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인을 관리위원회에서 뽑기로 정했으면 세입자는 투표권이 없나요?
결론부터
규약으로 “관리인을 관리위원회 결의로 선임·해임한다”고 정해 둔 경우, 그 선임·해임은 관리위원회 안에서 이뤄지는 절차입니다. 세입자(점유자)가 구분소유자 대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 조문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집합건물법”) 제24조제4항인데, 이 조항이 가리키는 무대는 “제3항 본문에 따른 관리단집회”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관리위원회 결의로 관리인을 뽑기로 정한 것은 제3항의 단서에 해당하므로, 제4항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래에서 조문을 하나씩 따라가며 설명합니다.
1. 관리인 선임의 두 갈래 — 관리단집회냐, 관리위원회냐
집합건물법 제24조제3항은 이렇게 정합니다.
관리인은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된다. 다만, 규약으로 제26조의3에 따른 관리위원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되도록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
즉 원칙은 관리단집회 결의이고, 규약으로 미리 정해 두면 관리위원회 결의로 바꿀 수 있다는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관리인 선임이 언제나 관리단집회 투표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질문에서 말한 “관리위원회에서 뽑기로 정했다”는 상황은 바로 이 단서가 적용된 경우입니다.
참고로 구분소유자가 10인 이상인 건물은 제1항에 따라 관리인을 선임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제24조제1항), 관리인은 구분소유자가 아니어도 되며 임기는 2년 범위에서 규약으로 정합니다(제24조제2항).
2. 점유자(세입자)의 의결권 행사 — 제4항이 가리키는 범위
제24조제4항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전유부분을 점유하는 자는 제3항 본문에 따른 관리단집회에 참석하여 그 구분소유자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점유자가 행사하는 것은 “그 구분소유자의 의결권”입니다. 점유자 본인에게 고유한 투표권이 생기는 게 아니라,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그 사람 몫의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는 구조입니다.
둘째, 이 조항이 가리키는 집회는 “제3항 본문에 따른 관리단집회”뿐입니다. 즉 관리인 선임·해임이 관리단집회 결의로 이뤄지는 경우(제3항 본문)를 전제로 한 규정입니다. 규약으로 관리위원회 결의로 정한 경우(제3항 단서)는 제4항이 명시적으로 가리키는 대상이 아닙니다.
3. 그래서 관리위원회 선임이면 세입자는 어떻게 되나
조문의 문언을 그대로 따르면, 관리인 선임·해임을 관리위원회 결의로 하도록 규약에서 정해 둔 경우, 제24조제4항이 전제하는 “관리단집회에서 구분소유자의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는 틀 자체가 적용될 자리가 없습니다. 관리위원회 결의는 관리단집회 투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자료만으로는 관리위원회의 구성·운영이나 그 결의 절차에 점유자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제24조제3항 단서는 “제26조의3에 따른 관리위원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되도록 정한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고만 할 뿐, 관리위원회의 구체적 운영 방식은 이 조문 안에 담겨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관리위원회 선임 방식이면 세입자는 아무런 투표권이 없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제24조제4항이 적용되는 ‘관리단집회 결의’ 방식의 투표권 대리 행사는 관리위원회 결의 방식에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까지만 이 조문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관리단집회 방식이라도 세입자가 늘 투표하는 건 아니다 — 단서 두 가지
관리인 선임이 관리단집회 결의로 이뤄지는 경우(제3항 본문)라 해도, 점유자가 항상 구분소유자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24조제4항 단서는 두 가지 예외를 정합니다.
다만, 구분소유자와 점유자가 달리 정하여 관리단에 통지하거나 구분소유자가 집회 이전에 직접 의결권을 행사할 것을 관리단에 통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구분소유자와 점유자가 서로 달리 정해서 관리단에 통지한 경우
- 구분소유자가 집회 전에 “내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관리단에 통지한 경우
이 두 경우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점유자는 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즉 관리단집회 결의 방식이라 해도 점유자의 의결권 행사는 “구분소유자의 승낙”과 “통지 여부”에 달린 조건부 권한이지, 세입자라는 지위만으로 자동으로 생기는 권리가 아닙니다.
5. 관리인 해임 청구는 구분소유자만
한 가지 더 짚어둘 것은, 관리인에게 부정행위 등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사정이 있을 때 법원에 해임을 청구할 수 있는 사람은 제24조제5항에 따라 “각 구분소유자”입니다. 이 청구권은 점유자에게까지 확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6. 전유부분 50개 이상 건물의 관리인 신고
참고로 제24조제6항은 전유부분이 50개 이상인 건물(공동주택관리법상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임대주택,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신고한 대규모점포등관리자가 있는 대규모점포·준대규모점포는 제외)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선임 사실을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자치구의 구청장(이하 “소관청”)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신고 방법·기한은 이 조문 자체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정리
| 상황 | 제24조상 근거 | 핵심 |
|---|---|---|
| 관리단집회 결의로 선임 (제3항 본문) | 제4항 본문 | 점유자가 구분소유자의 승낙을 받으면 그 의결권을 대신 행사할 수 있음 |
| 위 상황에서 단서 통지가 있는 경우 | 제4항 단서 | 점유자의 의결권 대리 행사가 배제됨 |
| 규약으로 관리위원회 결의 선임 (제3항 단서) | — | 제4항이 가리키는 “관리단집회”가 아니므로, 같은 틀의 의결권 대리 행사가 들어맞지 않음 |
이 글은 집합건물법 제24조의 문언을 설명한 것으로, 개별 건물의 규약 내용이나 관리위원회 운영 세칙까지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적용은 해당 건물의 규약과 관리위원회 구성 방식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참고 법령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관리인의 선임 등) 제1항~제6항
-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6조의3 (제24조제3항 단서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