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 확대 적용, 회사 단위는 자동이고 지역 단위는 정부 결정이 필요한가 — 노조법 제35조·제36조 비교
결론부터: “자동”이라는 말은 조문과 맞지 않는다
단체협약의 효력을 조합원이 아닌 다른 근로자에게까지 넓히는 제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제35조(일반적 구속력)와 제36조(지역적 구속력) 두 가지다. 두 조문은 적용 단위(사업장 vs 지역)뿐 아니라 요건·절차·효과의 문언 자체가 다르다.
결론만 먼저 정리하면,
- 제35조(사업장 단위): 요건이 채워지면 조문이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라고 서술한다. 행정관청의 결정이나 노동위원회의 의결 같은 절차가 조문에 없다.
- 제36조(지역 단위): 요건이 채워져도 조문은 행정관청이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쓴다. 신청 또는 직권, 그리고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즉 “회사는 자동, 지역은 정부 결정”이라는 구도 자체는 두 조문의 문언 차이를 짚은 것으로는 틀리지 않다. 다만 제35조 쪽을 “자동으로”, “무조건”, “즉시” 적용된다고 표현하는 것은 조문에 없는 말을 더하는 것이고, 제36조 쪽을 정부가 재량 없이 반드시 결정해야 하는 것처럼 쓰는 것도 조문과 맞지 않는다. 아래에서 조문 원문을 기준으로 정확히 구분한다.
1. 제35조 —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의 일반적 구속력
노조법 제35조는 다음과 같다.
제35조(일반적 구속력)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
조문은 항·호·목 구분이 없는 단일 본문이다. 구조를 그대로 읽으면 요건과 효과는 이렇다.
요건
-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
효과
- 같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쓰이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 그 단체협약이 “적용된다”
조문은 요건이 충족되면 효과가 발생한다고 서술할 뿐, 행정관청이나 노동위원회가 등장하지 않는다. “반수 이상”이라는 표현은 조문 원문 그대로이며, 이를 ‘과반수’로 바꿔 읽어서는 안 된다. 또한 확대 적용의 대상은 “다른 동종의 근로자”로 한정되어 있고, 사용자에 관한 문언은 제35조에 없다.
2. 제36조 — 지역 단위의 지역적 구속력
노조법 제36조는 2개 항으로 구성된다.
제36조(지역적 구속력) ①하나의 지역에 있어서 종업하는 동종의 근로자 3분의 2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행정관청은 당해 단체협약의 당사자의 쌍방 또는 일방의 신청에 의하거나 그 직권으로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당해 지역에서 종업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와 그 사용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을 적용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다. <개정 1998.2.20> ②행정관청이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결정을 한 때에는 지체없이 이를 공고하여야 한다. <개정 1998.2.20>
제1항 — 요건과 재량
- “하나의 지역에 있어서 종업하는 동종의 근로자”
- “3분의 2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
- 행정관청은 단체협약 당사자의 “쌍방 또는 일방의 신청”에 의하거나 “그 직권”으로
-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 다른 동종의 근로자와 그 사용자에 대하여도 그 단체협약을 적용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미다.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다. 3분의 2 요건이 채워졌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동종 근로자에게 단체협약이 곧바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신청 또는 직권을 계기로 행정관청이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결정을 해야만 효과가 발생한다. 이 점에서 “지역은 정부 결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조문과 맞는다.
또한 제36조제1항은 확대 적용의 대상에 “다른 동종의 근로자”와 “그 사용자”를 함께 넣고 있다. 제35조에는 사용자에 관한 언급이 없다는 점과 대비된다.
제2항 — 공고는 의무 결정을 내리는 단계(제1항)와 결정을 공고하는 단계(제2항)는 어미가 다르다. 결정은 “할 수 있다”(재량)이지만, 결정을 한 뒤 공고하는 것은 “하여야 한다”(의무)다. 즉 행정관청이 일단 결정을 했다면 “지체없이” 공고해야 하지만, 애초에 결정을 할지 말지는 재량에 속한다. 이 두 단계를 섞어서 “결정하면 즉시 적용된다”거나 “요건이 되면 반드시 결정해야 한다”고 쓰는 것은 조문의 어미 구조와 맞지 않는다.
제36조에는 <개정 1998.2.20>이라는 연혁 표기가 붙어 있지만, 그 개정의 공포번호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현행 법률(법률 제21045호, 2025. 9. 9. 일부개정, 시행 2026-03-10)이 함께 고친 조문은 제2조, 제3조, 제3조의2, 제92조(벌칙)이고, 제36조는 이 개정으로 바뀐 것이 아니다.
3. 두 조문을 나란히 두면
| 구분 | 제35조(일반적 구속력) | 제36조(지역적 구속력) |
|---|---|---|
| 적용 단위 |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 하나의 지역 |
| 근로자 비율 | 상시 사용되는 동종 근로자 반수 이상 | 종업하는 동종 근로자 3분의 2 이상 |
| 효과를 만드는 행위 | 조문상 별도 절차 없음 — 요건 충족 시 “적용된다” | 행정관청의 “결정” — 신청 또는 직권 + 노동위원회 의결, “할 수 있다” |
| 확대 적용 대상 | 다른 동종의 근로자 | 다른 동종의 근로자 + 그 사용자 |
| 공고 의무 | 조문에 없음 | 결정 시 지체없이 공고(의무) |
표에서 보듯 “회사(사업장) 단위는 요건만 갖추면 조문이 바로 적용을 말하고, 지역 단위는 행정관청의 재량적 결정을 거쳐야 한다”는 구조는 맞다. 다만 제35조 쪽을 ‘자동’, ‘무조건’, ‘즉시’ 같은 표현으로 강조하는 것은 조문에 없는 어휘를 덧붙이는 것이므로 피해야 한다. 조문은 그저 요건이 충족된 “때”에 효과가 “적용된다”고만 적고 있을 뿐이다.
제35조든 제36조든, 어느 조문에도 괄호 정의가 없고 제36조의 “행정관청”이 구체적으로 어느 기관을 가리키는지도 조문 자체에서 정하고 있지 않다.
4. 단체협약의 효력 문제를 함께 보려면 — 제33조
확대 적용 문제와 별도로, 단체협약이 취업규칙·근로계약과 충돌할 때의 효력은 제33조가 규정한다.
제33조(기준의 효력) ①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②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
이 조문에서 무효가 되는 것은 단체협약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이다. 계약 전체가 무효로 되는 것이 아니라, 위반하는 부분만 무효가 되고 그 자리를 단체협약의 기준이 대신 채운다. 근로계약에 아예 규정되지 않은 사항도 마찬가지로 단체협약 기준에 따른다.
제33조 역시 2개 항으로 구성되며, 이 조문이 제21045호 개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연혁 표기가 없어 확인되지 않는다.
5. 정리
- 제35조(사업장)와 제36조(지역) 모두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게 단체협약을 넓혀 적용하는 제도이지만, 요건 비율(반수 이상 vs 3분의 2 이상)과 효과를 만드는 방식(조문상 바로 “적용된다” vs 행정관청의 재량적 “결정”)이 다르다.
- 제36조의 결정은 신청 또는 직권을 계기로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며, 결정 후 공고는 의무다.
- 제33조는 단체협약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근로계약의 “부분”만 무효로 하고, 그 부분을 단체협약 기준으로 대체한다.
- 세 조문 모두 이 글이 참고한 범위에서는 관련 판례가 확인되지 않으며, 추측성 사건번호나 판결 요지를 덧붙이지 않았다.
참고 법령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기준의 효력) 제1항·제2항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일반적 구속력)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6조(지역적 구속력) 제1항·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