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있었는데 맞서 때렸다면 배상 책임이 없을까요?
피할 수 있었는데 맞서 때렸다는 사정만으로 배상 책임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민법 제761조제1항 본문은 일정한 요건 아래 손해를 가한 자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정하지만, 그 요건에는 “부득이” 손해를 가했어야 한다는 점이 포함됩니다.
면책에는 ‘부득이’ 손해를 가했어야 합니다
민법 제761조제1항 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자기 또는 제삼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부득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배상할 책임이 없다.
따라서 상대방의 불법행위에 대응했다는 사실만으로 본문의 면책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또는 제삼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였는지, 그리고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 부득이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질문처럼 피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 ‘부득이’ 요건이 충족되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없으므로, 피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요건 충족 여부나 배상 책임을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본문과 단서는 서로 다른 효과를 정합니다
제761조제1항은 본문에서 배상 책임이 없다고 정한 뒤, 단서에서 별도로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본문의 면책과 단서의 청구 가능은 구별해야 합니다. 단서는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할 뿐, 배상이 반드시 인정된다고 정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보이는 상황에서도 “배상 책임이 무조건 없다”거나 “피해자가 반드시 배상받는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질문에 나온 치료비는 조문이 직접 사용하는 표현이 아닙니다. 제761조제1항은 ‘손해’와 ‘배상’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조문만으로 치료비의 지급 여부를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긴급피난은 제2항의 별도 문언을 봐야 합니다
제761조제2항은 “급박한 위난을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제1항을 준용한다고 정합니다. 제2항의 요건에는 제1항 본문의 “타인의 불법행위에 대하여”라는 문언이 없습니다. 정당방위와 긴급피난을 같은 요건으로 설명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피할 수 있었는데 맞서 때렸다는 사정은 ‘부득이’했는지를 판단할 때 관련될 수 있지만, 그 사실만으로 배상 책임의 유무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761조제1항 본문의 요건과 단서의 청구 가능성을 나누어 살펴야 합니다.
참고 법령
- 민법 제761조제1항
- 민법 제761조제2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