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받을 때 변호사가 중간에 끼어들어 말할 수 있나요: 신문 중 이의제기와 의견진술의 차이
결론부터: “신문 후”가 원칙, “신문 중”은 두 가지만 예외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이 참여했을 때, 그 변호인이 언제 입을 열 수 있는지는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제3항에 본문과 단서로 나뉘어 있다.
본문은 “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정한다. 즉 원칙은 신문이 끝난 뒤 의견을 말하는 것이다.
단서는 “신문 중이라도” 허용되는 두 가지를 따로 정한다.
- 부당한 신문방법에 대한 이의제기 — 승인 문언이 없다.
-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은 의견진술 — 승인이 필요하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섞어 쓰면 안 된다. 하나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이고, 다른 하나는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로, 조문 자체가 요건을 다르게 적어 놓았다.
신문 중 이의제기 — 무엇에 대해, 승인이 필요한가
제243조의2제3항 단서가 신문 중 이의제기를 허용하는 대상은 **“부당한 신문방법”**뿐이다. 신문 내용 자체를 반박하거나 진술을 대신하는 권리가 아니라, 신문이 진행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지적하는 것이다. 조문에 “부당한 신문방법”이 무엇인지 정의된 바는 없다.
이 이의제기에 관해 법률 조문에는 승인 문언이 없다. 승인 없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 것은 법률이 아니라 대통령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 제14조제3항이다. 이 조항은 “피의자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은 제2항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신문방법에 대해서는 사법경찰관의 승인 없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한다.
신문 중 의견진술 — 승인이 원칙적으로 필요하다
반면 신문 중 의견진술은 법률상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해져 있다. 승인이 전제조건이라는 뜻이다.
다만 이 승인이 수사관의 자유로운 재량인지는 법률만으로는 알 수 없다. 법률 조문은 “승인을 받아”라고만 되어 있을 뿐, 승인 여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적혀 있지 않다.
이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수사준칙 제14조제2항이다. “피의자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중이라도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경우 사법경찰관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변호인의 의견진술 요청을 승인해야 한다”고 정한다. 즉 승인 여부가 수사관의 자유재량이 아니라,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승인해야 하는 의무로 되어 있다.
여기서 조문 구조를 정확히 봐야 한다. 법률은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는 승인 요건만 정한다.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승인해야 한다”는 의무는 대통령령에만 있다. 그러니 법률만 근거로 “수사관이 마음대로 거절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도, 대통령령만 근거로 “반드시 승인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조문을 절반만 본 것이다. 두 조문을 함께 읽어야 “원칙적으로 승인하되,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거절할 수 있다”는 전체 그림이 나온다. 다만 “정당한 사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 조문들에 정의되어 있지 않다.
신문이 끝난 뒤 의견진술과 조서 처리
신문 후 의견진술은 제3항 본문에 따른 원칙적인 방식이다. 수사준칙 제14조제1항은 이를 더 구체화해, 변호인이 신문 후 조서를 열람하고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며, 별도의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도 있다고 정한다. 이 경우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그 서면을 사건기록에 편철한다.
신문 중이든 신문 후든 변호인의 의견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는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제4항에 따라 변호인에게 열람하게 한 후 변호인으로 하여금 그 조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 또한 수사준칙 제14조제4항은 사법경찰관이 의견진술이나 이의제기가 있으면 그 내용을 조서에 적어야 한다고 정한다.
변호인 참여 자체도 신청이 있어야 하는 권리
변호인이 신문에 참여하는 것 자체도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제1항에 따르면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법정대리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의 신청이 있어야 하고, 사법경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 신청이 전제된 권리이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제한될 수 있는 구조다.
신문에 참여하려는 변호인이 2인 이상이면 제2항에 따라 피의자가 1인을 지정하고, 지정이 없으면 사법경찰관이 지정할 수 있다. 신문참여와 그 제한에 관한 사항은 제5항에 따라 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변호인의 조력 방식 — 자리, 메모, 단순 면담까지
수사준칙 제13조는 변호인의 참여가 형식적인 것에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인 조력 방식을 정한다. 사법경찰관은 변호인이 피의자의 옆자리 등 실질적인 조력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앉도록 해야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법적인 조언·상담을 보장해야 하며, 그 조언·상담을 위한 메모를 허용해야 한다. 또한 신문이 아닌 단순 면담 등이라는 이유로 변호인의 참여·조력을 제한해서는 안 되며, 이 규정은 피의자뿐 아니라 사건관계인에 대한 조사·면담에도 적용된다.
자주 오해하는 지점 정리
- “신문 중에는 아무 말도 못 한다”는 틀렸다. 부당한 신문방법에는 승인 없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 “신문 중 언제든지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도 틀렸다. 의견진술에는 승인이 필요하고, 그 대상도 한정되어 있다.
- “수사관이 무조건 거절할 수 있다”도 정확하지 않다. 대통령령상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승인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 현행 조문의 주체는 사법경찰관뿐이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승인”이라는 표현은 지금 조문이 아니다. 다만 2027년 12월 31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법률(법률 제21241호)의 제243조의2 문언은 주체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으로 바꾼다. 이 시점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고, 이 개정은 제59조의3·제215조의2를 고치는 것이 본래 목적이라 제243조의2 주체 변경을 그 개정의 핵심 내용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 이 조문에는 벌칙이나 과태료가 없다. 변호인의 신문참여를 둘러싼 불복은 별도 절차(준항고 등)의 문제이며, 이 글에서 그 구체적 내용까지 다루지는 않는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제1항, 제2항, 제3항(본문·단서), 제4항, 제5항
- 형사소송법 제417조(준항고, 인용 조문으로만 언급)
-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13조제1항, 제2항, 제3항
-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제14조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