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준 돈이 불법 자금이면 재산분할에서 기여로 인정될까
질문의 배경
이혼할 때 재산분할을 두고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 결혼 중 한쪽이 부모로부터 받은 돈이 결혼생활 중 가정에 들어간 경우, 그 돈이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특히 그 돈의 출처나 성격이 의심스럽다면(예를 들어 뇌물처럼 취급되어야 하는 돈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일반적인 직관은 “불법인 돈이면 가정에 쓴 것도 인정하면 안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민법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룰까. 두 개의 조문이 얽혀 있다.
재산분할의 법적 틀
재산분할청구권의 요건과 기준
민법 제839조의2는 재산분할을 정한다. 이 조문을 먼저 살펴보자.
협의상 이혼한 경우, 한쪽은 다른 쪽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제1항). 이혼 전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 이때 가정법원이 개입한다.
가정법원은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제2항). 법원이 정하는 기준은 구체적인 비율이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판단이다. “기타 사정”은 그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
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을 경과하면 소멸한다(제3항).
“기타 사정”의 범위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이라는 문언은 법원의 판단에 폭을 준다. 그렇다면 부모로부터 받은 돈, 특히 불법적 성격이 있는 돈도 “기타 사정”에 포함될 수 있을까.
조문 자체는 이에 대해 명시하지 않는다. 조문은 “참작하여”라는 표현으로 사실관계에 따른 재량을 법원에 남긴다.
불법원인급여 규칙의 한계
민법 제746조의 의미
다른 조문을 보자. 민법 제746조는 이렇게 말한다.
불법의 원인으로 인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불법원인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문의 핵심은 반환청구 금지이다. 불법의 원인이 있을 때, 재산을 준 사람(예: 뇌물을 준 사람)이 나중에 그것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단서가 있다. 불법원인이 받은 사람(수익자)에게만 있는 경우는 이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즉, 받은 쪽이 나쁜 것이지 준 쪽이 나쁜 게 아닌 경우, 준 쪽은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과의 연결 고리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제746조는 “반환청구”를 막는 조문이다. 그것이 재산분할 때 그 자금을 “기여로 인정할지”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와 제746조(불법원인급여)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 문구가 없다. 한 조문이 다른 조문의 판단 기준이 된다는 명시적인 규정도 없다.
즉, 불법원인급여 조문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재산분할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것은 조문이 정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 상황에서의 판단
법원의 재량
가정법원이 재산분할을 정할 때, 부모로부터 받은 돈(특히 불법적 성격이 의심되는 돈)을 어떻게 다룰지는 그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법원은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는 과정에서, 그 자금의 출처, 성격, 당사자 관계, 혼인 기간 동안의 기여 정도 등을 함께 고려할 것이다. 불법원인급여의 원칙도 법원이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의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문은 법원에 일정한 비율을 강제하지 않으며, 특정 자금의 제외나 포함을 정하지 않는다.
청구의 필수 요건
다시 한 번 강조하면, 법원이 이렇게 정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어야 한다. 둘째, 당사자가 법원에 청구해야 한다.
결론
부모가 준 돈이 불법 자금이라면,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취급될 것인가. 조문만으로는 “기여로 인정된다” 또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답할 수 없다.
법원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사정을 종합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금의 불법적 성격도 고려될 가능성이 있지만, 조문이 그것을 명시하지 않으므로, 구체적인 결과는 개별 사건의 판단에 맡겨진다.
참고 법령
- 민법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 민법 제746조(불법원인급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