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자료로 집을 넘겨준 쪽에는 양도소득세가 붙나요 — 재산분할과 다른 이유
이혼하면서 부동산을 넘겨줄 때 흔히 “재산분할이면 세금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같은 부동산이라도 그 명목이 ‘재산분할’이 아니라 ‘위자료’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도 함께 떠돈다. 왜 명목에 따라 취급이 달라질 수 있는지, 소득세법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의 정의 규정을 근거로 정리한다.
1. 양도소득세는 ‘양도’에만 붙는다 — 그리고 ‘양도’는 유상 이전이다
소득세법은 양도소득세의 과세 범위를 정하기 앞서 “양도”라는 말부터 정의해 둔다.
“양도”란 자산에 대한 등기 또는 등록과 관계없이 매도, 교환, 법인에 대한 현물출자 등을 통하여 그 자산을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소득세법 제88조제1호)
핵심은 ‘유상으로’다. 이 조문은 양도로 보지 않는 예외도 함께 정해 두는데, 그 예외는 딱 세 가지뿐이다.
- 가목: 환지처분으로 지목·지번이 바뀌거나 보류지로 충당되는 경우
- 나목: 토지 경계를 변경하기 위한 토지 분할·교환의 경우
- 다목: 신탁재산이 위탁자에게 실질적으로 지배·소유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신탁 이전의 경우
즉 소득세법 제88조제1호가 정한 양도의 정의와 그 예외 목록 어디에도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이혼에 따른 재산 이전이 양도소득세 대상인지는 이 정의 조문 자체가 직접 답을 정해 주지 않는다는 뜻이고, 결국 그 이전이 ‘유상’인지 아닌지를 따져야 하는 문제로 돌아간다.
여기서 명목의 차이가 의미를 가진다. 위자료는 통상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 채무를 부동산으로 대신 갚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금전으로 지급해야 할 채무를 부동산이라는 다른 급부로 갈음해 소멸시키는 구조라면, 그 부동산 이전은 대가관계를 가진 유상 이전으로 볼 여지가 생긴다. 반면 재산분할은 위자료처럼 금전채무의 대물변제 형태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같은 부동산 이전이라도 유상성 판단이 위자료의 경우와 같게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 글이 근거로 삼는 조문 자체는 재산분할이나 위자료의 법적 성질을 정의하지 않으므로, 구체적 사안에서 유상·무상 여부를 가르는 세부 기준은 이 정의 규정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2. 증여세는 ‘무상 이전’에 붙는다 — 예외는 네 가지뿐
상증세법 쪽 정의도 나란히 봐야 한다.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형·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현저히 낮은 대가를 받고 이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거나 타인의 재산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다만, 유증, 사인증여, 유언대용신탁 및 수익자연속신탁은 제외한다. (상증세법 제2조제6호)
증여의 정의에서 빠지는 것은 유증·사인증여·유언대용신탁·수익자연속신탁, 이 넷뿐이다. 여기에도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는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정의의 핵심어가 소득세법의 ‘유상’과 정확히 대비되는 ‘무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같은 부동산 이전이라도 그것이 유상 급부(예: 위자료 채무의 대물변제)로 파악되면 증여의 정의(무상 이전)에서는 멀어지고, 반대로 대가관계 없는 순수한 무상 이전으로 파악되면 증여세 쪽 정의에 들어맞게 된다. 즉 하나의 부동산 이전을 두고 소득세법은 ‘유상이냐’를, 상증세법은 ‘무상이냐’를 각각 묻는 구조이고, 위자료냐 재산분할이냐라는 명목의 차이는 바로 이 유상·무상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3. 소득세가 부과되면 증여세는 부과하지 않는다 — 이중과세 조정 규정
상증세법은 같은 재산에 소득세(또는 법인세)와 증여세가 동시에 부과되지 않도록 조정 규정을 두고 있다.
제1항의 증여재산에 대하여 수증자에게 「소득세법」에 따른 소득세 또는 「법인세법」에 따른 법인세가 부과되는 경우에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 소득세 또는 법인세가 「소득세법」, 「법인세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비과세되거나 감면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상증세법 제4조의2제3항)
이 문언은 정확히 이 항목만 정하고 있다. 즉 어떤 재산 이전에 대해 소득세(양도소득세 포함)가 부과되는 경우라면, 그 재산에 대해서는 별도로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득세가 비과세·감면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 조정 규정을 앞의 두 정의와 연결해 보면 다음과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 위자료로 집을 넘기는 것이 ‘유상 이전’으로 파악되면 상증세법 제2조제6호가 정한 증여(무상 이전)의 정의에 애초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 집을 받은 배우자 쪽에 증여세 문제는 원칙적으로 생기지 않는다.
- 반대로 그 이전이 ‘무상 이전’으로 파악되어 증여세 쪽 정의에 해당한다고 보면, 받는 쪽에 증여세 문제가, 주는 쪽에는 양도소득세 문제가 원칙적으로 생기지 않는다.
두 세목이 같은 재산에 동시에 부과되지는 않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은 이 조문 문언만으로도 분명하다. 다만 어느 쪽으로 판단될지, 즉 위자료로 이루어진 특정 이전이 실제로 유상·무상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가르는 구체적 기준은 이 정의 조문들 자체에 담겨 있지 않다.
4. 시행일을 확인해야 한다
소득세법 제88조와 제94조는 개정이 여러 차례 예고돼 있다. 이 글이 인용한 제88조·제94조 문언은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 중인 현행 조문이며, 2027년 1월 1일 이후 시행 예정인 개정 문언은 현재 시점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제88조제7호의 ‘주택’ 정의는 현행 문언과 시행 예정 문언 사이에 표현 차이가 있으므로, 시점을 섞어 인용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5. 정리
- 양도소득세는 ‘유상 이전’에, 증여세는 ‘무상 이전’에 각각 붙는다는 것이 두 법의 정의 규정이 보여 주는 큰 틀이다.
-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라는 단어 자체는 소득세법 제88조제1호에도, 상증세법 제2조제6호에도 나오지 않는다. 어느 쪽 과세 문제가 생기는지는 결국 그 이전이 유상인지 무상인지의 판단으로 귀결된다.
- 소득세(양도소득세 포함)가 부과되는 재산에는 증여세를 별도로 부과하지 않는다(상증세법 제4조의2제3항). 두 세목이 같은 재산에 겹쳐 부과되지는 않는 구조다.
- 구체적 사안에서 위자료로 인한 부동산 이전이 유상·무상 중 어느 쪽으로 판단되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은 이 정의 조문들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으며,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참고 법령
- 소득세법 제88조(정의) 제1호
- 소득세법 제94조(양도소득의 범위) 제1항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정의) 제6호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의2(증여세 납부의무) 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