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형을 정할 때 어떤 사정을 살펴보나요 — 형법 제51조와 양형기준의 위치
짧은 답: 법률이 직접 정한 참작 사항은 형법 제51조의 네 가지(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 피해자에 대한 관계 /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여기에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설정하는 양형기준이 더해지는데,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제1항 본문은 법관이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하면서도, 같은 항 단서에서 “다만,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1. 법률이 직접 적어 둔 참작 사항 — 형법 제51조
형법(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제51조의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51조(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이 조문을 읽을 때 정확히 짚어야 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 구조는 항 없이 호 4개입니다. “제51조 제1항”이라는 인용은 조문 구조와 맞지 않습니다. 호는 제1호~제4호 네 개뿐입니다.
- 본문 어미는 “참작하여야 한다”는 의무형입니다. 재량으로 살펴봐도 되는 목록이 아니라, 형을 정할 때 참작하도록 법이 정해 둔 사항입니다.
- 괄호 정의가 없습니다. ‘성행’이나 ‘범행 후의 정황’이 무엇인지 이 조문이 따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연혁 표기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문언을 만든 개정이 무엇인지 조문만으로는 확정할 수 없고, 상단 공포번호(법률 제21450호)가 이 문언을 만들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참고로 형법 부칙(제21450호)은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23조의2의 개정규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합니다. 이 개정이 함께 고친 조문은 제98조, 제98조의2, 제99조, 제100조, 제101조, 제102조, 제104조, 제123조의2이며, 제51조는 그 목록에 없습니다.
2. 양형기준은 누가, 어떤 원칙으로 만드나 —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법원조직법(시행 2026. 3. 12., 법률 제21451호, 2026. 3. 12. 일부개정, 소관 대법원) 제81조의6은 양형기준을 만들 때 지켜야 할 것을 정합니다. 항 4개, 호 12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① 설정·변경의 주체
“위원회는 법관이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양형기준을 설정하거나 변경한다.” — 서술형 문장이며, 양형기준의 성격을 법이 “참고할 수 있는” 기준으로 적고 있다는 점이 제81조의7과 이어집니다.
② 준수 원칙 4개 호 (의무)
1. 범죄의 죄질, 범정(犯情) 및 피고인의 책임의 정도를 반영할 것
2. 범죄의 일반예방과 피고인의 재범 방지 및 사회복귀를 고려할 것
3. 같은 종류 또는 유사한 범죄에 대해서는 고려하여야 할 양형 요소에 차이가 없으면 양형에서 서로 다르게 취급하지 아니할 것
4. 피고인의 국적, 종교 및 양심,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양형상 차별을 하지 아니할 것
제3호는 같은 종류·유사 범죄를 같게 다루라는 일관성 원칙, 제4호는 국적·종교 및 양심·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 금지입니다. 둘 다 “하여야 한다”로 묶인 준수 원칙입니다.
③ 고려 사항 8개 호 (의무)
1.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
2. 범죄의 중대성을 가중하거나 감경할 수 있는 사정
3. 피고인의 나이, 성품과 행실, 지능과 환경
4. 피해자에 대한 관계
5.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6. 범행 후의 정황
7. 범죄 전력(前歷)
8. 그 밖에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사항
④ 공개 의무
“위원회는 양형기준을 공개하여야 한다.”
제51조와 겹치는 부분, 겹치지 않는 부분
| 사정 | 형법 제51조 |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제3항 |
|---|---|---|
| 나이·성행(성품과 행실)·지능과 환경 | 제1호 | 제3호 |
| 피해자에 대한 관계 | 제2호 | 제4호 |
|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 제3호 | 제5호 |
| 범행 후의 정황 | 제4호 | 제6호 |
|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 | — | 제1호 |
| 가중·감경할 수 있는 사정 | — | 제2호 |
| 범죄 전력 | — | 제7호 |
| 그 밖에 필요한 사항 | — | 제8호 |
다만 두 조문의 수범자와 국면이 다릅니다. 형법 제51조는 형을 정할 때 참작할 사항이고,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제2항·제3항은 위원회가 양형기준을 설정·변경할 때 준수·고려할 사항입니다. 요건(제81조의6)과 효력(제81조의7)은 서로 다른 조문이므로 섞어 인용하지 않는 편이 정확합니다.
3. “양형기준이 강화됐다”는 말의 정확한 무게 — 법원조직법 제81조의7
제81조의7(양형기준의 효력 등)
① 법관은 형의 종류를 선택하고 형량을 정할 때 양형기준을 존중하여야 한다. 다만,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
②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 다만,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에 따라 심판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1항 — 본문과 단서가 갈린다
- 본문: 법관은 형의 종류를 선택하고 형량을 정할 때 양형기준을 존중하여야 한다(의무형).
- 단서: 다만,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
따라서 어떤 범죄군의 양형기준이 새로 설정되거나 변경되었다는 소식이 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조문상 구속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조문은 ‘존중’과 ‘법적 구속력 없음’을 한 항 안에 나란히 두고 있습니다. ‘무조건’, ‘자동으로’, ‘즉시’, ‘강제된다’ 같은 표현은 이 조문에 없는 말입니다.
제2항 — 여기도 본문과 단서가 갈린다
- 본문: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
- 단서: 다만,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에 따라 심판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단서의 연결어는 “또는”입니다. 두 절차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이유 기재 의무의 예외가 됩니다. 구속력이 없는 대신 벗어날 때 이유를 적게 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짜여 있는 셈입니다.
이 문언을 만든 개정은 2014년 것이다
제81조의6과 제81조의7에는 모두 [전문개정 2014.12.30] 표기가 붙어 있고, 현재 문언을 만든 개정은 **법률 제12886호(공포 2014. 12. 30.)**입니다. 법제처 원문 상단의 공포번호(법률 제21451호, 2026. 3. 12.)와는 다릅니다. 2026년 개정이 양형기준의 효력 조항을 손봤다고 쓰면 사실과 다릅니다. 실제로 법률 제21451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32조(합의부의 심판권)입니다.
4. 시행일 정리 — 지금 현행인 것과 아직 아닌 것
기준일 2026년 9월 25일 시점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내용 | 시행 상태 |
|---|---|---|
|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제81조의7 | 현행 문언(시행 2026. 3. 12.) | 현행 |
| 형법 제51조 | 현행 문언(시행 2026. 9. 13.) | 현행 |
| 법률 제21503호 | 제32조제1항제3호자목 인용 법률명 자구 개정 | 미시행 — 시행일 2026. 10. 1. |
| 법률 제21485호 | 제3조·제7조·제40조의8·제40조의10 개정 | 미시행 — 시행일 2028. 3. 1. |
두 시행예정본 모두 제81조의6·제81조의7의 문언은 현행과 동일합니다. 즉 앞으로 시행될 개정이 양형기준의 효력 구조를 바꾸는 내용은 이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법원조직법 부칙(제21451호)도 시행일만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1조제1항은 공포한 날 시행, 제1조제2항은 제4조제2항 개정규정을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하되 증원되는 대법관 12명 중 4명은 공포 후 2년, 4명은 3년, 4명은 4년이 경과한 날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제2조는 시행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인 형사사건에 대해 제32조제1항제3호자목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 규정을 적용하는 경과조치를 둡니다.
5. 자주 헷갈리는 지점 (Q&A)
Q. 형을 정할 때 살펴야 할 사정이 법에 적혀 있나요? A. 형법 제51조가 네 가지를 열거하고, 본문에서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제1호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제2호 피해자에 대한 관계, 제3호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제4호 범행 후의 정황입니다.
Q. 양형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위법한 판결인가요? A.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제1항 단서는 양형기준이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같은 항 본문은 존중 의무를, 제2항 본문은 기준을 벗어난 경우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을 의무를 정합니다. 이 효력·이유 기재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판례는 이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구체적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Q. 양형의 이유를 늘 적어야 하나요? A. 조문은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 적도록 하고, 단서에서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에 따라 심판하는 경우는 예외로 둡니다.
Q. 전과(범죄 전력)도 고려 대상인가요? A. 형법 제51조의 4개 호에는 ‘범죄 전력’이라는 항목이 따로 없습니다. 다만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제3항제7호는 위원회가 양형기준을 설정·변경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 “범죄 전력(前歷)“을 들고 있습니다. 두 조문의 국면이 다르다는 점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Q. 국적이나 종교 때문에 형이 달라질 수 있나요? A.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제2항제4호는 위원회가 양형기준을 설정·변경할 때 “피고인의 국적, 종교 및 양심,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양형상 차별을 하지 아니할 것”을 준수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Q. 특정 범죄의 권고 형량 범위는 어떻게 되나요? A. 개별 범죄군의 권고 형량이나 가중·감경 수치는 위원회가 설정·변경하는 양형기준의 내용이어서, 법원조직법·형법 조문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제4항은 위원회가 양형기준을 공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6. 한 문단 요약
형을 정할 때 살피는 사정은 형법 제51조의 네 가지 참작 사항이 법률상의 뼈대이고, 여기에 양형위원회가 설정·변경하는 양형기준이 참고 자료로 더해집니다. 양형기준을 만들 때 위원회가 지켜야 할 원칙(법원조직법 제81조의6제2항, 4개 호)과 고려해야 할 사항(같은 조 제3항, 8개 호)은 법이 정해 두었고, 그 기준의 효력은 별도 조문인 제81조의7이 정합니다. 그 조문의 결론은 “존중하여야 한다, 다만 법적 구속력은 없다”이며, 대신 기준을 벗어나면 판결서에 이유를 적되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는 예외입니다. 이 효력 조항의 현재 문언은 2014년 12월 30일 전문개정(법률 제12886호)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2026년 개정들이 이를 바꾼 바는 없습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 시행 2026. 9. 13., 법률 제21450호, 2026. 3. 12. 일부개정
- 형법 부칙 〈제21450호, 2026. 3. 12.〉
- 형법 제98조, 제98조의2, 제99조, 제100조, 제101조, 제102조, 제104조, 제123조의2 (법률 제21450호가 함께 개정한 조문)
-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양형기준의 설정 등) — 시행 2026. 3. 12., 법률 제21451호, 2026. 3. 12. 일부개정 / 현재 문언은 [전문개정 2014. 12. 30.] 법률 제12886호
-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양형기준의 효력 등) — 시행 2026. 3. 12. / 현재 문언은 [전문개정 2014. 12. 30.] 법률 제12886호
- 법원조직법 제32조(합의부의 심판권) — 법률 제21451호가 함께 개정한 조문
- 법원조직법 제4조제2항 — 법률 제21451호 부칙 제1조제2항의 단계 시행 대상
- 법원조직법 부칙 〈제21451호, 2026. 3. 12.〉 제1조, 제2조
- 법원조직법 제3조, 제7조, 제40조의8, 제40조의10 — 법률 제21485호(시행 2028. 3. 1., 기준일 현재 미시행) 개정 대상
- 법원조직법 제32조제1항제3호자목 — 법률 제21503호(시행 2026. 10. 1., 기준일 현재 미시행) 개정 대상
조문 원문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제공 데이터를 기준으로 하며, 기준일은 2026년 9월 25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