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에 회사가 부담금을 안 넣었다면, 퇴직금으로 받나요 연금 계좌로 받나요
결론부터: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미납 부담금은 ‘퇴직금’으로 직접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되는 돈이다
회사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면서 부담금을 제때 넣지 않은 채 가입자가 퇴직한 경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제5항은 이렇게 정한다.
사용자는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가입자의 퇴직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가입자에 대한 부담금을 미납한 경우에는 그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항에 따른 부담금 및 제3항 후단에 따른 지연이자를 해당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납입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여기서 사용자(회사)의 의무는 미납된 부담금과 지연이자를 근로자 개인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는 것이다. 즉 돈이 들어가는 곳은 퇴직금 봉투가 아니라 연금 계정이다.
부담금 자체의 크기도 조문에 정해져 있다. 제20조제1항에 따라 사용자는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해야 한다. 퇴직 시 미납분이 있다면, 바로 이 제1항 부담금과 그에 따른 지연이자를 합쳐 계정에 넣어야 하는 것이다.
왜 ‘퇴직금’과 다른가 — 제9조와 제20조는 대상과 행위가 다르다
질문에서 “퇴직금으로 받나요”라고 물을 수 있는 이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퇴직금을 다루는 별도 조문(제9조)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9조는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의 부담금 미납과는 다른 상황, 다른 절차를 규정한다.
제9조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그리고 제9조제2항은 이 퇴직금을 “근로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 또는 제23조의8제1항에 따른 계정(이하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등”이라 한다)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다만 근로자가 55세 이후에 퇴직하여 급여를 받는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이 방법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 근로자가 계정을 지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9조제3항에 따라 근로자 명의의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으로 이전한다.
정리하면 두 조문은 이렇게 구분된다.
- 제9조제1항 (퇴직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 퇴직금을 지급하는 의무. 지급 방법은 제2항에 따라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등으로 이전.
- 제20조제5항 (확정기여형 미납 부담금): “퇴직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 미납 부담금과 지연이자를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는 의무.
둘 다 숫자상 “14일”이라는 기간을 쓰지만, 대상이 되는 돈(퇴직금인지 미납 부담금인지)과 돈이 가는 곳(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등인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인지)이 다르다. 질문자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에 가입된 상태에서 회사가 부담금을 넣지 않았다면, 적용되는 조문은 제20조제5항이고, 돈은 퇴직금이 아니라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으로 들어가는 부담금과 지연이자다.
참고로 제9조제2항의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등”은 근로자가 지정한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과 제23조의8제1항에 따른 계정을 함께 가리키는 약칭이며, 제20조제6항·제7항에 나오는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과 완전히 같은 의미로 혼용해서는 안 된다.
기한을 넘기면 지연이자가 붙는다 — 단 이율은 법에서 바로 정하지 않는다
제20조제3항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의 부담금 납입 기일을 이렇게 정한다.
사용자는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제1항에 따른 부담금을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가 정하여진 기일(확정기여형퇴직연금규약에서 납입 기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그 연장된 기일)까지 부담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부담금을 납입한 날까지 지연 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은행법」에 따른 은행이 적용하는 연체금리,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납입하여야 한다.
즉 지연이자는 정하여진 기일(또는 규약으로 연장된 기일)의 다음 날부터 실제 납입한 날까지의 기간에 대해 붙는다. 법률 조문 자체는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라는 상한만 정해 두었고, 구체적인 이율은 「은행법」상 은행의 연체금리와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 이 글에서 구체적인 숫자(예: 특정 퍼센트)를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제20조제4항은 “사용자가 천재지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따라 부담금 납입을 지연하는 경우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해서는 제3항(지연이자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한다. 다만 이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알 수 없고 역시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다.
14일을 넘길 수 있는 경우는 ‘당사자 간 합의’가 있을 때뿐이다
제9조제1항 단서와 제20조제5항 단서는 똑같은 구조로 예외를 둔다.
- 제9조제1항 단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 제20조제5항 단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납입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기한을 늦출 수 있는 요건은 ① 특별한 사정이 있고 ② 당사자 간의 합의가 있을 때로 한정된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사정이 있으니 나중에 주겠다”고 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근로자(가입자)와의 합의가 전제돼야 기일 연장이 가능하다.
부담금 미납 자체를 처벌하는 벌칙 조문인가 — 아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는 벌칙 조문이지만, 그 적용 대상은 확정기여형 부담금을 미납한 사용자가 아니다. 조문을 그대로 보면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27조제4항을 위반하여 가입자 보호조치를 하지 아니한 퇴직연금사업자
- 제33조제3항 및 제4항을 위반한 퇴직연금사업자
즉 제44조가 처벌하는 대상은 퇴직연금사업자이고, 위반 행위는 가입자 보호조치 의무(제27조제4항) 또는 제33조제3항·제4항 위반이다. 사용자의 부담금 미납이나 퇴직금 미지급 자체를 이 조문으로 처벌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이 글감에는 없다. 참고로 이 벌칙 조문은 법률 제21475호(2026. 3. 17. 공포)로 현재의 법정형 문언이 만들어졌으며, 같은 개정에서 제43조(벌칙)도 함께 고쳐졌지만 제43조의 구체적인 문언과 법정형은 이 글에서 확인된 범위 밖이다.
이 주제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법원 판례는 이 글감 범위 안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시행일 메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현재 시행일이 2026. 9. 18.인 법률 제21475호(2026. 3. 17. 공포)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개정 법률은 부칙에 따라 2026년 7월 1일부터 시행하되, 제43조와 제44조의 개정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도록 정했다. 부칙은 그 밖에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적용 대상 사업에 관한 특례(2026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는 50명, 2027년 1월 1일부터는 100명)만을 정하고 있으며,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지 않았다.
요약
- 확정기여형퇴직연금 가입자가 퇴직했는데 회사가 부담금을 미납한 경우: 제20조제5항에 따라 퇴직 등 사유 발생일부터 14일 이내에 미납 부담금과 지연이자를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해야 한다. 근로자에게 직접 현금으로 주는 ‘퇴직금’이 아니라 연금 계정으로 들어가는 돈이다.
- 퇴직금제도에 따른 퇴직금(제9조)은 별개의 조문이며, 지급 방법도 개인형퇴직연금제도의 계정등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 두 조문 모두 14일 기한이 있고, 그 기한을 늦출 수 있는 경우는 특별한 사정과 당사자 간 합의가 함께 있을 때뿐이다.
- 지연이자율의 구체적인 수치, 천재지변 외 지연이자 면제 사유, 퇴직 외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 등은 모두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있어 이 법률 조문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다.
참고 법령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퇴직금의 지급 등) 제1항·제2항·제3항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부담금의 부담수준 및 납입 등) 제1항·제3항·제4항·제5항·제6항·제7항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벌칙)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부칙(법률 제21475호, 2026. 3. 17.) 제1조·제2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