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는 같은 서류인가요?
폭행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라는 명칭은 조문에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문서의 제목만으로 법적 효과가 정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민법과 형법은 두 문서 이름 대신 각각 화해계약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를 규정합니다.
합의의 효과는 ‘화해’의 내용으로 판단합니다
민법 제731조는 화해를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것으로 정합니다. 따라서 화해의 요건은 당사자 사이의 상호양보와 분쟁을 끝내기로 한 약정입니다. 문서에 ‘합의서’라고 적었는지가 그 요건은 아닙니다.
민법 제732조에 따르면 화해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가 소멸되고 상대방이 화해로 인하여 그 권리를 취득하는 효력”이 있습니다. 합의 뒤 치료비를 더 청구할 수 있는지는 어떤 권리가 양보 범위에 포함됐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문만으로 모든 추가 청구가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와 민사상 권리 정리는 구별됩니다
형법 제260조제3항은 폭행죄와 존속폭행죄에 관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이 항은 공소 제기에 관한 내용이며, 치료비 등 민사상 권리가 소멸하는지는 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 표시만으로 민법상 화해가 성립했다거나 치료비 청구권까지 정리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합의서라는 이름의 문서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표시됐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각 문서의 내용과 약정이 무엇인지 구별해 살펴야 합니다.
합의 뒤 치료비 추가 청구나 착오 취소는 조문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733조는 “화해계약은 착오를 이유로 하여 취소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조문은 ‘분쟁 이외의 사항’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으므로, 착오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취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조문만으로 개별 합의에서 치료비 청구권이 양보됐는지, 착오 취소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폭행 합의서와 처벌불원서의 이름이 비슷하게 쓰이더라도 두 문서의 법적 효과가 같다고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731조(화해의 의의)
- 민법 제732조(화해의 창설적효력)
- 민법 제733조(화해의 효력과 착오)
-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