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불법촬영물·딥페이크가 자동 저장됐다면, 바로 지우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불법촬영물이나 얼굴·신체를 합성한 영상이 휴대폰에 자동으로 저장된 뒤, 이를 발견하자마자 삭제했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행 법령에는 “자동 저장 후 삭제하면 처벌하지 않는다” 또는 “자동 저장은 무조건 처벌한다”는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글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형법 조문만을 근거로, 소지·시청죄가 성립하는 구조와 그 안에서 ‘삭제’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정리한다.
1. 소지·시청죄는 어떤 행위를 처벌하는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제4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처벌 대상 행위는 소지, 구입, 저장, 시청 네 가지가 나란히 규정돼 있다. 대상은 제1항(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촬영물)과 제2항(그 촬영물의 반포등에 관한 규정)에서 말하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이며, 이 조문에서 복제물에는 “복제물의 복제물”까지 포함된다.
딥페이크로 통칭되는 합성 영상에 대해서는 별도로 제14조의2제4항이 있다.
제1항 또는 제2항의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대상은 사람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ㆍ합성 또는 가공”한 편집물등(및 그 복제물)이다. 조문상 정식 용어는 ‘편집물등’이며, ‘딥페이크’라는 표현은 조문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
두 조문 모두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 네 행위를 병렬로 처벌할 뿐, ‘자동 저장’이라는 저장 경위를 따로 구분해 규정하고 있지 않다.
2. 핵심은 ‘고의’ — 형법 제13조
형법 제13조는 죄의 성립요소가 되는 사실을 인식했는지를 처벌 여부의 기준으로 삼는다.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본문은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단서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고 하여 본문의 예외를 열어 두고 있다. 이 원칙과 예외를 함께 봐야 조문의 의미가 정확해진다.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죄에서 성립요소가 되는 사실은 (1) 그 파일이 성폭력처벌법 제14조 또는 제14조의2가 정한 촬영물·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이라는 점, (2) 그것을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했다는 점이다. 조문 자체는 “자동 저장되면 성립한다” 혹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정하지 않으며, 성립 여부는 결국 이러한 사실을 인식했는지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조문 자료에는 이에 관한 판례가 확인되지 않으므로, 어떤 사정이 인식 유무를 좌우하는지, 삭제 시점이나 삭제 행위 자체가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는지를 단정할 근거는 없다.
3. 법정형과 가중 규정
| 행위 유형 | 법정형 | 근거 조문 |
|---|---|---|
| 촬영, 편집ㆍ합성ㆍ가공, 반포등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1항ㆍ제2항, 제14조의2제1항ㆍ제2항 |
| 영리 목적, 정보통신망 이용 반포등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벌금형 없음)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3항, 제14조의2제3항 |
|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4항, 제14조의2제4항 |
두 조문 모두 제5항에서 상습범 가중을 규정하지만, 가중 대상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죄”로 한정돼 있다.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죄를 정한 제4항은 상습 가중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4. 조문 연혁 — 왜 ‘자동 저장’ 규정이 없는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전체는 항이 5개, 호는 없는 구조이며 제4항(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죄)은 법률 제17264호(2020. 5. 19. 공포)로 신설됐다. 제14조의2 역시 항 5개·호 없는 구조이고, 제4항은 법률 제20459호(2024. 10. 16. 공포)로 신설됐다. 두 조문 모두 현행 법률 제21997호(2026. 9. 29. 공포, 2026. 10. 2. 시행)와는 다른 개정으로 만들어진 문언이다. 법률 제21997호가 함께 고친 조문은 제26조의2(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뿐이고, 부칙은 시행일과 제26조의2에 대한 적용례만 정할 뿐 제14조ㆍ제14조의2에 관한 별도의 경과조치나 적용례를 두고 있지 않다. 즉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죄의 문언 자체는 이번 개정으로 손대지 않았고, 여전히 저장 경위(자동인지 수동인지)를 구분하지 않는다.
형법 제13조 역시 항ㆍ호 구분 없는 단일 조문으로, 현재 문언은 법률 제17571호(2020. 12. 8. 공포)의 전문개정으로 만들어졌다. 현행 법률 제22007호(2026. 9. 29. 공포, 2026. 10. 2. 시행)의 부칙은 시행일만 정하고 있어, 고의에 관한 원칙 자체에도 이번 개정으로 변경된 내용은 없다.
5. 정리
-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 네 행위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제4항, 제14조의2제4항에 나란히 규정돼 있고,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 ‘자동 저장’이라는 저장 경위를 별도로 규정하거나, 삭제하면 처벌을 면한다고 정한 조문은 존재하지 않는다.
- 처벌 여부는 형법 제13조가 정한 고의 원칙(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했는지, 그리고 법률에 특별한 예외 규정이 있는지)의 틀 안에서 검토될 사안이며, 이에 관한 구체적 판례는 이 글의 근거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 상습 가중(제14조제5항, 제14조의2제5항)은 소지ㆍ구입ㆍ저장ㆍ시청죄(제4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참고 법령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제1항~제5항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 제1항~제5항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부칙(법률 제21997호, 2026. 9. 29.) 제1조, 제2조
- 형법 제13조(고의)
- 형법 부칙(법률 제22007호, 2026.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