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판결로 경매를 넣을 때, 집부터 비워야 할까

입력 2026.10.11. 오전 10:08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소송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임차인이 다음으로 궁리하는 것은 “그 집을 경매에 넣으려면 집을 먼저 비워줘야 하는가”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청 단계와 수령 단계를 나눠야 답이 정확해진다. 두 단계에 적용되는 조문이 다르고, 요구되는 행위도 다르다.

1. 경매를 “신청”하는 단계 — 집을 비워줄 필요가 없다

민사집행법 제41조제1항은 집행개시의 일반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반대의무의 이행과 동시에 집행할 수 있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집행권원의 집행은 채권자가 반대의무의 이행 또는 이행의 제공을 하였다는 것을 증명하여야만 개시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보증금 반환과 집 인도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는 것을 집행권원(판결문 등)이 밝히고 있다면, 원칙적으로 채권자(임차인)가 “집을 비워줬다” 또는 “비워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경매가 시작된다. 이게 원칙이다.

그런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제1항은 이 원칙에 예외를 둔다.

임차인(제3조제2항 및 제3항의 법인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이 임차주택에 대하여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執行權原)에 따라서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집행개시(執行開始)요건에 관한 「민사집행법」 제41조에도 불구하고 반대의무(反對義務)의 이행이나 이행의 제공을 집행개시의 요건으로 하지 아니한다.

즉,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의 확정판결이나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으로 임차주택에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41조가 요구하는 “반대의무(인도)의 이행 또는 이행의 제공”을 집행개시 요건으로 삼지 않는다. 이 조문은 ‘반대의무’라는 표현만 쓰고 있고, ‘인도’라는 말은 등장하지 않는다 — 인도는 뒤에서 보는 제3항에서 따로 규정한다.

정리하면, 경매를 신청하는 단계에서는 집을 비워주지 않아도 된다. “신청하려면 집부터 비워야 한다”는 식의 이해는 이 조문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

2. 보증금을 “받는” 단계 — 여기서는 인도가 조건이다

문제는 경매가 진행되어 배당 단계에 이르렀을 때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제3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임차인은 임차주택을 양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하면 제2항에 따른 보증금을 받을 수 없다.

여기서 눈여겨볼 지점이 세 가지다.

  • **인도할 상대는 ‘양수인’**이다. 집을 경매로 사들인 낙찰자(매수인) 쪽에 인도해야 한다는 의미로 조문이 구성되어 있다.
  • **대상은 ‘제2항에 따른 보증금’**이다. 제2항은 대항요건과 임대차계약증서상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경매 또는 공매 시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를 규정한 조항이다.
  • 조문은 인도의 시점을 특정해 정하고 있지 않다. “배당기일 전까지”처럼 기한을 단정해서 말할 근거가 조문 자체에는 없다.

즉, 신청 단계에서는 인도 여부를 묻지 않지만, 실제로 경매·공매 절차에서 보증금(우선변제권에 따른 몫)을 받아 가려면 그 전에 집을 양수인에게 인도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로 걸려 있다.

3. 왜 이렇게 나뉘어 있을까 — 조문의 구조 이해

이 구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경매 신청은 인도 없이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증금을 실제로 받으려면 인도해야 한다.”

민사집행법 제41조제1항은 집행개시의 요건을 정한 문장이고, 문장 끝이 “개시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고 해서 법원의 재량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 조항은 “증명하여야만” 개시할 수 있다는 요건을 정한 규정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제1항은 바로 이 요건을 임차인의 경매 신청에서만 빼주는 특례이고, 보증금을 받으려면 인도해야 한다는 제3항과는 전혀 별개의 규정이다. 두 조항을 뒤섞어 “인도 없이는 경매도 못 넣고 보증금도 못 받는다”거나 반대로 “인도 없이 보증금까지 받을 수 있다”고 단정하면 둘 다 조문과 맞지 않는다.

4. 우선변제권의 전제 — 대항요건 + 확정일자

제3항에 따른 인도 의무는 제2항이 정한 우선변제권을 전제로 한다. 제2항은 다음과 같다.

제3조제1항ㆍ제2항 또는 제3항의 대항요건(對抗要件)과 임대차계약증서(제3조제2항 및 제3항의 경우에는 법인과 임대인 사이의 임대차계약증서를 말한다)상의 확정일자(確定日字)를 갖춘 임차인은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公賣)를 할 때에 임차주택(대지를 포함한다)의 환가대금(換價代金)에서 후순위권리자(後順位權利者)나 그 밖의 채권자보다 우선하여 보증금을 변제(辨濟)받을 권리가 있다.

즉, 우선변제를 받으려면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둘 다 갖추고 있어야 하고, 그 우선변제는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공매에서 임차주택(대지 포함)의 환가대금 중에서 이루어진다.

5. 이의가 있을 때의 절차

우선변제의 순위나 보증금에 이의가 있는 이해관계인은 경매법원이나 체납처분청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제4항, 재량 규정). 경매법원에 이의를 신청한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152조부터 제161조까지가 준용된다(제5항). 체납처분청에 이의가 신청된 경우, 이해관계인이 이의신청일부터 7일 이내에 임차인(또는 우선변제권을 승계한 금융기관등)을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는 것을 증명하면, 체납처분청은 해당 소송이 끝날 때까지 이의가 신청된 범위에서 변제를 유보하고 나머지 금액을 배분해야 한다(제6항, 의무 규정). 유보된 보증금은 소송 결과에 따라 배분된다.

6. 금융기관등의 우선변제권 승계

은행법에 따른 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체신관서, 한국주택금융공사, 일정 요건의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보험회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제7항 각 호)이 계약으로 임차인의 보증금반환채권을 양수한 경우에는 양수한 금액의 범위에서 우선변제권을 승계한다. 다만 임차인이 대항요건을 상실하거나, 임차권등기(또는 민법 제621조에 따른 임대차등기)가 말소된 경우에는 이 금융기관등(이하 “금융기관등”)이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없고(제8항), 금융기관등은 우선변제권 행사를 위해 임차인을 대리하거나 대위하여 임대차를 해지할 수도 없다(제9항).

7. 유의할 점 — 법령 시행일

이 글이 참고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는 2026년 1월 2일 시행된 현행 조문(법률 제21065호, 2025. 10. 1., 타법개정)이다. 다만 이 개정은 정부조직법에 따른 타법개정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제8조의2제4항제3호의 “기획재정부”를 “재정경제부”로 바꾸었을 뿐 제3조의2 자체는 손대지 않았다. 제3조의2의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2016년 5월 29일 공포된 법률 제14175호다.

민사집행법 제41조는 법률 제20733호(2025. 1. 31. 공포, 2026. 2. 1. 시행)가 현행 공포번호이지만, 제41조 자체에는 연혁 표기가 없어 이 문언을 만든 구체적 개정 시점은 확인되지 않는다. 한편 민사집행법은 2026년 3월 17일 공포된 법률 제21456호로 제26조·제173조·제224조·제278조·제303조가 개정되었으나, 이 개정은 2028년 3월 1일부터 시행되므로 이 글 작성 시점(2026. 10. 11. 기준)에는 아직 시행되지 않았고, 제41조는 이 개정 이후에도 문언이 바뀌지 않는다.


참고 법령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보증금의 회수)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제5항, 제6항, 제7항, 제8항, 제9항
  • 주택임대차보호법 부칙 <법률 제21065호, 2025. 10. 1.> 제1조, 제7조
  • 민사집행법 제41조(집행개시의 요건) 제1항, 제2항
  • 민사집행법 부칙 <법률 제20733호, 2025. 1. 31.> 제1조, 제2조
  • 민사집행법 부칙 <법률 제21456호, 2026. 3. 17.> 제1조(시행일 2028. 3. 1.)

관련 법령: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 민사집행법 제4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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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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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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