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가 있어도 면허 종류에 없는 차를 몰면 무면허운전인가요
결론부터: 조문에 “면허 종류 밖”이라는 말은 없다
운전면허를 갖고 있는데 그 면허로 몰 수 없는 종류의 차를 운전했다면 어떻게 될까. 결론을 먼저 말하면, 도로교통법 제43조(무면허운전 등의 금지)는 이런 상황을 직접 규정하지 않는다.
제43조의 문언은 다음과 같다.
“누구든지 제80조에 따라 시ㆍ도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에는 자동차등을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조문이 금지하는 것은 두 가지뿐이다. ① 운전면허를 아예 받지 않은 경우, ②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 “면허는 있지만 그 면허의 범위 밖인 차를 몰았다”는 표현이나 개념은 이 조문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면허 종류 밖 운전은 곧 무면허운전이다”라는 식의 단정은 제43조 문언만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면허의 “범위”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운전면허가 차종별로 나뉜다는 것은 도로교통법 제80조에 근거를 둔다. 제80조제2항은 이렇게 정한다.
“시ㆍ도경찰청장은 운전을 할 수 있는 차의 종류를 기준으로 다음 각 호와 같이 운전면허의 범위를 구분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이 경우 운전면허의 범위에 따라 운전할 수 있는 차의 종류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한다.”
여기서 두 가지를 정확히 짚어야 한다.
첫째, 운전면허의 범위를 구분·관리하는 것은 시·도경찰청장의 의무(“하여야 한다”)다.
둘째, 어떤 면허로 어떤 차까지 몰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내용은 법률(도로교통법)이 아니라 행정안전부령(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위임되어 있다. 실제로 시행규칙 제53조는 이렇게 받는다.
“법 제80조제2항에 따라 운전면허를 받은 사람이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등의 종류는 별표 18과 같다.”
즉 면허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차를 몰 수 있는지는 시행규칙 별표 18에 정리되어 있다는 것인데, 그 별표의 구체적인 목록(예: 어느 면허로 몇 인승까지, 어떤 크기의 차까지 몰 수 있는지)은 이 글에서 다루는 자료 범위 밖이다. 면허 종류별 허용 범위를 지어내어 안내하는 것은 위험하니, 정확한 범위는 별표 18 원문이나 관할 기관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제80조의 면허 구분 체계 자체는 다음과 같이 짜여 있다.
- 제1종 운전면허: 대형면허, 보통면허, 소형면허, 특수면허(대형견인차·소형견인차·구난차면허로 세분)
- 제2종 운전면허: 보통면허, 소형면허,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 연습운전면허: 제1종 보통연습면허, 제2종 보통연습면허
이처럼 법이 면허를 여러 종류로 나누어 관리하도록 하면서도, “종류 밖의 차를 몰면 무면허다”라는 효과 규정은 제80조 자체에 두지 않고, 그 효과(형사처벌 여부)는 별도의 조문인 제43조·제152조의 문언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 이 논의의 핵심이다.
면허 없이도 예외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경우
제80조제1항은 원칙적으로 자동차등을 운전하려는 사람은 운전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면서도, 단서로 예외 하나를 두고 있다.
“다만, 제2조제19호나목의 원동기를 단 차 중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제2조제1호에 따른 교통약자가 최고속도 시속 20킬로미터 이하로만 운행될 수 있는 차를 운전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즉 특정 원동기 장착 차 중에서 교통약자가 최고속도 시속 20킬로미터 이하로만 운행되는 차를 운전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면허 없이도 운전이 허용된다. 이 예외는 매우 제한적이며, 이 경우를 제외하면 원칙으로 돌아가 면허가 필요하다.
금지 대상과 처벌 대상이 다르다는 점 — 가장 헷갈리는 부분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혼동되는 지점이 나온다. 제43조가 금지하는 대상과, 제152조가 처벌하는 대상의 표현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제43조는 “자동차등”의 운전을 금지한다. 도로교통법에서 “자동차등”은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괄하는 넓은 개념으로 쓰인다.
반면 벌칙 조항인 제152조제1호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
“제43조를 위반하여 제80조에 따른 운전면허(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지 아니하거나(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를 포함한다) 또는 제96조에 따른 국제운전면허증 또는 상호인정외국면허증을 받지 아니하고(운전이 금지된 경우와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를 포함한다) 자동차를 운전한 사람”
여기서 중요한 것이 괄호 문구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이다. 이 괄호는 제152조 안에서만 적용되는 정의로, 제152조에서 “운전면허”를 언급할 때는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를 뺀다는 뜻이다. 또한 제152조제1호가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자동차”를 운전한 사람이지, 제43조처럼 “자동차등”(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을 운전한 사람이 아니다.
이처럼 제43조가 금지하는 범위(“자동차등”)와 제152조제1호가 형사처벌하는 범위(“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제외)는 문언상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제43조를 위반하면 모두 제152조제1호로 처벌된다”라고 단순화해서 말하는 것은 조문 문언에 비추어 정확하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종을 어떤 면허 없이 몰았는지에 따라 처벌 조항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면허에 붙는 “조건”과는 또 다른 문제
제80조제3항·제4항은 면허의 “범위”와는 별개로, 면허에 “조건”을 붙이는 제도를 규정한다.
“③ 시ㆍ도경찰청장은 운전면허를 받을 사람의 신체 상태 또는 운전 능력에 따라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등의 구조를 한정하는 등 운전면허에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 “④ 시ㆍ도경찰청장은 제87조 및 제88조에 따라 적성검사를 받은 사람의 신체 상태 또는 운전 능력에 따라 제3항에 따른 조건을 새로 붙이거나 바꿀 수 있다.”
이 조항들은 신체 상태나 운전 능력에 따라 “자동차등의 구조를 한정하는 등”의 조건을 개별적으로 붙일 수 있게 한 것으로, 앞서 본 면허 “종류”의 구분(제2항)과는 별개 항에 규정된 별개의 제도다. 조건을 붙이는 것은 시·도경찰청장의 재량(“붙일 수 있다”)이고, 적성검사 이후 조건을 새로 붙이거나 바꾸는 것 역시 재량이다.
그런데 이런 조건을 어기고 운전한 경우의 법적 효과는 제43조·제152조 문언 어디에도 직접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조건 위반 운전 = 무면허운전”이라고 곧바로 단정하는 것도 조문만으로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
처벌 수위와 함께 규정된 다른 위반 행위들
제152조는 무면허운전 외에도 여러 위반 행위를 함께 규정하면서, 해당하는 사람 모두에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동일한 법정형을 정하고 있다. 예컨대 같은 조 제2호는 다음과 같다.
“제56조제2항을 위반하여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한 사람(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사람을 포함한다)에게 자동차를 운전하도록 시킨 고용주등”
즉 무면허인 사람 본인뿐 아니라, 무면허인 사람에게 운전을 시킨 고용주 등도 같은 수준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제152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받은 경우, 도로에 물건을 함부로 방치한 경우, 무자격 강사에게 교통안전교육을 하게 한 경우 등 총 8개 호(제1호, 제1호의2, 제2호부터 제7호까지)에 걸쳐 서로 다른 위반 유형을 나열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같은 법정형(“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율된다.
정리
- 도로교통법 제43조는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의 운전만을 명문으로 금지한다. “면허 종류 밖의 차 운전”이라는 표현 자체는 조문에 없다.
- 면허의 범위(어떤 면허로 어떤 차를 몰 수 있는지)는 제80조제2항에 따라 시·도경찰청장이 구분·관리하며, 그 구체적 내용은 행정안전부령(시행규칙 제53조, 별표 18)에 위임되어 있다. 다만 별표 18의 구체적 목록은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 밖이다.
- 면허 없이 운전이 허용되는 예외는 제80조제1항 단서(교통약자용 저속 원동기 차)뿐이다.
- 제43조가 금지하는 “자동차등”과, 제152조제1호가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 “자동차”(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제외)는 표현이 다르므로, 제43조 위반이 곧바로 제152조제1호 처벌로 이어진다고 단순화할 수 없다.
- 면허에 붙는 “조건”(제80조제3항·제4항)은 면허 “범위” 구분과는 별개 제도이며, 조건 위반의 법적 효과는 제43조·제152조 문언에 직접 규정되어 있지 않다.
결국 “면허가 있는데 종류 밖 차를 몰면 무면허냐”는 질문에는 조문만으로 단정적인 답을 내리기 어렵고, 어떤 차종을, 어떤 면허 상태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전했는지에 따라 제43조·제80조·제152조 및 시행규칙 별표 18을 함께 살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이 조문 구조가 보여주는 결론이다.
참고 법령
- 도로교통법 제43조(무면허운전 등의 금지)
- 도로교통법 제80조(운전면허) 제1항·제2항·제3항·제4항
- 도로교통법 제152조(벌칙) 제1호, 제2호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53조(운전면허에 따라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등의 종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