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 어겨서 강제하는 것과 급해서 바로 강제하는 것, 뭐가 다른가

입력 2026.10.12. 오전 10:08

행정청이 국민에게 어떤 의무를 부과했는데도 이행하지 않을 때, 그리고 의무를 부과할 시간조차 없이 급박한 상황일 때, 행정청이 실력을 행사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행정기본법은 전자를 ‘직접강제’(제32조), 후자를 ‘즉시강제’(제33조)로 나눠 규정한다. 두 제도는 이름도 비슷하고 둘 다 행정청이 물리력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혼동하기 쉽지만, 요건·절차·고지 의무가 조문상 분명히 다르다.

직접강제: 의무를 안 지켰을 때, 다른 수단이 안 될 때

행정기본법 제32조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직접강제는 행정대집행이나 이행강제금 부과의 방법으로는 행정상 의무 이행을 확보할 수 없거나 그 실현이 불가능한 경우에 실시하여야 한다.”

이 문언의 구조를 풀어보면, 직접강제는 ①이미 성립한 행정상 의무가 있고 ②그 의무를 이행시키는 수단으로 행정대집행이나 이행강제금 부과가 있는데 ③이 두 수단으로는 의무 이행을 확보할 수 없거나 실현이 불가능한 경우에 쓰는 ‘보충적’ 수단이다. 즉 직접강제는 ‘명령(의무)이 먼저 있고, 그 명령을 어긴 상태’를 전제로 하며, 비교 대상이 되는 다른 수단(행정대집행, 이행강제금)이 조문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다.

현장 절차도 정해져 있다. 제32조제2항은 “직접강제를 실시하기 위하여 현장에 파견되는 집행책임자는 그가 집행책임자임을 표시하는 증표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만 정한다. 증표 제시 의무는 있지만, 이유와 내용을 현장에서 고지하라는 문언은 제32조에 없다. 대신 제32조제3항은 “직접강제의 계고 및 통지에 관하여는 제31조제3항 및 제4항을 준용한다”고 정해, 계고·통지라는 사전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 즉 직접강제는 사전에 계고·통지 절차를 밟고, 현장에서는 증표 제시만 하는 구조다.

즉시강제: 의무를 부과할 시간이 없을 때

행정기본법 제33조제1항은 다르게 정한다.

“즉시강제는 다른 수단으로는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만 허용되며, 이 경우에도 최소한으로만 실시하여야 한다.”

여기서는 비교 대상이 ‘행정대집행이나 이행강제금’처럼 구체적으로 특정된 수단이 아니라 “다른 수단”이라는 포괄적 표현이다. 또한 목적도 ‘의무 이행 확보’가 아니라 ‘행정목적 달성’으로 다르게 쓰여 있다. 즉시강제는 미리 의무를 부과하고 그 이행을 기다릴 시간이 없는 상황, 다시 말해 의무를 전제로 하지 않고 바로 실력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을 규율한다.

제1항은 요건(“다른 수단으로는 …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만 허용”)과 실시 정도(“이 경우에도 최소한으로만 실시하여야 한다”)를 함께 정한다. ‘최소한으로만 실시’라는 문언은 제33조제1항에만 있고, 제32조에는 이런 문언이 없다.

현장 고지 의무의 차이

가장 뚜렷한 차이는 현장에서의 고지 의무다. 제33조제2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즉시강제를 실시하기 위하여 현장에 파견되는 집행책임자는 그가 집행책임자임을 표시하는 증표를 보여 주어야 하며, 즉시강제의 이유와 내용을 고지하여야 한다.”

직접강제의 집행책임자가 증표만 보여 주면 되는 것과 달리, 즉시강제의 집행책임자는 증표 제시에 더해 이유와 내용을 고지할 의무까지 진다. 이는 즉시강제가 사전 계고·통지 절차 없이 곧바로 실시되는 만큼, 현장에서라도 당사자에게 이유와 내용을 알리도록 한 것으로 읽힌다. 반대로 직접강제에는 제33조제2항과 같은 현장 고지 의무 규정이 없다.

즉시강제의 예외: 사후 고지와 공고

제33조제3항은 현장 고지 원칙에 대한 예외를 정한다.

“제2항에도 불구하고 집행책임자는 즉시강제를 하려는 재산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를 알 수 없거나 현장에서 그 소재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즉시강제를 실시한 후 집행책임자의 이름 및 그 이유와 내용을 고지할 수 있다.”

이 예외는 재산의 소유자나 점유자를 알 수 없거나 현장에서 소재를 즉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적용되며, 효과도 “고지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다. 다만 사후 고지를 하는 경우에는 현장 고지와 달리 ‘집행책임자의 이름’까지 고지 내용에 포함된다는 점이 다르다.

더 나아가 단서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면 고지 자체를 공고로 갈음할 수 있다고 정한다.

  1. 즉시강제를 실시한 후에도 재산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를 알 수 없는 경우
  2. 재산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가 국외에 거주하거나 행방을 알 수 없는 경우
  3.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불가피한 사유로 고지할 수 없는 경우

이 경우 “게시판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적절한 방법”으로 공고하면 고지를 갈음할 수 있다. 이 역시 “갈음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며, 고지 자체를 생략하거나 면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고라는 다른 방식으로 고지를 대체하는 구조다. 제3호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불가피한 사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제3항은 2024년 1월 16일 신설된 조문이다. 참고로 이 신설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20056호(공포 2024. 1. 16.)이며, 뒤에서 설명할 현행 행정기본법 전체의 법률 번호(제20824호)와는 다른 개정이다.

두 제도를 한눈에 정리하면

구분직접강제(제32조)즉시강제(제33조)
전제이미 성립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의무 부과를 기다릴 수 없는 급박한 상황
보충성 비교 대상행정대집행, 이행강제금 부과다른 수단(포괄적)
실시 정도 제한조문에 없음“최소한으로만 실시”
현장 증표 제시의무의무
현장 이유·내용 고지조문에 없음의무(원칙)
사전 절차계고·통지(제31조제3항·제4항 준용)조문에 없음
고지 예외조문에 없음소유자·점유자 불명 시 사후 고지(재량), 일정 사유 시 공고로 갈음(재량)

시행 및 현행 여부

이 글이 다루는 제32조와 제33조는 행정기본법(법률 제20824호, 2025. 3. 18. 일부개정, 시행 2026. 3. 19.)의 조문으로, 2026년 10월 12일 현재 모두 현행 조문이다. 다만 제32조는 연혁 표기가 없어 이 문언을 만든 개정이 구체적으로 언제인지는 이 조문 자체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20824호 부칙은 시행일만 정하고 있을 뿐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별도로 두지 않았으며, 같은 개정으로 함께 고쳐진 조문은 제28조(과징금의 기준)와 제36조(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이다.

직접강제·즉시강제에 관한 판례는 이 글이 근거한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으므로, 구체적 적용 사례나 법원의 판단 기준에 대해서는 단정해 서술하지 않는다.


참고 법령

  • 행정기본법 제31조제3항·제4항 (계고·통지, 준용 대상)
  • 행정기본법 제32조(직접강제) 제1항·제2항·제3항
  • 행정기본법 제33조(즉시강제) 제1항·제2항·제3항 및 각 호
  • 행정기본법 부칙 <법률 제20824호, 2025. 3. 18.>

관련 법령: 행정기본법 제32조 · 행정기본법 제3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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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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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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