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에게 맞은 피의자,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도 재판이 멈출까

입력 2026.10.12. 오전 10:08

결론부터

일반적인 폭행죄와 달리, 수사관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피의자를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한 경우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도 그 의사만으로 재판이 멈추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피해자의 뜻에 반해 기소할 수 없다는 규정(형법 제260조제3항)은 일반 폭행죄(형법 제260조제1항·제2항)에만 적용되는 규정이고, 수사관 등의 폭행·가혹행위는 형법 제125조라는 별도의 범죄로 다뤄지기 때문이다. 제125조에는 이런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다.

아래에서 두 조문의 구조를 하나씩 뜯어본다.

1. “반의사불벌”이 적용되는 범위는 좁다 — 형법 제260조

형법 제260조는 세 개의 항으로 되어 있다.

  • 제1항: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 제2항: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게 제1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3항: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여기서 핵심은 제3항의 문언이다. “제1항 및 제2항의 죄”라고 명시해 두었으므로, 이 반의사불벌 규정은 일반 폭행죄와 존속폭행죄에만 적용된다. 다른 조문의 폭행 관련 범죄까지 끌어오지 않는다. 즉 “폭행”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범죄라고 해서 전부 피해자 의사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문언은 1995년 12월 29일 공포된 법률 제5057호 개정으로 만들어졌다.

2. 수사관의 폭행·가혹행위는 별도 범죄 — 형법 제125조

형법 제125조(폭행, 가혹행위)는 이렇게 규정한다.

재판, 검사직무, 경찰 그 밖에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수행하면서 형사피의자나 그 밖의 사람에 대하여 폭행 또는 가혹행위를 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이 조문을 요건별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 주체: 공무원 전체가 아니다. 재판·검사직무·경찰 그 밖에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로 한정된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를 직접 조사하거나 그 조사를 보조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 행위 상황: “그 직무를 수행하면서”다. 직무와 무관한 상황에서의 폭행은 이 조문이 아니라 일반 폭행죄(제260조)로 다뤄질 문제다.
  • 상대방: 형사피의자나 그 밖의 사람이다.
  • 행위: 폭행 또는 가혹행위다.
  • 법정형: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연결어가 “또는”이 아니라 “과”이므로, 둘 중 하나를 고르는 형이 아니라 함께 적용될 수 있는 형이다.

그리고 이 조문에는 제260조제3항과 같은 반의사불벌 규정이 없다. 조문 전체를 봐도 항이나 호의 구분조차 없이 본문 하나로 구성되어 있고, 그 어디에도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기소 여부가 달라진다는 문구는 들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피의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더라도 그 자체로 재판 진행에 법적인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

이 현행 문언은 2026년 9월 29일 공포된 법률 제22007호로 개정되어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부칙은 시행일만 정하고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를 두지 않았다.

3. “직권을 이용한 범죄는 가중된다”는 규정, 여기도 적용될까 — 형법 제135조

형법 제135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공무원이 직권을 이용하여 본장 이외의 죄를 범한 때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단 공무원의 신분에 의하여 특별히 형이 규정된 때에는 예외로 한다.

이 조문을 제125조와 겹쳐서 읽을 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제135조 본문이 말하는 “2분의 1까지 가중”은 상한을 정한 것이다. 무조건 2분의 1이 더해진다거나 형이 1.5배가 된다는 뜻이 아니라, 법원이 그 범위 안에서 가중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둘째, 제135조가 적용되려면 “공무원이”, “직권을 이용하여”, “본장 이외의 죄를 범한 때”라는 세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그런데 제125조는 바로 그 “본장”(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를 모아 놓은 장)에 속한 조문이다. 따라서 제125조의 죄 자체가 제135조 본문이 말하는 “본장 이외의 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125조에 제135조의 가중이 다시 얹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셋째, 제135조에는 “공무원의 신분에 의하여 특별히 형이 규정된 때에는 예외로 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다. 공무원 신분 자체가 처벌의 전제가 되는 범죄, 즉 이미 공무원이라는 지위를 요건으로 특별한 형을 정해 둔 범죄에는 제135조의 가중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제125조 역시 재판·검사직무·경찰 등 특정 직무를 수행하는 자라는 신분을 전제로 별도의 형을 정해 둔 조문이므로, 이 구조를 따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본문만 떼어놓고 가중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설명하는 것은 조문의 단서를 빠뜻 읽은 것이다.

참고로 제135조는 연혁 표기가 없는 조문이라, 이 문언이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현재 확인되는 자료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

4. 정리하면

  • 수사관 등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피의자를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한 사건은 형법 제125조로 다뤄지는 별도의 범죄다.
  •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기소할 수 없다는 규정(제260조제3항)은 제260조제1항·제2항, 즉 일반 폭행죄·존속폭행죄에만 적용되는 규정이지, 제125조의 죄로 확장되지 않는다.
  • 따라서 피의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도, 그 의사표시만으로 제125조 사건의 재판 진행이 법적으로 멈추지는 않는다.
  • 제135조(직무상 범죄 가중)는 “본장 이외의 죄”에 적용되는 규정이고 단서도 있어, 제125조의 죄에 이것이 그대로 더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 이 주제와 관련해 구체적인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참고 법령

  • 형법 제125조(폭행, 가혹행위)
  • 형법 제135조(공무원의 직무상 범죄에 대한 형의 가중)
  •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제1항, 제2항, 제3항

관련 법령: 형법 제125조 · 형법 제135조 · 형법 제260조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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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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