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된 휴대폰, 수사기관이 꼭 돌려줘야 하나요? — 환부와 가환부, '하여야'와 '할 수 있다'의 차이

입력 2026.10.01. 오전 10:08

수사 과정에서 휴대폰을 압수당한 경우, “증거 확보가 끝났으니 이제 돌려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흔히 하게 된다. 이 질문에 답은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은 상황에 따라 돌려주는 것을 의무로 정한 경우와 재량으로 정한 경우를 나누어 두고 있고, 이 둘을 구별하지 않으면 질문 자체가 틀린 전제 위에 서게 된다.

결론부터: ‘환부’와 ‘가환부’는 다른 제도다

형사소송법이 쓰는 용어는 두 가지다.

  • 환부: 압수를 해제하고 소유자 등에게 완전히 돌려주는 것
  • 가환부: 증거로는 계속 쓰되, 잠정적으로 물건을 돌려주는 것

이 둘은 요건도 다르고 문장에서 쓰는 어미도 다르다. “돌려줘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지금 문제 되는 것이 환부인지 가환부인지부터 가려야 한다.

제133조제1항 — 한 문장 안에서 의무와 재량이 갈린다

형사소송법 제133조제1항은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피고사건 종결 전이라도 결정으로 환부하여야 하고 증거에 공할 압수물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또는 제출인의 청구에 의하여 가환부할 수 있다.”

이 한 문장은 두 개의 서로 다른 규율을 담고 있다.

  1.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 → “결정으로 환부하여야 한다” (의무)
  2. 증거에 공할 압수물 → 소유자·소지자·보관자·제출인의 청구가 있으면 “가환부할 수 있다” (재량)

즉 휴대폰이 더 이상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는 물건이라면 환부는 의무로 규정되어 있다. 반면 아직 증거로 쓸 여지가 있는 휴대폰이라면, 청구가 있더라도 가환부는 재량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 이 둘을 같은 어미로 뭉뚱그려 설명하면 조문의 구조를 놓치게 된다.

제133조제2항 — ‘증거에만 공할 목적’인 물건의 특칙

제2항은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을 규율한다.

“증거에만 공할 목적으로 압수한 물건으로서 그 소유자 또는 소지자가 계속 사용하여야 할 물건은 사진촬영 기타 원형보존의 조치를 취하고 신속히 가환부하여야 한다.”

여기서 정하는 것은 환부가 아니라 가환부이며, 어미는 “하여야 한다”로 의무다. 다만 조건이 붙는다. 그 물건이 ① 증거에만 공할 목적으로 압수되었을 것, ② 소유자 또는 소지자가 계속 사용하여야 할 물건일 것이라는 두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그리고 문언은 사진촬영이나 그 밖의 원형보존 조치를 먼저 취한 뒤 “신속히” 가환부하라는 것이지, “즉시”라는 말은 조문에 없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이 조문 어디에도 ‘휴대폰’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조문이 쓰는 말은 ‘압수물’과 ‘물건’뿐이다. 휴대폰이 이 조항이 말하는 “계속 사용하여야 할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안에서 판단할 문제이지, 조문 자체가 휴대폰을 특정해 정하고 있지는 않다.

공소제기 전이라면 — 제218조의2, 검사에게 청구하는 절차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공소가 제기되기 전이라면 적용되는 조문은 제218조의2다.

“① 검사는 사본을 확보한 경우 등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 및 증거에 사용할 압수물에 대하여 공소제기 전이라도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또는 제출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환부 또는 가환부하여야 한다.”

이 조항을 읽을 때 주의할 부분이 두 가지다.

첫째, “사본을 확보한 경우 등”이라는 표현은 그 뒤에 나오는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을 꾸며주는 예시일 뿐이다. 사본만 확보되면 원본 휴대폰을 돌려준다는 뜻으로 단정할 근거는 조문에 없다. 압수 계속의 필요성이 없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는 요건은 그대로 남아 있다.

둘째, 이 조항의 의무는 청구가 있을 때 발생한다. 청구 없이 검사가 스스로 돌려줘야 하는 구조가 아니다.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제출인 중 누군가가 환부 또는 가환부를 청구해야 검사의 “하여야 한다”는 의무가 작동한다.

검사가 거부하면 —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제2항은 검사가 청구를 거부했을 때의 구제 절차를 정한다.

“② 제1항의 청구에 대하여 검사가 이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신청인은 해당 검사의 소속 검찰청에 대응한 법원에 압수물의 환부 또는 가환부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서 신청인이 법원에 청구하는 것은 “할 수 있다”로 되어 있는 선택지다. 법원에 가야만 한다는 의무가 아니라, 신청인이 선택할 수 있는 불복 수단으로 규정되어 있다.

다만 법원이 실제로 환부 또는 가환부를 결정하면, 그다음은 다시 의무로 바뀐다.

“③ 제2항의 청구에 대하여 법원이 환부 또는 가환부를 결정하면 검사는 신청인에게 압수물을 환부 또는 가환부하여야 한다.”

법원의 결정이 있으면 검사는 그에 따라 돌려줘야 한다. 다만 법원이 신청인의 청구를 받아들여 반드시 환부·가환부를 결정해 주는 것이라고 쓸 근거는 조문에 없다. 조문은 법원이 결정한 경우의 검사의 후속 의무를 정할 뿐, 법원의 판단 자체를 구속하지는 않는다.

제4항은 사법경찰관의 처분에도 제1항부터 제3항까지가 준용된다고 정한다.

“④ 사법경찰관의 환부 또는 가환부 처분에 관하여는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을 준용한다. 이 경우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 주의: 2026년 10월 2일부터 제218조의2 일부가 바뀐다

이 글을 쓰는 시점(2026-10-01 기준)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는 위에서 설명한 문언이 현행이다. 다만 이미 공포된 개정 법률(법률 제21857호, 2026. 8. 4. 공포)이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되면서 제2항과 제4항 일부가 바뀔 예정이다.

  • 현행(∼2026-10-01): 제2항 “해당 검사의 소속 검찰청에 대응한 법원” / 제4항 후단 “사법경찰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 2026-10-02 시행 예정: 제2항 “해당 검사가 소속된 각급 공소청 및 지청에 대응한 법원” / 제4항 후단 “검사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기준일 현재는 아직 시행 전인 문언이므로, 이 글이 발행된 이후 시점에 이 조항을 확인하는 독자라면 시행일이 지났는지부터 먼저 살펴야 한다.

재판이 끝나면 — 제332조, 몰수 선고가 없으면 압수 해제로 간주

공판까지 간 사건이라면 제332조가 적용된다.

“압수한 서류 또는 물품에 대하여 몰수의 선고가 없는 때에는 압수를 해제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조문의 문언은 “압수를 해제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돌려준다’거나 ‘자동으로 반환된다’는 표현으로 바꿔 쓸 근거는 조문에 없다. 압수 해제가 간주된다는 것과 실제로 물건이 인도되는 절차는 별개로 볼 필요가 있다.

몰수와 추징 — 형법 제48조

압수물이 최종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는 몰수가 선고된 때다. 형법 제48조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①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3. 제1호 또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 ② 제1항 각 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價額)을 추징한다. ③ 문서, 도화(圖畵), 전자기록(電磁記錄)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유가증권의 일부가 몰수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그 부분을 폐기한다.”

몰수는 “몰수할 수 있다”로 되어 있어 재량 사항이다. 대상은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않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그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제1호~제3호의 물건으로 한정된다. 몰수할 수 없을 때는 그 가액을 추징하고,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의 일부가 몰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그 부분만 폐기한다는 것이 문언이다. 물건 전체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몰수 대상이 되는 부분에 한정된다는 점이 조문에 명시되어 있다.

정리 — 질문에 대한 답은 상황마다 다르다

“증거로 더 필요 없는 휴대폰은 꼭 돌려줘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조문을 근거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상황근거 조문어미요건
피고사건 진행 중, 압수 계속 필요 없다고 인정제133조①전단하여야 한다(의무)법원의 결정 필요
피고사건 진행 중, 증거에 공할 압수물제133조①후단할 수 있다(재량)청구 필요
증거에만 공할 목적 + 계속 사용해야 할 물건제133조②하여야 한다(의무)원형보존 조치 후
공소제기 전, 압수 계속 필요 없거나 증거 사용 물건제218조의2①하여야 한다(의무)청구 필요
검사가 거부한 경우제218조의2②할 수 있다(재량)법원에 청구
법원이 환부·가환부 결정한 경우제218조의2③하여야 한다(의무)—

이 표가 보여주듯, “돌려줘야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단계와 요건에 따라 갈린다.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물건이라면 환부는 의무로 규정되어 있지만, 그 인정 자체와 청구라는 절차적 요건이 함께 걸려 있다. 조문은 ‘무조건’ 돌려준다거나 ‘자동으로’ 반환된다고 정하지 않는다. 개별 사안에서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있는지, 청구가 이루어졌는지, 어느 단계(수사 중인지 공판 중인지)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위 표의 어느 칸에 해당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주제와 관련해 확인되는 대법원 판례는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자료 범위 안에서는 없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위 조문이 정한 요건 충족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만 확인해 둔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133조(압수물의 환부, 가환부)
  •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압수물의 환부, 가환부)
  • 형사소송법 제332조(몰수의 선고와 압수물)
  • 형법 제48조(몰수의 대상과 추징)

관련 법령: 형사소송법 제133조 · 형사소송법 제218조의2 · 형사소송법 제332조 · 형법 제4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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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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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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