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어린 피해자 진술 조회, 13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으면 전문가에게 물어야 한다
판사와 경찰의 다른 기준
성폭력범죄 수사 과정에서 어린 피해자의 진술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 법원과 수사기관(경찰, 검찰)이 같은 기준을 따르는지, 아니면 다른 기준을 따르는지는 피해자 보호에 직결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33조는 이를 명확히 구분한다. **판사는 ‘할 수 있다’이고, 경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은 특정 경우에 ‘해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법원의 규정: 재량적 조회
먼저 법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심리학자, 사회복지학자, 그 밖의 관련 전문가로부터 행위자 또는 피해자의 정신·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피해자의 진술 내용에 관한 의견을 ‘조회할 수 있다’(제33조 제1항). 이는 법원의 선택에 맡긴다는 뜻이다. 법원은 성폭력범죄를 조사·심리할 때 이러한 조회 결과를 ‘고려하여야’ 한다(제33조 제2항)는 점에서 고려할 의무는 있지만, 조회 자체는 강제되지 않는다.
수사기관의 규정: 특정 경우에 의무
그렇다면 경찰 등 수사기관은? 제33조 제4항은 법원의 규정을 수사기관에 준용하되, 단서(예외 규정)를 둔다.
본문: 수사기관도 제1항부터 제3항까지를 준용한다. 즉, 법원과 마찬가지로 의견 조회는 ‘할 수 있다’이다.
단서: 다만,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관련 전문가에게 피해자의 정신·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진술 내용에 관한 의견을 ‘조회하여야 한다’(제33조 제4항 단서).
핵심 차이: 선택 vs. 의무
경찰이 어린 피해자 진술을 꼭 전문가에게 물어야 하나?
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 13세 미만의 피해자: 경찰은 전문가의 의견을 조회해야 한다.
- 장애가 있는 피해자(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경우): 역시 조회해야 한다.
- 그 외의 피해자: 경찰도 판사처럼 필요에 따라 조회할 수 있지만, 강제되지 않는다.
이는 성폭력범죄 피해자 중 연령이나 신체·정신 상태로 인해 특히 취약한 계층을 법이 우대 보호하는 구조다.
조회 결과의 효력
중요한 것은 조회 결과 자체다. 경찰과 검찰이 조회를 하더라도, 그 결과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법적 의무는 없다. 조사·심리 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법적 의무의 범위다. 즉,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수사나 기소의 방향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참고 법령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전문가의 의견 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