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이라 불렸는데 피의자처럼 조사받았다면: 진술거부권 고지와 증거능력의 기준
당신이 참고인으로 불려 경찰이나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조사 과정에서 범인 취급을 받았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진술이 법정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알아봅시다.
진술거부권 고지는 누구에게 하는 것인가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다음을 알려주도록 요구합니다.
- 일체의 진술을 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것
- 진술을 거부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것
- 진술을 거부할 권리를 포기하고 한 진술은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것
- 신문을 받을 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 고지는 법정에서 “피의자”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만 의무적으로 해야 합니다. 참고인에게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나옵니다.
피의자 지위는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수사기관이 누군가를 조사할 때, 그 사람이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는 수사기관의 이름표가 결정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실질이 무엇인지를 봅니다.
대법원 판결(2011도8125)에 따르면, 피의자 지위가 인정되는 때는 수사기관이 조사대상자에 대한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입니다. 달리 말해, 수사기관이 당신을 범인 혐의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수사하겠다고 결정한 순간부터 당신은 피의자 지위에 들어가고, 그 순간부터 진술거부권 고지를 받을 권리가 생깁니다.
‘공범이 아닐 가능성’만으로는 피의자가 아니다
한 가지 중요한 판례의 사례를 봅시다. 어떤 사람이 수사 과정에서 다른 피의자들과 범행에 연루되어 보였습니다. 물품을 건네받아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이것만으로는 그 사람을 피의자로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공범관계에 있을 가능성만으로” 피의자 지위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수사기관이 실제로 그 사람에 대해 범죄혐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수사를 개시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했을 때의 법칙
만약 당신이 실제로는 피의자였는데 진술거부권 고지를 받지 못했다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즉, 피의자 지위에 있는 사람이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하고 진술한 경우, 그 진술은 형식이 어떻든(진술조서든 진술서든)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되어 법정에서 쓸 수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질이 참고인이었다면 어떻게 되는가
그런데 당신이 정말 참고인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진술거부권 고지는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만 의무입니다. 피의자 지위에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법률상 고지 의무가 없습니다. 따라서 당신이 실질적으로 참고인 지위에 있었다면,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의 진술이 법정에서 쓰일 수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피의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는 진술거부권이 고지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어떻게 판단하는가: 세 가지 기준
법원이 당신의 진술을 받아들일 것인지 결정할 때 봐야 할 기준들은:
-
수사기관의 행위 기록 — 수사기관이 당신에 대해 명시적으로 범죄혐의를 인정하고 수사를 개시했는가? 아니면 정보만 수집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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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이 아닌 실질 — 조사 명목이 ‘참고인 조사’였더라도, 실질적으로 범인 취급을 받은 정도가 진정한 의심을 넘어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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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거부권 잠탈 의도 — 수사기관이 고의적으로 진술거부권 고지를 피하기 위해 참고인 조사 형식을 취한 증거가 있는가?
이 세 가지를 모두 검토해야 당신의 진술이 법정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지 결정됩니다.
결론
“참고인이라더니 범인 취급했다”는 상황에서 당신의 진술이 재판에서 쓰일 수 있는지는 당신이 실제로 피의자 지위에 있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당신을 공식적으로 범인 혐의를 가지고 수사한 것이 기록에 남아 있고,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했다면, 그 진술은 법정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참고인 지위에만 있었다면, 진술거부권 고지 여부는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결정적 요소가 아닙니다. 단순히 “범인처럼 물어봤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의 명시적인 범죄혐의 인정과 수사 개시 행위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진술거부권 등의 고지)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
-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8125 판결
관련 판례
[1] 피의자에 대한 진술거부권 고지는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여 진술이 강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정되는 것인데, 이러한 진술거부권 고지에 관한 형사소송법 규정내용 및 진술거부권 고지가 갖는 실질적인 의미를 고려하면 수사기관에 의한 진술거부권 고지 대상이 되는 피의자 지위는 수사기관이 조사대상자에 대한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 인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피의자 지위에 있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는 진술거부권이 고지되지 아니하였더라도 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