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해품, 재판에서 반드시 돌려주라고 선고해야 할까 — 형사소송법 제134조와 제333조의 갈림

입력 2026.09.21. 오전 10:08

결론부터: “그렇다”와 “아니다”가 동시에 맞다

사기 피해품을 압수했을 때 이를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절차는 형사소송법에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사·재판 도중에 결정으로 돌려주는 절차(제134조), 다른 하나는 유죄판결을 선고하면서 판결로 돌려주는 절차(제333조)다. 그런데 이 두 조문은 같은 “압수한 장물”을 다루면서도 법원의 의무 수준이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 제134조: 법원이 “환부할 수 있다” — 재량
  • 제333조제1항: 법원이 “환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 — 의무

즉 “재판에서 반드시 돌려주라고 선고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어느 절차를 말하는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판결로 사건을 종결하는 단계라면 요건이 갖춰진 이상 법원은 환부를 선고해야 한다(제333조제1항). 반면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돌려주는 절차라면, 요건이 갖춰져도 돌려줄지 말지는 법원의 재량이다(제134조).

제134조 — 판결 전에 돌려받는 길, 재량이다

형사소송법 제134조는 이렇게 규정한다.

압수한 장물은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때에는 피고사건의 종결 전이라도 결정으로 피해자에게 환부할 수 있다.

이 조문은 항이나 호로 나뉘지 않은 한 문장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1. 시기와 형식: “피고사건의 종결 전이라도” 즉 재판이 끝나기 전에, “결정으로” 돌려줄 수 있다. 판결을 기다리지 않고도 압수한 장물을 피해자에게 넘겨줄 수 있는 통로다.
  2. 효과: 요건(“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때”)이 충족되더라도 문언은 “환부할 수 있다”로 끝난다. 법원이 반드시 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돌려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의미다.

그래서 사건이 진행 중인 단계에서 “왜 지금 당장 돌려주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제134조상 법원에 그럴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답이 나온다. 증거로 계속 보관할 필요, 다른 이해관계인과의 분쟁 가능성 등을 법원이 함께 고려해 재량으로 판단할 사안이다.

제333조 — 판결을 선고할 때는 의무다

반면 형사소송법 제333조는 판결 선고 단계를 규율한다.

① 압수한 장물로서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것은 판결로써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 ② 전항의 경우에 장물을 처분하였을 때에는 판결로써 그 대가로 취득한 것을 피해자에게 교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 ③ 가환부한 장물에 대하여 별단의 선고가 없는 때에는 환부의 선고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④ 전3항의 규정은 이해관계인이 민사소송절차에 의하여 그 권리를 주장함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 조문은 항이 넷이다.

  • 제1항은 “환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로 의무다. 압수한 장물이 있고 그것이 피해자에게 돌아가야 할 이유가 명백하다면, 법원은 판결을 선고하면서 환부 선고도 함께 해야 한다.
  • 제2항도 마찬가지로 의무다. 장물 자체가 아니라 그 장물을 처분해서 얻은 대가물이 있는 경우, 그 대가물을 피해자에게 교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
  • 제3항은 간주 규정이다. 수사·재판 도중 가환부(임시로 돌려주는 것) 상태였던 장물에 대해 판결에서 따로 언급이 없으면, 환부 선고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
  • 제4항은 이 조문에 따른 형사절차상의 환부·교부 선고가 있어도, 이해관계인이 민사소송으로 자신의 권리를 다투는 데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즉 형사판결의 환부 선고가 민사상 소유권 다툼을 최종적으로 막는 것은 아니다.

왜 같은 “장물”인데 하나는 재량, 하나는 의무일까

두 조문의 공통 요건은 문언상 동일하다. “압수한 장물”로서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은 제134조와 제333조제1항이 같다. 다만 그 요건이 어느 시점에, 어떤 형식으로 실현되는지가 다르다.

구분제134조제333조제1항
시기피고사건 종결 전(재판 중)판결 선고 시
형식결정판결
법원의 의무 수준환부할 수 있다(재량)환부하는 선고를 하여야 한다(의무)

재판이 진행 중인 동안에는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다른 청구권자가 나타날지 등 유동적인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 단계의 환부는 법원의 재량으로 남겨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판결이 선고되는 시점은 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는 때이므로, 요건이 명백히 충족된 이상 환부 여부를 미루지 않고 판결과 함께 선고하도록 의무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글은 조문 문언 자체를 설명하는 것이며, 두 조문이 재량과 의무로 나뉘는 취지에 관한 판례나 해설은 확인된 것이 없다.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때(것)“가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를 가리키는지도 조문 자체는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다.

제133조 — 압수물 일반의 환부·가환부도 함께 알아두기

제134조·제333조가 “장물”에 특화된 규정이라면, 제133조는 압수물 전반에 관한 환부·가환부 규정이다.

①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피고사건 종결 전이라도 결정으로 환부하여야 하고 증거에 공할 압수물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또는 제출인의 청구에 의하여 가환부할 수 있다. ② 증거에만 공할 목적으로 압수한 물건으로서 그 소유자 또는 소지자가 계속 사용하여야 할 물건은 사진촬영 기타 원형보존의 조치를 취하고 신속히 가환부하여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제1항 하나의 문장 안에서도 어미가 갈린다는 것이다.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환부하여야 하고”로 의무인 반면, “증거에 공할 압수물”은 소유자·소지자·보관자·제출인의 청구가 있을 때 “가환부할 수 있다”로 재량이다. 제2항은 증거로만 쓸 목적으로 압수했지만 소유자나 소지자가 계속 사용해야 하는 물건에 대해, 사진촬영 등 원형보존 조치를 취하고 “신속히 가환부하여야 한다”고 정해 다시 의무로 돌아온다.

사기 피해금이라는 표현에 관하여

일상에서는 “사기 피해금을 돌려받는다”는 표현을 흔히 쓰지만, 형사소송법 제134조와 제333조의 문언에는 ‘사기’나 ‘피해금’이라는 단어가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두 조문이 정하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압수한 장물”이고, 요건은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것인지 여부다. 사기 범행으로 취득한 금전이나 물건이 수사기관에 압수되어 있는 경우 이 절차의 적용을 받을 수 있지만, 조문 자체가 사기죄를 특정해 규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시행 시점에 관한 안내

이 글에서 인용한 제133조·제134조·제333조는 [시행 2026. 7. 1.] 법률 제21241호(2025. 12. 30. 일부개정)에 따른 현행 조문이다. 이 개정 법률의 부칙은 시행일(공포 후 2년, 다만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보전요청 관련 조문은 공포 후 6개월)과 판결서등의 열람·복사에 관한 적용례만을 정하고 있으며, 제134조나 제333조에 관한 별도의 적용례·경과조치는 두고 있지 않다.

한편 2026. 8. 4. 공포된 법률 제21857호(2026. 10. 2.을 시작으로 2027. 2. 5., 2027. 8. 5.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는 여러 조문을 개정하지만, 그 개정 대상 조문 목록에 제133조·제134조·제333조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즉 이 개정이 시행되더라도 위 세 조문의 문언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리

  • 재판 중(판결 선고 전)에 압수한 장물을 미리 돌려받고자 할 때는 형사소송법 제134조가 적용되며, 요건이 갖춰져도 법원의 재량 사항이다.
  •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단계에서는 형사소송법 제333조제1항에 따라, 압수한 장물로서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것은 법원이 반드시 환부 선고를 하여야 한다. 그 장물을 처분해 얻은 대가물이 있다면 제2항에 따라 그 교부 선고도 의무다.
  • 가환부된 장물에 대해 판결에서 별도 언급이 없으면 환부 선고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며(제333조제3항), 이러한 형사절차상의 선고가 있더라도 이해관계인이 민사소송으로 권리를 다투는 데는 영향이 없다(제333조제4항).
  • 제133조는 장물에 한정되지 않는 압수물 일반의 환부·가환부를 규정하며, 같은 항 안에서도 대상에 따라 의무와 재량이 나뉜다.

참고 법령

  • 형사소송법 제133조(압수물의 환부, 가환부) 제1항·제2항
  • 형사소송법 제134조(압수장물의 피해자환부)
  • 형사소송법 제333조(압수장물의 환부) 제1항·제2항·제3항·제4항

관련 법령: 형사소송법 제133조 · 형사소송법 제134조 · 형사소송법 제33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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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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