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증거물 없었음"이라 적고 가져간 편지…항소심서 증거능력 배제돼 무죄

작성 완료 2026-08-21 18:19 · 발행 2026-08-21 · 최종 확인 2026-08-21 · AI 초안 작성, 편집자 사실확인

경찰, 압수하고도 압수목록 누락…항소심 “절차 규정 어겨 위법”

경찰이 압수한 물건을 압수목록에 올리지 않았다면 그 물건은 물론 이를 토대로 확보한 진술까지 증거로 쓸 수 없다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심 법원은 지난 5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1월 B씨와 함께 4125만원 상당의 합성대마 165통을 수거해 옮긴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 법원은 지난해 10월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4125만원을 선고했다. 유죄 판단의 핵심 근거는 B씨가 구치소에서 A씨에게 보낸 편지였다.

편지에는 “나는 의리를 지켰다고 생각하고 기왕 지킨 의리 끝까지 지킬 생각”, “항소심 때는 적어도 마약 변호사 선임해줘라”는 내용이 담겼다. 1심 법원은 이를 먼저 유죄 판결을 받은 공범이 피고인에게 서운함을 토로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이 편지들을 가져갔다. 그러나 수색을 마친 뒤 교부한 증명서에는 “증거물 등이 없었음”이라고 적었고, 편지는 압수목록에도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편지에 담긴 내용보다 편지를 확보한 절차를 먼저 따졌다.

재판부는 “이는 경찰 스스로 압수한 물건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며 “경찰이 이 사건 서신들을 압수한 것은 절차적 규정을 어겨 위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편지 자체는 물론 편지를 확인한 수사관의 진술처럼 편지에서 파생된 증거의 증거능력도 인정하지 않았다. 남은 정황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무죄 판단의 근거다.

형사소송법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수색해서 가져간 물건이 있으면 압수목록을, 가져간 물건이 없으면 그 취지의 증명서를 교부하도록 한 규정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그대로 준용된다.

이 원칙은 2007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확립됐다. 당시 판결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서 파생된 2차 증거의 경우 최초의 절차 위반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됐는지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해 증거능력을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편지를 놓고 1심과 항소심의 결론이 갈린 지점은 증거능력과 증명력의 차이다. 1심은 편지에 적힌 문구가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따졌고, 항소심은 그 편지를 법정에 낼 수 있는지를 먼저 물었다.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면서 A씨에 대한 무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참고 법령

참고 판례

관련 법령: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 형사소송법 제128조·제129조 · 형사소송법 제219조 ·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제218조 · 대법원 판례 2007도3061 전원합의체 (2007. 11. 15. 선고) · 대법원 판례 2008도763 (2009. 3. 12.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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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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