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이라더니 범인 취급하며 조사했다면, 그 진술을 재판에서 쓸 수 있나요
요약 및 결론: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라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진술거부권을 고지해야 하지만, 이 고지 의무는 "피의자"에게만 적용된다. 피의자 지위는 수사기관이 조사대상자에 대한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 인정되므로,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않은 참고인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지는 않는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8125 판결). 다만 실질이 피의자 신문인데도 고지를 피하려고 참고인 조사 형식을 취한 것으로 인정되면 제308조의2의 위법수집증거 배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수사 실무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했는데 질문의 초점이 사실상 자신의 혐의에 맞춰져 있었다고 느끼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나중에 그 진술조서가 재판에 증거로 제출되면,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았으니 무효 아니냐"는 다툼이 자주 벌어진다. 대법원은 2011년 마약류 수입 사건에서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뤄, 참고인과 피의자를 가르는 기준을 형식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실제 혐의 인정·수사 개시 여부로 제시했다.
진술거부권은 누구에게, 언제 고지해야 하나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일체의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 진술을 거부해도 불이익이 없다는 것, 거부권을 포기하고 한 진술은 유죄의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것,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정한다. 제2항은 이 고지를 한 뒤 피의자에게 권리를 행사할지 질문하고 그 답변을 조서에 기재하도록 하며, 답변은 피의자가 자필로 적거나 수사기관이 적은 부분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 조문이 고지를 요구하는 상대는 “피의자”뿐이고, 참고인에게 고지하라는 문언은 없다.
참고인과 피의자는 무엇으로 구별하나
대법원 2011도8125 판결은 이 구별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 진술거부권 고지 대상이 되는 피의자 지위는 수사기관이 조사대상자에 대한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 인정된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필로폰 수입 사건의 공범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검사가 참고인으로 조사했는데, 원심은 그가 사실상 피의자 지위에 있었다고 보아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들과 공범관계에 있을 가능성만으로” 검사가 그에 대한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수사를 개시하여 피의자 지위에 있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진술거부권 고지를 잠탈할 의도로 참고인 조사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볼 사정도 기록상 없다고 보아 원심을 법리오해로 파기·환송했다.
고지 없이 받은 진술,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나
이 물음의 답은 두 조문으로 나뉘어 있다. 제244조의3은 고지·질문·조서 기재라는 절차적 의무만 정하고, 그 위반의 효과(증거능력이 어떻게 되는지)는 규정하지 않는다. 증거에서 배제하는 효과는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조항과 그동안의 판례로 이어진다. 대법원은 이 판결에서도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피의자에게 미리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때에는 그 진술은 임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증거능력이 부인되어야 하고, 수사기관 조사과정에서 작성된 서류라면 ‘진술조서·진술서·자술서’라는 형식을 취했더라도 피의자신문조서와 달리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고지 의무 위반의 효과가 미치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피의자 지위에 있던 사람이고, 참고인 단계에 머물렀던 사람의 진술에는 이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행위(상황)별 분해표
| 상황 | 적용 조문 | 진술의 증거능력 |
|---|---|---|
| 수사기관이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수사를 개시한 뒤, 피의자를 신문하면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음 | 제244조의3제1항, 제308조의2 | 임의성이 인정돼도 증거능력 부인 (대법원 2011도8125 및 인용판례) |
| 아직 범죄혐의 인정·수사 개시 전 단계의 참고인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음 | 제244조의3제1항 (적용 대상 아님) |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님 |
| 수사기관이 고지를 피하려는 의도로 실질은 피의자 신문이면서 참고인 조사 형식을 취함 | 제308조의2 (위법수집증거 배제) | 이 판결은 그런 잠탈 의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만 판단했고, 잠탈 의도가 인정될 때의 효과 자체는 이 판결에서 확인되지 않음 |
| 진술거부권을 고지한 뒤 피의자가 권리 행사 여부를 답변했는데 조서에 기재하지 않음 | 제244조의3제2항 | 별도의 증거능력 판단 기준은 이 판결·조문 원문에 나타나 있지 않음 |
셋째 열은 형벌이 아니라 증거능력(재판에서 쓸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므로 “법정형”이 아니라 “증거능력”으로 표시했다. 이 주제는 처벌 조항이 아니라 증거법 조항이라서, 벌금·징역 같은 법정형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 재판에서는 어떻게 갈리나
이 쟁점은 형량이나 양형기준의 문제가 아니라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 판단 문제다. 즉 “이 사람이 조사받을 당시 실제로 수사기관이 그를 범인으로 보고 수사를 개시한 상태였는가”를 기록에 나타난 객관적 자료로 따진다. 2011도8125 판결에서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한 이유도, 원심이 “아무런 객관적 자료 없이” 참고인이 공범으로서 피의자 지위에 있다고 단정했다는 데 있었다. 공식적인 양형기준이나 통계로 다룰 성격의 쟁점이 아니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표 자료 없음.
관련 법령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①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관련 판례
[1] 피의자에 대한 진술거부권 고지는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여 진술이 강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정되는 것인데, 이러한 진술거부권 고지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내용 및 진술거부권 고지가 갖는 실질적인 의미를 고려하면 수사기관에 의한 진술거부권 고지 대상이 되는 피의자 지위는 수사기관이 조사대상자에 대한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 인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피의자 지위에 있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는 진술거부권이 고지되지 아니하였더라도 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2]
자주 묻는 질문
참고인으로 조사받으면서 진술거부권을 안 알려줬는데, 그 진술서를 나중에 재판에서 못 쓰게 할 수 있나요?
수사기관이 그 시점에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수사를 개시한 상태, 즉 실질적으로 피의자였다는 점이 객관적 자료로 인정되어야 고지 의무 위반 문제가 생긴다. 단순히 공범일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피의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으며, 이때는 고지하지 않았어도 증거능력이 부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11도8125).
공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참고인으로 부른 것 자체가 문제 아닌가요?
공범관계에 있을 가능성만으로 수사기관이 그 사람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여 피의자 지위에 있게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른 공범들의 혐의(예: 수입에 관한 범의)를 밝히기 위해 참고인으로 조사한 것이라면, 그 사람이 곧바로 피의자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이 판결의 판단이다.
진술거부권 고지 없이 받은 진술서라고 무조건 증거로 못 쓰는 건가요?
아니다. 고지 의무는 조문상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만 발생하므로, 그 단계에 이르지 않은 참고인의 진술에는 애초에 이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반대로 실질이 피의자 신문인데도 고지를 피하려고 참고인 조사 형식을 취한 것으로 인정되면 위법수집증거 배제(제308조의2)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 경우의 구체적 효과까지 이 판결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