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올리면 안 되는 이용자, 노력만 하면 되는 사이트 — 정보통신망법 제44조가 정한 책임의 차이
결론부터
- 이용자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시켜서는 안 된다. 이것은 금지다.
-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사이트 운영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그런 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것은 노력의무다.
- 두 주체는 같은 조문 안에 있지만, 주체도 다르고 어미도 다르다.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금지를 사이트 운영자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 구조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제44조에 직접 규정되어 있다.
조문 원문
정보통신망법 제44조(정보통신망에서의 권리보호)는 다음과 같다.
① 이용자는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시켜서는 아니 된다.
②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제1항에 따른 정보가 유통되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③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로 인한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에 대한 권리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기술개발·교육·홍보 등에 대한 시책을 마련하고 이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권고할 수 있다.
이 조문은 전문개정 2008.6.13 이후 2013.3.23, 2014.5.28, 2025.10.1에 개정되었고, 현재 3개 항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호나 목은 없다. 삭제된 항도 없다.
제1항: 이용자에 대한 금지
제1항의 수범자는 이용자다. 금지되는 대상은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인데, 여기서 “등”이라는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은 예시이고, 실제 금지 대상은 그보다 넓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 전체다. 즉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라면 이 항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조문의 어미는 “유통시켜서는 아니 된다”로, 이것은 금지 규정이다. 이용자가 그런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올리는 행위 자체를 법이 막고 있는 것이다.
제2항: 사이트 운영자에 대한 노력의무 — 결과책임이 아니다
여기가 질문의 핵심이다. 제2항의 수범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사이트·플랫폼 운영자다. 그런데 이 항이 요구하는 것은 제1항과 똑같은 “유통시켜서는 아니 된다”가 아니다. 조문은 분명히 다른 어미를 쓴다.
“정보가 유통되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것은 노력의무다. 조문 문언만으로 보면, 사이트 운영자가 권리침해 정보의 유통을 결과적으로 막아내야 하는 의무를 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유통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의무를 지는 구조다. 조문 어디에도 ‘삭제 의무’, ‘모니터링 의무’, ‘즉시 차단’ 같은 표현은 없다. “노력하여야 한다”는 문언 자체가 결과를 담보하는 의무와는 다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제2항의 적용 범위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으로 한정된다. 제2항이 가리키는 “제1항에 따른 정보”는 제1항에서 정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그대로 가리킨다. 조문에 별도의 정의 규정은 없다.
그래서 “노력만 하면 되는가”에 대한 답
질문의 표현 그대로 답하면, 조문 문언상 사이트 운영자의 의무는 ‘노력’이지 ‘완전한 차단’이 아니다. 다만 이 포스트가 근거로 삼은 자료는 조문 원문 자체이며, 실제로 어떤 조치가 “노력”으로 인정되는지, 노력을 다하지 않았을 때 어떤 법적 효과가 뒤따르는지는 제44조 자체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제44조에는 위반 시의 벌칙이나 과태료 조항이 없다. 이 부분은 다른 조문이나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영역으로, 이 글에서 단정하지 않는다.
정리하면 제44조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책임 구조를 병렬로 둔다.
| 주체 | 조항 | 요구되는 행위 | 성격 |
|---|---|---|---|
| 이용자 | 제1항 | 권리침해 정보를 유통시키지 않을 것 | 금지(결과 자체를 막는 규정) |
|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 제2항 | 권리침해 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 | 노력의무 |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 제3항 | 시책 마련 및 권고 | 재량(할 수 있다) |
제3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권고 — 의무가 아니다
제3항의 주체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정보로 인한 사생활 침해·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개발·교육·홍보 등에 관한 시책을 마련하고, 이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권고할 수 있다.
여기서 어미가 “할 수 있다”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것은 위원회에게 주어진 재량이며, 위원회가 반드시 시책을 마련하거나 권고를 해야 하는 의무도 아니고, 그 권고를 받은 사업자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명령도 아니다. 조문상 권고는 명령이나 지시와 구별된다.
개정 연혁과 관련해 확인해 둘 점
현재 시행 중인 정보통신망법은 법률 제21988호(2026. 9. 29. 일부개정, 2026. 10. 2. 시행)다. 다만 제44조의 현재 문언 자체를 만든 것은 이 제21988호가 아니라 그보다 앞선 **법률 제21066호(공포 2025. 10. 1.)**에 의한 개정이다. 제21988호의 부칙은 “이 법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한다”는 시행일 조항 하나만 두고 있을 뿐, 제44조와 관련된 적용례나 경과조치를 따로 두고 있지 않다.
한편 시행이 예정된 또 다른 개정 법률(법률 제21500호, 2026. 3. 31. 일부개정, 단계적 시행)은 제45조, 제45조의3, 제47조 등 여러 조문을 고치지만, 제44조는 이 개정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즉 제44조는 가까운 시행예정본에서도 문언이 그대로 유지된다.
제44조에 관한 별도의 판례는 이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요약
- 정보통신망법 제44조는 이용자의 금지(제1항)와 사이트 운영자의 노력의무(제2항)를 명확히 구분해 규정한다.
- “노력하여야 한다”는 문언은 결과를 완전히 막아야 하는 의무와는 다르며, 적용 범위도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으로 한정된다.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시책 마련·권고는 “할 수 있다”로 정해진 재량 사항이다.
- 제44조 자체에는 위반 시 벌칙·과태료 규정이 없다.
참고 법령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1항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2항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 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