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경찰이 압수목록에 적지 않고 가져간 편지, 유죄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작성 완료 2026-08-21 18:21 · 발행 2026-08-21 · 최종 확인 2026-08-21 · AI 초안 작성, 편집자 사실확인

바로 답: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한다. 수사기관이 수색 현장에서 물건을 가져가고도 제129조가 요구하는 압수목록을 만들어 교부하지 않고 오히려 제128조에 따른 "증거물이 없었다"는 취지의 증명서를 써 준 경우, 그 물건은 내용이 아무리 유죄를 가리켜도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그 물건에서 파생된 수사관 진술 같은 2차 증거의 증거능력까지 함께 부정될 수 있고, 남은 정황만으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으면 결론은 무죄다.

2026년 8월 14일 단독 보도로,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A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고 검찰이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된 사건이 알려졌다. 1심에서 유죄의 핵심 근거였던 것은 먼저 유죄 판결을 받은 공범 B씨가 구치소에서 A씨에게 보낸 편지였다. 편지 자체는 법정에 있었지만 그 편지를 가져간 절차 서류가 앞뒤로 어긋나 있었고, 항소심 법원은 편지도 편지에서 파생된 증거도 쓸 수 없다고 봤다.

편지 내용이 유죄를 가리키는데 왜 무죄가 되나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묻는 것은 증거의 내용이 진실인지가 아니라 그 증거를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다. 조문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한 문장이고, 예외를 정한 단서가 붙어 있지 않다. 그래서 문서에 적힌 말이 피고인에게 아무리 불리해도, 그 문서를 확보한 절차가 형사소송법이 정한 방식에서 벗어났다면 법원은 그 문서를 유죄의 근거로 삼지 않는다.

보도된 사건에서 경찰은 2025년 4월 A씨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편지를 가져갔다. 그런데 수색증명서에는 “증거물 등이 없었음”이라고 적혀 있었고, 편지는 압수목록에도 들어 있지 않았다. 항소심 법원은 2026년 5월 “경찰이 이 사건 서신들을 압수한 것은 절차적 규정을 어겨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물건은 수사기관이 가져갔는데 서류상으로는 가져간 것이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이 구조가 치명적인 이유는 두 서류가 서로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압수목록이 없으면 “압수한 사실을 증명할 절차 서류가 없다”에 그치지만, 여기에 “증거물 없음” 증명서까지 더해지면 수사기관 스스로 압수한 것이 없다고 공식 확인한 셈이 된다. 나중에 그 물건을 증거로 내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해 둔 물건을 법정에 꺼내는 모양이 된다.

압수목록과 수색증명서는 무엇이 다른가

두 서류는 결과가 갈릴 때 각각 쓰는 짝이다. 가져갈 물건이 없었으면 제128조의 증명서를, 가져갔으면 제129조의 압수목록을 준다. 제128조는 “수색한 경우에 증거물 또는 몰취할 물건이 없는 때에는 그 취지의 증명서를 교부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제129조는 “압수한 경우에는 목록을 작성하여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기타 이에 준할 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두 조문은 원래 법원의 압수·수색을 규율하는 자리에 있다. 이것이 검사와 사법경찰관에게도 적용되는 근거는 제219조(준용규정)다. 제219조는 제118조부터 제132조까지를 수사기관의 압수·수색·검증에 준용한다고 정하고 있고, 제128조와 제129조가 그 범위 안에 들어간다.

압수목록은 형식적인 종이가 아니다. 대법원 2009년 3월 12일 선고 2008도763 판결은 압수물 목록이 압수당한 사람이 준항고 같은 불복 절차를 밟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라는 이유로, 수사기관은 압수 직후 현장에서 바로 작성해 교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판시했다. 같은 판결은 작성월일을 빠뜨린 채 일부 사실과 맞지 않게 적어 압수·수색이 끝난 지 5개월이 지나 교부한 목록은 형사소송법이 정한 압수물 목록의 작성·교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목록이 늦거나 부정확한 것만으로도 문제가 되는데, 아예 목록에서 빠진 물건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어떤 행위에 어떤 조문이 걸리나

형사절차를 규율하는 조문에는 법정형이 붙어 있지 않다. 이 조문들을 어겼을 때 따라오는 것은 형벌이 아니라 그 증거를 재판에서 쓸 수 없게 될 수 있는 효과다.

수사기관이 한 행위적용 조문조문이 정한 의무와 어겼을 때의 효과
수색했으나 가져갈 물건이 없었다형사소송법 제128조(제219조로 수사기관에 준용)그 취지의 증명서를 교부해야 한다. 실제로는 물건을 가져갔으면서 이 증명서를 교부하면 수사기관이 스스로 압수 사실을 부정한 기록이 남는다
수색해서 물건을 가져갔다형사소송법 제129조(제219조로 수사기관에 준용)목록을 작성해 소유자·소지자·보관자 등에게 교부해야 한다. 누락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면 적법한 압수 절차로 인정되지 않는다
영장을 받아 압수·수색한다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해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해야 하고, 대상은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된다
영장 없이 제출받은 물건을 압수한다형사소송법 제218조유류물이거나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 다만 이것도 압수이므로 제219조가 준용하는 제129조의 목록 교부 의무는 그대로 남는다
절차를 어기고 수집한 증거를 법정에 낸다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법정형 없음. 제재는 형벌이 아니라 증거능력 상실이다

보도에는 이 사건 편지가 영장 범위에 포함돼 있었는지, 임의제출 형식이었는지가 나오지 않는다. 항소심이 위법하다고 본 지점은 편지를 가져갈 권한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가져가고도 압수 절차 서류를 남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편지 하나가 빠졌는데 왜 수사관 진술까지 무너지나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서 파생된 증거를 2차 증거라고 한다. 압수 절차가 위법하면 그 증거를 본 수사관의 법정 진술, 그 증거를 들이대고 받아낸 자백처럼 뒤따라 나온 것들도 원칙적으로 함께 배제된다. 오염된 뿌리에서 나온 열매도 오염됐다고 보는 구조라 흔히 독수독과라고 부른다.

기준을 세운 것은 대법원 2007년 11월 15일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이 판결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2차 증거에 대해서는 절차를 따르지 않은 증거 수집과 2차 증거 수집 사이에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됐는지를 중심으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라고 했다.

예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판결은 절차 위반이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한 경우가 아니고 오히려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려는 취지에 반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증거로 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2008도763 판결은 그런 예외적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예외를 주장하는 쪽이 부담을 진다는 뜻이다.

보도된 사건에서 항소심은 편지에 기초한 수사관 진술 등 2차 증거의 증거능력까지 배제했고, 남은 정황만으로는 공소사실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1심과 2심은 같은 편지를 놓고 왜 갈렸나

두 법원이 본 것이 달랐다. 1심은 편지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를 봤고, 항소심은 그 편지가 법정에 들어온 경로를 봤다. 앞의 것을 증명력, 뒤의 것을 증거능력이라고 한다.

증거능력은 그 증거를 재판에서 사용할 자격이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고, 증명력은 사용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 증거가 사실을 얼마나 뒷받침하는지를 묻는 문제다. 순서가 정해져 있어서 증거능력이 부정되면 증명력은 따질 기회조차 없다. 내용이 아무리 결정적이어도 심리 대상에서 빠진다.

1심은 2025년 10월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4,125만원을 선고했다. 1심이 인용한 편지 문구는 “나는 의리를 지켰다고 생각하고 기왕 지킨 의리 끝까지 지킬 생각”, “항소심 때는 적어도 마약 변호사 선임해줘라”였고, 1심은 이를 먼저 유죄 판결을 받은 공범이 피고인에게 서운함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했다. 증명력 판단이다. 항소심은 그 해석의 당부를 다투는 대신 편지를 증거 목록에서 걷어냈다.

편지가 적법하게 압수됐다면 그대로 증거가 되나

압수 절차가 적법했다고 해서 편지가 곧바로 증거가 되는 것도 아니다. 남이 쓴 문서를 그 내용이 사실이라는 증거로 쓰려면 전문법칙이라는 별도의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은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작성자·진술자의 자필이거나 서명·날인이 있는 것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해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한다. 편지를 쓴 사람이 법정에서 자기가 쓴 것이 맞다고 확인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압수 절차와 전문법칙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관문이고, 하나를 통과해도 다른 하나가 남는다.

이런 사건의 형량과 실제 결론은 어떻게 되나

보도에 나온 죄명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이다. A씨는 2024년 1월 합성대마 165통, 4,125만원 상당을 수거·운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보도에는 합성대마가 마약류관리법상 어떤 종류로 분류되는지가 나오지 않는다. 마약류관리법의 법정형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와 행위 유형에 따라 달라지므로, 분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법정형을 특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 실제로 확인되는 수치는 세 개다. 1심 선고는 2025년 10월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4,125만원, 항소심 선고는 2026년 5월 무죄, 그리고 검찰이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는 것이다. 법정형이 무엇이든 증거능력이 부정되면 형량 논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위법수집증거 배제를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사건이 한 해에 몇 건인지에 대해서는 공표 자료 없음. 사법연감은 형사공판사건의 접수·처리 건수와 무죄 건수를 싣지만, 무죄 사유를 위법수집증거 배제와 다른 사유로 나눈 공식 통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조문은 언제부터 있었나

제308조의2는 2007년 6월 1일 법률 제8496호로 신설돼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기준을 세운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은 2007년 11월 15일 선고로, 조문이 공포된 뒤 시행되기 전에 나왔다. 판례가 먼저 원칙을 세웠고 조문이 뒤이어 시행된 셈이다.

제215조 제2항과 제106조 제1항은 2011년 7월 18일 법률 제10864호로 전문개정돼 2012년 1월 1일 시행됐고, 이때 압수 대상을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제313조 제1항은 2016년 5월 29일 법률 제14179호로 개정돼 같은 날 시행됐다. 제128조와 제129조는 1954년 제정 이래 문언이 유지되고 있다.

공식 법령 조회 사이트에서 형사소송법을 열면 화면 상단에 아직 오지 않은 시행일이 뜨는 경우가 있다. 조문 개별의 시행 시점은 상단 표시가 아니라 조문 끝에 붙은 개정 연혁의 법률 번호와 공포일, 그리고 부칙으로 확인해야 한다.

관련 법령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2007-06-01 법률 제8496호 신설, 2008-01-01 시행) 증거의 내용이 유죄를 가리키더라도 수집 절차가 위법하면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원칙 규정.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형사소송법 제128조·제129조(증명서의 교부·압수목록의 교부)

제128조: 수색한 경우에 증거물 또는 몰취할 물건이 없는 때에는 그 취지의 증명서를 교부하여야 한다. 제129조: 압수한 경우에는 목록을 작성하여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기타 이에 준할 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가져갔으면 목록, 안 가져갔으면 증명서 — 둘이 뒤바뀌면 압수 절차 자체가 부정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형사소송법 제219조(준용규정)

제106조, 제107조, 제109조 내지 제112조, 제114조, 제115조 제1항 본문·제2항, 제118조부터 제132조까지, 제134조, 제135조, 제140조, 제141조, 제333조 제2항, 제486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압수·수색·검증에 준용한다. 법원의 압수 절차 규정인 제128조·제129조가 경찰 수사에도 적용되는 근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제218조(압수·수색 영장과 영장 없는 압수)

제215조 ②: 사법경찰관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다. 제218조: 검사·사법경찰관은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대법원 판례 2007도3061 전원합의체 (2007. 11. 15. 선고)(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과 2차 증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이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도 마찬가지다. 다만 절차 위반이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고 배제가 오히려 형사사법 정의에 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허용되며, 2차 증거는 1차 위법과의 인과관계 희석·단절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대법원 판례 2008도763 (2009. 3. 12. 선고)(압수목록의 작성·교부 시기와 증명책임)

압수물 목록은 피압수자가 압수처분에 대한 준항고 등 권리를 행사하는 가장 기초적인 자료이므로 압수 직후 현장에서 사실에 부합하게 작성해 교부하는 것이 원칙이다. 위법수집증거의 예외적 증거능력을 인정할 사정은 검사가 증명하여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자주 묻는 질문

경찰이 압수목록에 없는 물건을 증거로 낼 수 있나요

낼 수는 있지만 증거로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형사소송법 제129조는 압수한 경우 목록을 작성해 교부하도록 정하고 제219조가 이를 수사기관에 준용하므로, 목록에서 빠진 물건은 적법한 압수 절차를 거쳤다고 인정받기 어렵다. 제308조의2에 따라 절차를 어기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받으려면 그런 사정이 있다는 점을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 받은 유죄 판결 뒤집을 수 있나요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증거능력을 다투는 것이 통상적인 경로다. 1심이 증거로 채택한 물건이라도 상급심이 수집 절차를 다시 살펴 위법하다고 판단하면 그 증거와 그로부터 파생된 2차 증거가 함께 배제되고, 남은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증명되지 않으면 결론이 바뀐다. 보도된 사건에서도 1심 징역 2년 6개월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고 검찰이 상고하지 않아 확정됐다.

마약 공범의 편지가 증거로 쓰이면 유죄가 되나요

편지가 증거로 쓰이려면 두 개의 관문을 지나야 한다. 첫째, 압수 절차가 형사소송법 제215조·제218조와 제128조·제129조를 지켰어야 하고, 둘째, 남이 작성한 서류이므로 제313조 제1항에 따라 작성자가 법정에서 성립의 진정을 확인해 주어야 한다. 두 관문을 지나 증거로 채택되더라도 그 편지가 공소사실을 얼마나 뒷받침하는지는 증명력 문제로 따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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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확인일: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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