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형을 정할 때 살펴보는 사정 — 형법 제51조와 양형기준의 관계

입력 2026.09.25. 오전 10:08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대체 무엇을 보고 판단하나요?”라는 질문에는 법이 정한 두 층위의 답이 있습니다. 하나는 형법이 정한 ‘양형의 조건’이고, 다른 하나는 법원조직법이 정한 ‘양형기준’ 제도입니다. 이 둘은 이름이 비슷해 보이지만 근거 조문과 성격이 다릅니다. 이 글은 두 제도를 조문 그대로 정리합니다.

1. 형법 제51조 — 법관이 참작해야 하는 4가지 사항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는 형을 정할 때 참작해야 할 사항을 다음 네 가지로 규정합니다. 이 조문은 항 구분 없이 4개의 호로 구성되어 있고, 본문 어미는 “참작하여야 한다”는 의무 규정입니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즉 판사는 형을 정할 때 ①피고인 개인의 연령·성행·지능·환경, ②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③범행의 동기·수단·결과, ④범행 이후의 정황(반성 여부, 피해 회복 노력 등으로 흔히 언급되는 영역)을 참작해야 한다는 것이 형법이 정한 원칙입니다. 다만 이 조문 자체에는 ‘반성’, ‘합의’, ‘전과’ 같은 구체적 용어가 나오지 않으며, 위 네 가지 범주로만 규정되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이 문언을 만든 개정 시점에 관한 연혁 표기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현재 공포번호(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가 이 조문 자체를 새로 고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법률 제21450호는 간첩죄 관련 조문(제98조, 제98조의2 등)과 법왜곡죄(제123조의2) 등을 함께 고친 개정으로, 이 개정의 부칙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23조의2의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2.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 양형기준은 누가, 어떤 원칙으로 만드나

형법 제51조가 법관 개개인이 참작할 사항을 정한 것이라면,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양형기준의 설정 등)은 그 참작을 좀 더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이끌기 위한 ‘양형기준’ 제도의 근거 조문입니다.

① 설정 주체와 목적 양형위원회는 법관이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양형기준을 설정하거나 변경합니다.

② 양형기준을 만들 때 지켜야 할 원칙 (4개 호, 의무)

  1. 범죄의 죄질, 범정(犯情) 및 피고인의 책임의 정도를 반영할 것
  2. 범죄의 일반예방과 피고인의 재범 방지 및 사회복귀를 고려할 것
  3. 같은 종류 또는 유사한 범죄에 대해서는 고려하여야 할 양형 요소에 차이가 없으면 양형에서 서로 다르게 취급하지 아니할 것
  4. 피고인의 국적, 종교 및 양심,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양형상 차별을 하지 아니할 것

③ 양형기준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사항 (8개 호, 의무)

  1.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
  2. 범죄의 중대성을 가중하거나 감경할 수 있는 사정
  3. 피고인의 나이, 성품과 행실, 지능과 환경
  4. 피해자에 대한 관계
  5.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6. 범행 후의 정황
  7. 범죄 전력(前歷)
  8. 그 밖에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사항

④ 공개 의무 양형위원회는 양형기준을 공개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제81조의6은 ‘양형기준을 만드는 위원회가 지켜야 할 요건’을 정한 조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요건과 ‘양형기준이 법관에게 어떤 힘을 갖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며, 후자는 다음 절에서 다루는 제81조의7이 따로 규정합니다.

3. 법원조직법 제81조의7 — 양형기준은 ‘존중’하되 ‘구속력은 없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양형기준의 효력 등)이 이 질문의 핵심입니다. 이 조문은 두 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항 모두 본문과 단서가 갈립니다.

제1항

법관은 형의 종류를 선택하고 형량을 정할 때 양형기준을 존중하여야 한다. 다만,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

본문은 법관이 형의 종류를 선택하고 형량을 정할 때 양형기준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합니다. 그러나 단서는 이 양형기준이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고 명시합니다. 다시 말해 양형기준은 법관이 참고하고 존중해야 할 대상이지만, 그 기준을 벗어난 판결이 그 자체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형기준이 강화됐다’거나 어떤 사건이 언론에 크게 다뤄졌다고 해서 그 기준이 법관을 강제하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 단서가 조문상으로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제2항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 다만,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에 따라 심판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할 때는 그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는 것이 본문의 의무입니다. 다만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로 심판하는 경우에는 이 이유 기재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단서의 내용입니다.

정리하면, 양형기준 제도는 ①위원회가 객관적 기준을 만들고(제81조의6), ②법관은 그 기준을 존중할 의무는 있으나 구속력은 없으며, 기준을 벗어날 때는 원칙적으로 판결서에 이유를 적어야 한다(제81조의7)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기준을 벗어나면 무조건 위법이다’ 또는 ‘기준이 자동으로 형량을 강제한다’는 식의 이해는 이 단서 규정과 맞지 않습니다.

4. 효력 조항은 2014년에 만들어졌다 — 최근 개정과 섞지 말아야 할 부분

법원조직법 제81조의6과 제81조의7의 현재 문언은 법률 제12886호(공포 2014. 12. 30., 전문개정)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두 조문의 상단에 표시되는 공포번호(법률 제21451호, 2026. 3. 12. 일부개정)와는 다른 개정입니다. 법률 제21451호가 실제로 함께 고친 조문은 제32조(합의부의 심판권)이며, 제81조의6·제81조의7의 문언은 이 개정으로 바뀐 것이 아닙니다.

또한 법률 제21451호의 부칙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 제1조제2항: 제4조제2항 개정규정(대법관 증원)은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되, 증원되는 대법관 12명 중 4명은 공포 후 2년, 4명은 공포 후 3년, 4명은 공포 후 4년이 경과한 날부터 순차로 시행됩니다.
  • 제2조: 이 법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제32조제1항제3호자목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조치를 두고 있습니다.

이 경과조치는 제32조(합의부의 심판권)와 관련된 것으로, 양형기준의 효력을 정한 제81조의7과는 별개의 사항입니다.

5. 아직 시행되지 않은 개정들 — 현행처럼 읽으면 안 되는 부분

2026-09-25 기준으로, 법원조직법에는 앞으로 시행될 예정인 두 개의 개정이 공포되어 있으나 아직 시행 전입니다.

  • 법률 제21503호(2026. 3. 31. 타법개정, 2026-10-01 시행 예정): 제32조제1항제3호자목의 법률명 자구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으로 고치는 내용입니다.
  • 법률 제21485호(2026. 3. 17. 일부개정, 2028-03-01 시행 예정): 제3조, 제7조, 제40조의8, 제40조의10을 고치는 내용입니다.

두 시행예정본 모두 제81조의6·제81조의7의 문언은 현행과 동일하며, 이 글에서 다룬 양형기준의 설정 원칙이나 존중 의무·구속력 부정 규정을 바꾸는 내용이 아닙니다. 다만 아직 시행되지 않은 조문을 현재 시행 중인 것처럼 인용해서는 안 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은 무효가 되나요?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제1항 단서가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고 명시하므로, 기준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 판결이 위법하거나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원칙적으로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합니다.

Q. 판결서에 양형 이유를 반드시 적어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어떻게 나뉘나요?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 판결서에 그 이유를 적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로 심판하는 경우에는 이 의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7제2항).

Q. 형법과 법원조직법, 어느 쪽이 형량을 정하는 근거인가요? 형법 제51조는 법관이 형을 정할 때 참작해야 할 사항(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직접 규정한 조문입니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제81조의7은 이 참작을 구체화하기 위해 양형위원회가 만드는 ‘양형기준’ 제도의 설정 원칙과 효력을 정한 조문으로,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양형기준의 설정 등)
  •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양형기준의 효력 등)
  • 법원조직법 제32조(합의부의 심판권) — 법률 제21451호 개정 대상
  • 법원조직법 부칙 〈제21451호, 2026. 3. 12.〉 제1조, 제2조
  • 형법 부칙 〈제21450호, 2026. 3. 12.〉

관련 법령: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 법원조직법 제81조의7 · 형법 제51조

같은 법이 적용된 이슈

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25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 콘텐츠 원칙 보기

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광고
TopPick — 우리 병원은 AI 답변에 있나요? 병원 AI 검색 노출 무료 진단 광고 의뢰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