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안 해도 사기가 된다? — 형법 제348조 '준사기'가 묻는 것은 기망이 아니라 '이용'이다

입력 2026.09.22. 오전 10:45

결론부터: 속이지 않아도 처벌되는 이유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도 상대의 판단력이 약한 점을 이용하면 사기가 되나요?”

형법에는 이 질문에 정확히 대응하는 조문이 따로 있다. 바로 형법 제348조 준사기다. 일반적인 사기죄(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이나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처벌하지만, 준사기죄는 요건이 다르다. 제348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적는다.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문언 어디에도 ‘속인다’, ‘기망한다’는 표현은 없다. 조문이 요구하는 행위는 **‘이용’**이다. 즉 상대를 적극적으로 속이지 않았더라도,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이나 사람의 심신장애라는 취약한 상태를 이용해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다면 준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조문의 구조다.

왜 별도 조문이 필요했나 — 제347조 사기와의 차이

형법은 재산범죄 중에서도 ‘속임수로 재물·이익을 취득하는 행위’를 여러 조문으로 나누어 규율한다. 그중 제347조와 제348조는 요건 구조 자체가 다르다.

  • 제347조(사기) 제1항: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행위 요건은 기망이다.
  • 제348조(준사기) 제1항: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행위 요건은 이용이다.

두 조문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일하지만, 처벌을 이끌어내는 행위 자체가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 사기죄가 ‘적극적으로 속이는 행위’를 문제 삼는다면, 준사기죄는 ‘상대가 이미 가진 취약함을 이용하는 행위’를 문제 삼는다. 기망이라는 별도의 행위가 없어도, 이용 요건이 충족되면 준사기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용’의 대상 — 두 갈래로 나뉜다

제348조 제1항을 다시 보면, 이용의 대상이 하나가 아니라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 과 “사람의 심신장애” 두 가지로 나뉘어 있고, 이 둘은 ‘또는’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다음 두 유형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이 조문의 행위 요건을 검토하게 된다.

  1.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을 이용한 경우
  2. 사람의 심신장애를 이용한 경우

이 두 유형은 서로 구별되는 별개의 요건이며, 조문상 하나로 합쳐진 요건이 아니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 조문에는 ‘사리분별력 부족’이나 ‘심신장애’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정의 규정(괄호 정의)이 없다. 미성년자의 연령 기준, 사리분별력 부족의 판단 기준, 심신장애의 범위 등은 이 조문 자체에는 적혀 있지 않다. 따라서 “몇 살 이하는 무조건 해당한다”거나 “이런 상태면 자동으로 심신장애로 인정된다”는 식의 단정은 조문만으로는 할 수 없다. 실제 사안에서 이 요건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지, 일반적인 공식으로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제3자가 이익을 얻은 경우 — 제2항

제348조 제2항은 본인이 아니라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한 경우를 규정한다.

“제1항의 방법으로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을 교부받게 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즉 행위자 자신이 재물이나 이익을 직접 취득하지 않고, 제1항이 말하는 ‘이용’의 방법으로 제3자에게 재물을 교부받게 하거나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된다. 이때 적용되는 형벌은 제2항에 별도로 적혀 있지 않고, “제1항의 형에 처한다”고 명시되어 제1항의 법정형(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그대로 따른다.

미수에 그쳐도 처벌된다

형법 제352조는 미수범 처벌 대상 조문을 나열하면서 “제347조 내지 제348조의2, 제350조, 제350조의2와 제351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규정한다. 제348조(준사기)는 이 범위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실제로 재물의 교부나 이익의 취득에 이르지 못하고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정형 — 벌금형도 선택 가능

제348조 제1항이 정한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징역형과 벌금형이 ‘또는’으로 연결된 선택형이라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무겁게는 20년 이하의 징역까지 가능하지만, 사안에 따라 벌금형이 선고될 여지도 조문상 열려 있다.

조문 연혁과 시행 정보

제348조는 2026년 9월 22일 기준으로 현재 시행 중인 조문이다(시행 2026. 9. 13.). 현재의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21231호(공포 2025. 12. 23.)이며, 조문 상단에 표시되는 공포번호(법률 제21450호, 2026. 3. 12.)와는 다른 개정이다. 제348조의 연혁 표기는 “<개정 2025.12.23> [전문개정 2020.12.8]“로, 2020년에 전문개정된 뒤 2025년 12월 23일에 다시 개정된 조문이다.

참고로 법률 제21450호(2026. 3. 12. 일부개정)는 제98조, 제98조의2, 제99조, 제100조, 제101조, 제102조, 제104조, 제123조의2 등 주로 간첩·이적 관련 조문을 고친 개정이며, 이 개정으로 사기·준사기 조문이 바뀐 것은 아니다. 해당 부칙은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23조의2의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만 정하고 있어,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지 않았다.

정리

  • 형법 제348조 준사기죄는 ‘기망’이 아니라 ‘이용’을 행위 요건으로 한다.
  • 이용의 대상은 미성년자의 사리분별력 부족 또는 사람의 심신장애, 두 갈래이며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검토 대상이 된다.
  • 본인이 아니라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한 경우도 같은 형으로 처벌된다(제2항).
  •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며, 미수범도 처벌 대상이다.
  • 다만 ‘사리분별력 부족’과 ‘심신장애’의 구체적 판단 기준은 조문 자체에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실제 해당 여부는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참고 법령

  • 형법 제347조(사기) 제1항, 제2항
  • 형법 제348조(준사기) 제1항, 제2항
  • 형법 제352조(미수범)

관련 법령: 형법 제347조 · 형법 제348조 · 형법 제35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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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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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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