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이 아동학대·성범죄와 겹칠 때, 교사는 경찰에도 신고해야 할까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는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절차를 밟는다. 그런데 그 학교폭력이 동시에 ‘아동학대범죄’나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 때, 교사는 학교 보고만으로 끝내도 되는지, 경찰 등 수사기관에도 별도로 신고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학교폭력예방법이 아니라 그 바깥에 있는 세 개의 법 —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형사소송법 — 의 신고·고발 조문만을 근거로 이 질문에 답한다.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다. 어떤 학교폭력 사안이 법적으로 ‘아동학대범죄’나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해당하는지를 가르는 정의 조문, 그리고 그 해당 여부가 학교폭력예방법상 절차와 어떤 선후관계·우선관계를 갖는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세 법에 나와 있지 않다. 그 판단과 절차 간 관계는 이 글의 범위 밖이다. 여기서는 오직 “아동학대범죄 또는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신고·고발 의무가 누구에게 어떤 요건으로 걸리는가”만 다룬다.
핵심 구조: 제1항은 재량, 제2항은 의무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와 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는 공통된 구조를 가진다. 제1항은 ‘누구든지’ 신고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고,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는 의무는 제2항에서 열거하는 특정 기관·시설의 장과 그 종사자에게만 걸린다. 일반 시민에게는 신고 의무가 없고, 법이 지정한 직군에게만 의무가 생긴다는 뜻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두 법의 제2항 어디에도 ‘교사’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조문은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제2항제20호),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의 학교’(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제2항제2호)라는 식으로 기관 단위로 의무자를 지정한다. 실무에서 “교사의 신고의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조문상 “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에 속한다는 전제 위에서 쓰는 말이며, 조문 자체가 교사라는 직책명을 직접 쓴 것은 아니다.
아동학대범죄 쪽: 신고 요건과 신고처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제2항은 제20호에서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를 신고의무자로 명시한다. 요건은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다. 확정적으로 안 경우뿐 아니라 의심이 있는 경우까지 의무가 걸린다는 점이 중요하다.
의무의 내용은 “시ㆍ도, 시ㆍ군ㆍ구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신고처가 시ㆍ도, 시ㆍ군ㆍ구, 수사기관 세 곳 중 어디든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아동학대범죄의 신고의무는 “수사기관에만” 가는 것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제10조제4항은 이 제2항 신고가 있을 경우, “시ㆍ도, 시ㆍ군ㆍ구 또는 수사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즉시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 착수 의무는 수신 기관 쪽의 의무이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 쪽: 신고 요건과 신고처
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제2항은 제2호(「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의 학교 등), 제2호의2(교육청·교육지원청이 설치·운영하거나 위탁하는 학생상담지원시설 등), 제2호의3(제주특별자치도의 국제학교)에서 학교 관련 기관을 신고의무 대상으로 열거한다. 요건은 “직무상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때”다.
여기서 아동학대범죄 쪽과 다른 점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성범죄 신고의무에는 ‘의심이 있는 경우’라는 문언이 없다. 조문은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때만 적고 있다. 두 법의 요건을 하나로 뭉쳐서 “알게 되거나 의심이 들면 신고 의무”라고 쓰면 정확하지 않다.
신고처는 아동학대범죄와도 다르다. 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제2항은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시ㆍ도나 시ㆍ군ㆍ구가 아니라 수사기관으로 신고처가 특정되어 있다.
정리: 두 법을 나란히 놓고 보면
|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제2항 | 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제2항 | |
|---|---|---|
| 요건 | 직무 수행 중 알게 됨 또는 그 의심 | 직무상 발생 사실을 알게 됨 |
| 신고처 | 시ㆍ도, 시ㆍ군ㆍ구 또는 수사기관 | 수사기관 |
| 학교 관련 호 | 제20호(학교의 장과 종사자) | 제2호·제2호의2·제2호의3 |
| 어미 |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
즉 아동학대범죄에 해당할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학교 내부 보고만으로 끝낼 수 없고, 시ㆍ도, 시ㆍ군ㆍ구 또는 수사기관 중 하나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성범죄에 해당하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 보고 절차와는 별개로, 법이 정한 신고의무자에게는 이 신고 의무가 독립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 조문의 구조다. 다만 두 절차 사이의 우선관계나 순서는 이 세 법 어디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고발’ 의무와는 다르다
형사소송법 제234조는 또 다른 축이다. 제1항은 “누구든지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할 수 있다”는 재량이고, 제2항은 “공무원은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에는 고발하여야 한다”는 의무다.
이 조문은 ‘신고’가 아니라 ‘고발’ 의무를 정한 것이고, 주체는 ‘공무원’이다. 요건도 “그 직무를 행함에 있어 범죄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로, 아동학대처벌법·청소년성보호법의 ‘신고’ 요건과 어미와 표현이 다르다. 특히 이 조문에는 ‘즉시’라는 말이 없다. 아동학대·성범죄 신고 의무가 ‘즉시’를 요구하는 것과 대비된다.
교사가 이 조문의 ‘공무원’에 해당하는지는 형사소송법 제234조 자체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 조문만으로 모든 교사가 제234조제2항의 고발 의무자인지 단정할 수 없다. 이 부분은 별도의 근거 없이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지점이다.
신고·고발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아동학대처벌법 제10조, 청소년성보호법 제34조, 형사소송법 제234조 어디에도 신고·고발 의무 위반에 대한 과태료나 벌칙 조항은 들어 있지 않다. 위반 시 제재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내용인지는 이 세 조문의 근거 범위를 벗어나는 질문이므로 이 글에서는 답하지 않는다.
결론
학교폭력이 아동학대범죄나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법이 정한 신고의무자(학교의 장과 그 종사자 등)에게는 학교 내부 보고와는 별도로 법정 신고 의무가 걸린다. 아동학대범죄 쪽은 의심만 있어도, 시ㆍ도ㆍ시ㆍ군ㆍ구ㆍ수사기관 중 어디든 즉시 신고해야 한다. 성범죄 쪽은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다만 어느 쪽이 되었든 구체적 사안이 아동학대범죄나 성범죄에 해당하는지, 학교폭력예방법상 절차와 이 신고 의무가 어떤 순서로 맞물리는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조문들에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개별 사안에서는 해당 법령과 관련 지침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참고 법령
-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0조(제1항~제4항)
-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34조(제1항~제3항)
- 형사소송법 제234조(제1항~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