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금지와 사이트의 책임: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다른 의무
질문의 핵심: 두 주체, 두 가지 의무
“악플을 올리면 안 되는데 사이트는 막으려고 노력만 하면 되나요?”라는 질문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가 정하는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을 정확히 구분한 것입니다. 법은 같은 문제에 대해 다른 주체에게 다른 의무를 정하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못하는 것: 절대 금지
정보통신망법 제44조 제1항은 이용자를 직접 규제합니다.
이용자는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시켜서는 아니 된다.
“아니 된다”는 절대적 금지입니다. 이용자가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모욕하는 글,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글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를 온라인에 올리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됩니다. 이것은 조건부가 아닙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해야 하는 것: 노력 의무
제44조 제2항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포털, 커뮤니티, SNS 등 사이트 운영자)에게 정합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운영ㆍ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 제1항에 따른 정보가 유통되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노력하여야 한다”입니다. 이는 제1항의 “아니 된다”와 법적 무게가 다릅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유통을 완벽히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 신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신고된 게시물을 검토하는 노력
- 자동 필터링 기술을 개발·도입하는 노력
- 이용자 교육 및 정책 안내
이런 것들이 노력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모든 해로운 게시물을 반드시 삭제해야 하거나, 모든 유통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는 의무는 아닙니다. 또한 이 의무는 “자신이 운영·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만 적용되므로, 다른 사이트에 올라온 글까지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두 의무는 왜 다른가
이용자는 인터넷 어디서든 타인을 해치는 글을 올리면 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그런 글을 올리지 않기는 이용자 자신의 통제 범위에 있습니다.
반면 서비스 제공자는 수많은 이용자가 올리는 수백만 개의 게시물을 전부 감시하고 통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법은 서비스 제공자에게 합리적인 범위의 노력만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노력 의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공공기관의 지원
정보통신망법 제44조 제3항에서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기술 개발, 교육, 홍보 등 시책을 마련하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권고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공 차원에서도 권리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론: 책임의 분배
질문의 “사이트는 막으려고 노력만 하면 되나요?”라는 표현은 법의 취지를 정확히 드러냅니다. 그렇습니다. 서비스 제공자는 완벽한 차단이 아니라 노력이 법적 의무입니다. 하지만 이용자가 악플을 올리면 안 된다는 것은 조건이 없는 절대적 금지입니다. 같은 문제에 대해 두 주체에게 다른 의무를 정한 것이 정보통신망법의 설계입니다.
참고 법령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