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교과서, 학교가 반드시 써야 할까
요약 및 결론: 학교의 사용 의무는 자료의 법적 지위에 따라 갈린다. AI 기술로 만든 자료가 **전자책 형태의 "전자책등"**이면 법적으로는 학교가 꼭 사용할 의무가 없다. 학교의 장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형태**라면 현행 법상 "교과용 도서"로 검정할 수 없으므로 학교의 필수 사용 대상이 아니다.
교육 현장에 AI 기반 학습자료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그것의 법적 지위가 불명확해졌다. 같은 "디지털" 자료라도 전자책 형태인지, 소프트웨어 형태인지에 따라 학교의 사용 의무가 완전히 달라진다. 초중등교육법이 2025년 개정되면서 전자책등과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를 명확히 구분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 경계가 모호하다.
본문
“교과용 도서”의 법적 범위는 무엇인가
초중등교육법 제29조는 “교과용 도서”를 교과서와 지도서 두 가지로만 정의한다. 이 중 교과서는 “국가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거나 교육부장관이 검정 또는 인정한” 것만 해당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이 정의를 한 단계 확장했다. 교육부장관이 “필요한 경우” 전자책, 음반, 영상 등의 형태로 만든 자료(이를 “전자책등”이라 함)도 교과용 도서로 검정·인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교육 수요를 반영한 개정이다.
그러나 같은 항 단서에서 명확한 제외 조항을 두었다.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는 교과용 도서로 검정·인정하거나 편찬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즉, AI 학습지원 플랫폼이나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아무리 학습 효과가 크더라도 법상 “교과용 도서”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
| 자료 유형 | 적용 조문 | 법적 지위 |
|---|---|---|
| 종이 교과서(검정·인정) | 제29조제1항 | 교과용 도서 |
| 전자책(교과용 도서로 검정·인정된) | 제29조제2항 본문 | 교과용 도서 |
| 음반·영상(교과용 도서로 검정·인정된) | 제29조제2항 본문 | 교과용 도서 |
|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 제29조제2항 단서 | 교과용 도서 아님 |
학교는 전자책등을 반드시 써야 하나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3항 본문은 강한 의무를 규정한다. “학교에서는 교과용 도서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문언이다. 이는 학교가 기본 교과서를 선택의 여지 없이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단서가 있다. “제2항에 따라 교과용 도서로 검정·인정되거나 편찬된 전자책등은 학교의 장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단서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전자책등의 사용은 “할 수 있다” 즉 재량이다. 학교가 꼭 써야 하는 의무가 아니다. 둘째, 학교운영위원회라는 별도의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학교 혼자 판단할 수 없다. 셋째, 이 요건은 교과용 도서로 검정·인정되거나 편찬된 전자책등에만 적용된다. 즉 정부가 승인하지 않은 민간 교육자료는 이 규정의 보호를 받지 않는다.
AI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는 어디에 속하나
현행 법상으로는 AI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또는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로 분류되면 교과용 도서의 범주에 들어갈 수 없다. 초중등교육법 제29조 제2항 단서가 명시적으로 이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2조 제2호는 여전히 “지능정보화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이하 ‘디지털교과서’라 한다)“를 교과서로 정의하고 있다. 이는 2023년 10월 개정 이후 현재까지 유지 중인 규정이다. 즉, 법의 정의(학습지원 소프트웨어 제외)와 시행령의 정의(학습지원 소프트웨어 포함)가 충돌한다. 이 불일치는 입법 과정에서의 시간 차이로 인한 것이며, 현재 어느 해석이 우선인지는 법원이나 교육 당국의 구체적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란 무엇을 의미하나
전자책등을 사용하려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부모·교원·지역사회 인사로 구성되는 기구로, 학교 운영의 주요 결정을 심의·의결한다. 이 위원회의 심의는 해당 전자책등이 학교의 교육 여건에 적합한지, 학생들의 학습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지 등을 검토하는 절차다.
이는 기존 종이 교과서보다 높은 심의 장벽이다. 기본 교과서는 교육부의 검정으로만 합법성이 보장되지만, 전자책등은 추가로 학교운영위원회의 적합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교육자료”와 “교과용 도서”의 구분
선정 질문에서 “교육자료”라는 용어가 나왔지만, 초중등교육법상 이 개념은 없다. 법이 구분하는 것은 “교과용 도서”(교과서·지도서와 이를 대체할 전자책등)와 그 외의 학습 자료다. 따라서 AI 자료가 “교과용 도서로 검정·인정된” 것인지, 아니면 “민간 교육자료” 차원의 그 외 자료인지가 중요하다.
교육부의 검정·인정을 받지 않은 AI 학습 소프트웨어는 법상 어떤 지위도 갖지 않는다. 학교가 자체 판단으로 도입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학교 교육의 “필수 자료”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관련 법령
제29조(교과용 도서) ① 이 법에서 "교과용 도서"란 제1호에 따른 교과서와 제2호에 따른 지도서를 말한다.
제2조(정의) 이 영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교과용도서"라 함은 교과서 및 지도서를 말한다.
자주 묻는 질문
"AI 디지털교과서로 검정을 받으면 모든 학교가 써야 하나요?"
A. 아니다. 그것이 "전자책" 형태라면 기존 검정 교과서처럼 필수가 아니다. 학교의 장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용을 선택할 수 있다. "학습지원 소프트웨어" 형태라면 현행 법상 교과용 도서 검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리 학교가 AI 학습 플랫폼을 도입하려는데 허가를 받아야 하나요?"
A. 그 플랫폼이 교과용 도서로 검정·인정받지 않은 것이라면, 교육부 허가는 필요하지 않다. 다만 학교운영위원회에 보고하거나 심의를 받는 것이 투명성 측면에서 권장된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전자책등 사용을 거부하면 학교는 따라야 하나요?"
A. 법상으로는 학교의 장이 심의를 받기만 하면 되고, 거기서 나온 결과를 "거쳐"야 한다고 했지 "동의"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다. 다만 학교운영위원회는 학부모 대표를 포함한 기구이므로 그 의견이 교육 공동체의 의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