약서에 적힌 임대차 기간의 개시일이 기준이며, 그 날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시작일 전까지로 좁혀 적는 설명도 조문 문언과 다르다.
3. 동의 없이 가는 길 — 조건은 두 개, 근거 법령도 두 개
제2항은 이렇게 정한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으로서 해당 계약에 따른 보증금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자는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제1항에 따른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신청을 받은 세무서장은 열람 내역을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조건은 두 가지가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계약을 이미 체결했을 것, 그리고 보증금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할 것이다.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단계에서는 이 경로를 쓸 수 없다.
근거는 두 법령으로 나뉘어 있다. 초과하는 자라는 기준선의 방향은 법률(제109조 제2항)이 정하고, 그 금액이 1천만원이라는 수치는 시행령(국세징수법 시행령 제97조 제2항)이 정한다. 시행령이 ‘초과’라는 기준을 정한다고 쓰면 인용이 어긋난다.
그리고 초과는 이상이 아니다. 보증금이 정확히 1천만원인 계약은 이 경로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경로를 쓰면 세무서장이 열람 내역을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한다. 동의를 생략하는 대신 임대인이 사후에 알게 되는 구조다. 통지 의무가 붙는 것은 제2항 경로뿐이며, 제1항의 두 동의 경로에는 조문상 통지 규정이 없다.
4. 무엇이 보이나 — 체납액 하나가 아니라 셋
제1항 각 호는 열람 대상을 세 가지로 열거한다.
- 세법에 따른 과세표준 및 세액의 신고기한까지 신고한 국세 중 납부하지 아니한 국세
- 납부고지서를 발급한 후 지정납부기한이 도래하지 아니한 국세
- 체납액
두 번째 항목이 특히 눈에 띈다. 아직 납부기한이 오지 않았으니 법적으로는 ‘체납’이 아니지만, 고지서가 이미 나간 국세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아직 납부기한이 오지 않은 국세를 보는 셈이다.
세 번째의 체납액은 체납된 세금만을 뜻하지 않는다. 국세징수법 제2조 제1항 제4호는 “체납액”이란 체납된 국세와 강제징수비를 말한다고 정한다. 강제징수비가 함께 들어간다.
5. 신고 후 미납 국세는 바로 뜨지 않는다 — 30일ㆍ60일
시행령 제97조 제3항은 첫 번째 유형에 시차를 둔다.
세무서장은 제1항에 따른 열람신청을 받은 경우 각 세법에 따른 과세표준 및 세액의 신고기한까지 임대인이 신고한 국세 중 납부하지 않은 국세에 대해서는 신고기한부터 30일(종합소득세의 경우에는 60일)이 지났을 때부터 열람 신청에 따라 열람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30일ㆍ60일은 신청 마감시한이 아니다. 그 정보가 열람 가능한 상태가 되는 시점이다. 신고기한이 막 지난 국세는 아직 화면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계약과 입주 일정이 촘촘하면 조문이 열어 둔 정보의 일부를 보지 못한 채 열람을 마칠 수 있다는 뜻이다. 제2호의 고지 후 미도래 국세와 제3호의 체납액에는 이런 시차 규정이 붙어 있지 않다.
6. 어느 세무서에 내는가 — 관할 전용이 아니다
제1항 후문은 이렇게 이어진다.
이 경우 열람 신청은 관할 세무서장이 아닌 다른 세무서장에게도 할 수 있으며, 신청을 받은 세무서장은 열람 신청에 따라야 한다.
기본 수신처는 임차할 건물 소재지의 관할 세무서장이지만, 조문은 다른 세무서장에게도 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그리고 신청을 받은 세무서장 쪽의 어미는 따라야 한다이다. 재량으로 응하고 말고를 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7. 무엇을 내는가
시행령 제97조 제1항은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하는 미납국세 등 열람신청서에 두 가지를 첨부해 제출하도록 한다.
- 임대인의 동의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다만 제109조 제2항 전단에 따라 동의 없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임대차계약 체결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 임차하려는 자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서식은 시행규칙 제85조가 정한다. 열람신청서는 별지 제95호서식, 제109조 제2항 후단에 따른 임대인 통지는 별지 제95호의2서식이다.
8. 국세와 지방세는 별개의 제도다
제109조는 국세 열람 규정이다. 지방세는 지방세징수법 제6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8조가 따로 정한다.
지방세 쪽도 구조는 닮아 있다. 계약 전 또는 계약 체결 후 임대차기간이 시작되는 날까지 임대인 동의를 받아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신청할 수 있고(제6조 제1항), 보증금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 시행령 제8조 제2항의 1천만원 — 을 초과하면 동의 없이 신청할 수 있으며 이때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열람 사실을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한다(제6조 제3항). 다만 수신처도 근거 조문도 다르고, 열람 대상의 열거 방식도 지방세관계법 기준으로 따로 적혀 있다.
“세금 체납을 한 번에 조회한다”는 식으로 두 제도를 하나로 합쳐 설명하면, 어느 창구에 무엇을 신청해야 하는지가 흐려진다.
9. 납세증명서ㆍ임대인 정보 제시 의무와의 관계
임대차 계약 단계에서 함께 언급되는 제도가 둘 더 있다.
납세증명서(국세징수법 제108조)는 관할 세무서장이 납세자의 신청을 받아 발급하는 문서다. 발급일 현재 일정한 금액을 제외하고는 다른 체납액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지정납부기한이 연장된 경우 그 사실도 기재된다. 임대인이 받아서 보여 주는 증명이라는 점에서, 임차인이 세무서장에게 직접 신청하는 열람과는 방향이 반대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은 임대인에게 계약 체결 시 정보 제시 의무를 지운다. 같은 조 제2호는 국세징수법 제108조에 따른 납세증명서와 지방세징수법 제5조 제2항에 따른 납세증명서를 제시하도록 하면서, 다만 임대인이 계약 체결 전에 국세징수법 제109조 제1항에 따른 열람과 지방세징수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열람에 각각 동의함으로써 이를 갈음할 수 있다고 정한다. 즉 열람 동의는 임대인의 증명서 제시 의무를 대신할 수 있는 선택지로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같은 제도라는 것은 다르다. 근거 법률도, 신청 주체도, 대상 정보의 범위도 각각 다르다.
10. 조문이 정하지 않은 것
- 제109조에는 법정형이 없다. 이 조문은 열람의 요건, 대상, 통지, 위임만 정한다. 징역ㆍ벌금ㆍ과태료를 이 조문에서 끌어낼 수 없다.
- 국세징수법의 현행 과태료 조문인 제116조는 제10조의2 제3항 위반만을 대상으로 하며, 제109조를 인용하지 않는다. 제109조 위반을 구성요건으로 삼는 벌칙ㆍ과태료 조문은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없다고 단정하기보다, 이 조문만으로는 제재를 말할 수 없다고 읽는 편이 정확하다.
- 제109조에 관한 판례ㆍ결정 역시 이 글의 확인 범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11. 언제부터 이 문언인가
현행 국세징수법 상단 표기는 [시행 2026. 6. 2.] [법률 제21713호, 2026. 6. 2., 일부개정]이지만, 이 표기는 법률 전체의 최신 개정을 가리킨다. 제109조의 **현행 문언을 만든 개정법률은 법률 제19190호(2022. 12. 31. 공포)**이고, 제109조 개정규정의 시행일은 **2023. 4. 1.**이다. 조문 하단 연혁도 제1항ㆍ제3항 <개정 2022. 12. 31.>, 제2항 <신설 2022. 12. 31.>로 남아 있다. 상단 공포번호를 이 조문의 개정 근거로 적으면 인용이 어긋난다.
법률 제19190호 부칙 제4조는 적용례다.
제4조(미납국세 등의 열람에 관한 적용례) 제109조의 개정규정은 같은 개정규정 시행 전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로서 같은 개정규정 시행 이후 열람을 신청하는 경우에도 적용한다.
경과조치가 아니라 적용례이므로, 개정규정 시행 전에 체결한 임대차라도 시행 후에 열람을 신청하면 개정된 제109조가 적용된다.
자주 묻는 질문
전세계약 전에 집주인 세금 체납을 동의 없이 확인할 수 있나요?
계약 전 단계에서는 제109조 제2항의 동의 없는 경로를 쓸 수 없다. 제2항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임차인으로서 보증금이 1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열람하려면 제1항에 따라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계약 체결 전에 임대인이 제109조 제1항의 열람과 지방세징수법 제6조 제1항의 열람에 각각 동의하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7 제2호 단서에 따라 납세증명서 제시를 갈음할 수도 있다.
전세계약 후 집주인 세금 확인은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계약을 체결한 뒤의 시한은 두 경로 모두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다.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신청하는 제1항 경로도, 보증금이 1천만원을 초과해 동의 없이 신청하는 제2항 경로도 같은 문언을 쓴다. 계약일로부터 며칠이라는 기간 제한이 아니며,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그 자리에서 닫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신고기한까지 신고했으나 납부하지 않은 국세는 신고기한부터 30일(종합소득세는 60일)이 지나야 열람 가능해지므로, 시한 안이라도 그 유형은 아직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집주인 세금 열람은 건물이 있는 지역 세무서에서만 가능한가요?
아니다. 제109조 제1항은 임차할 건물 소재지의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곧바로 이 경우 열람 신청은 관할 세무서장이 아닌 다른 세무서장에게도 할 수 있으며, 신청을 받은 세무서장은 열람 신청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인다. 다른 세무서장에게 낸 신청도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이는 국세 열람에 관한 규정이고, 지방세는 지방세징수법 제6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신청한다.
정리
- 갈림은 계약 시점이 아니라 동의 유무다. 계약 후에도 동의를 받아 신청하는 길이 있다.
- 시한은 세 경로 중 계약 후 두 경로 모두
임대차 기간이 시작하는 날까지다. - 동의 없는 경로는 계약 체결 + 보증금 1천만원 초과의 두 조건을 함께 요구하고, 임대인에게 통지된다.
- 보이는 것은 체납액 하나가 아니라 제1항 제1호~제3호의 세 유형이며,
체납액에는 강제징수비가 포함된다. - 신고 후 미납 국세는 신고기한부터 30일(종합소득세 60일)이 지나야 열람 가능해진다 — 신청 마감시한과 다른 개념이다.
- 관할 세무서 전용이 아니고, 국세 제도이며, 지방세와 납세증명서는 별도 제도다.
참고 법령
- 국세징수법 제2조(정의) 제1항 제1호~제4호, 제2항, 제3항
- 국세징수법 제108조(납세증명서의 발급) 제1항, 제2항
- 국세징수법 제109조(미납국세 등의 열람) 제1항 제1호~제3호, 제2항, 제3항
- 국세징수법 제116조(비밀유지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 제1항, 제2항
- 국세징수법 시행령 제97조(미납국세 등의 열람 신청) 제1항 제1호ㆍ제2호, 제2항, 제3항
- 국세징수법 시행규칙 제85조(미납국세 등의 열람 신청 등) 제1항, 제2항 및 별지 제95호서식ㆍ별지 제95호의2서식
- 법률 제19190호(2022. 12. 31. 공포) 부칙 제1조(시행일), 제4조(미납국세 등의 열람에 관한 적용례)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적용 범위), 제3조의7(임대인의 정보 제시 의무) 제1호ㆍ제2호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적용범위)
- 지방세징수법 제5조 제2항, 제6조(미납지방세 등의 열람) 제1항, 제2항 제1호~제3호, 제3항, 제4항
- 지방세징수법 시행령 제8조(미납지방세 등의 열람) 제1항 제1호ㆍ제2호, 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