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낸 사직서, 노동위원회에 언제까지 다퉈야 할까 — 민법 제107조·제110조와 근로기준법 제28조
결론부터: 신청 기한은 “그 일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는 기간은 근로기준법 제28조제2항이 정한다.
“제1항에 따른 구제신청은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8조제2항)
즉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한 날(제23조제1항은 이를 묶어 “부당해고등”이라 부른다)로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신청해야 한다. 90일이 아니라 “3개월”이라는 단위로 정해져 있다는 점을 정확히 봐야 한다.
구제신청 자체는 근로기준법 제28조제1항에 따라 근로자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해진 권리이고, 신청 기간은 “하여야 한다”로 정해진 의무 요건이다. 두 가지는 성격이 다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문제는 — 억지로 낸 사직서를 사용자의 해고로 다투려고 할 때, 그 “3개월”을 어느 날부터 세느냐이다. 사직서를 낸 날인지, 사직서의 효력을 다투는 절차가 끝난 날인지는 근로기준법 제28조 문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이 부분은 사직서의 의사표시 자체가 민법상 어떤 평가를 받는지와 맞물려 있다.
사직서는 늘 “효력이 있다”가 원칙이다 — 민법 제107조
민법 제107조(진의 아닌 의사표시)는 다음과 같이 정한다.
“①의사표시는 표의자가 진의아님을 알고 한 것이라도 그 효력이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무효로 한다. ②전항의 의사표시의 무효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민법 제107조)
이 조문의 구조를 정확히 보면, 본문과 단서가 서로 반대 방향이다.
- 본문: 사직서를 쓴 사람이 속으로는 그만둘 생각이 없었더라도, 그 사직서는 “효력이 있다”는 것이 원칙이다.
- 단서: 다만 사직서를 받은 상대방(사용자)이 “표의자의 진의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그 사직서가 “무효”가 된다.
즉 “속으로는 그만두고 싶지 않았는데 억지로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사직서가 바로 무효가 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그 속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단서가 적용되어 무효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될 문제이고, 조문 자체가 그것만으로 결론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제2항은 이렇게 무효가 되더라도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한다. 사직서 작성 당사자 사이의 문제와, 그 사실을 모르는 제3자와의 관계는 별도로 취급된다는 의미다.
사기·강박으로 낸 사직서는 “무효”가 아니라 “취소할 수 있다” — 민법 제110조
여기서 흔히 혼동되는 부분이 있다. 사용자가 속여서 또는 겁을 줘서 사직서를 받아낸 경우에는 제107조가 아니라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가 적용되는데, 그 효과가 제107조와 다르다.
“①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②상대방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 제삼자가 사기나 강박을 행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③전2항의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민법 제110조)
- 제1항: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처음부터 효력이 없는 것(무효)이 아니라, “취소할 수 있는” 것이다. 취소권을 행사해야 비로소 효력이 부정된다.
- 제2항: 사용자 본인이 아니라 제3자가 사기·강박을 한 경우에는, 상대방(사용자)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다. 제1항보다 요건이 하나 더 붙는다.
- 제3항: 이렇게 취소되더라도 선의의 제3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한다.
제107조 단서가 “무효로 한다”라고 정한 것과 달리, 제110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취소할 수 있다”로 정해져 있다. 사기·강박에 의한 사직서를 “무효”라고 표현하는 것은 조문 문언과 맞지 않다.
조문이 말하지 않는 부분: 사직서 다툼과 노동위원회 신청의 연결
여기서 분명히 해 둘 점이 있다. 근로기준법 제23조·제28조와 민법 제107조·제110조 어디에도 “권고사직”이나 “사직서”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사직서가 무효가 되거나 취소되면 그 퇴직은 해고가 된다”는 연결 관계도 이 조문들의 문언 자체에는 적혀 있지 않다.
제23조제1항이 금지하는 “부당해고등”은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가리키는 괄호 정의이고, 제28조는 이 정의를 그대로 받아 구제신청 대상으로 삼는다. 근로자가 작성·제출한 사직서가 민법상 무효이거나 취소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곧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등”에 해당한다고 조문이 직접 말해주지는 않는다. 사직서의 민법적 효력 문제와 근로기준법상 구제신청 대상인지의 문제는 서로 다른 조문 체계에 속해 있고, 이 둘을 연결하는 판단은 개별 사안에서 구체적 사정에 따라 이루어질 사항이다.
실무에서 기억해 둘 순서
- 사직서를 낸 경위를 정리한다 — 사용자가 사직서 작성 당시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압박이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기록해 둔다. 민법 제107조 단서나 제110조가 요구하는 요건(상대방이 진의 아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사기·강박이 있었는지)은 사안의 구체적 사정으로 판단되는 부분이라, 사실관계 정리가 출발점이다.
-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기한을 놓치지 않는다 — 근로기준법 제28조제2항은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라는 기한을 의무로 정해 두었다. 사직서를 둘러싼 다툼이 있다고 해서 이 기한이 늘어나는 것은 조문에 나와 있지 않으므로, 일단 기한 안에 신청 여부를 판단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 민법상 효력 다툼과 근로기준법상 구제신청은 별개의 절차라는 점을 인지한다 — 사직서의 무효·취소를 주장하는 것과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는 것은 근거 법률과 절차가 다르다.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해 대응 방향을 정할 필요가 있다.
참고 법령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 근로기준법 제28조(부당해고등의 구제신청)
- 민법 제107조(진의 아닌 의사표시)
-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