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값이 0.03%를 넘었는데 운전할 땐 안 넘었다 — 이 주장으로 무죄가 될까

입력 2026.10.09. 오전 10:08

질문의 전제부터 다시 보기

“측정은 0.03%를 넘었지만 운전할 때는 안 넘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음주운전 사건에서 자주 나온다. 술을 마시고 시간이 지나면 혈중알코올농도가 오르다가 내려가는 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운전 시점과 측정 시점 사이에 시차가 있으면 두 시점의 수치가 다를 수 있다는 생각 자체는 틀리지 않다. 문제는 이 주장이 법적으로 “무죄”로 이어지는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질문에는 단정적인 답이 없다. 법이 그렇게 설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이 정한 기준은 “운전자의 농도”다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노면전차·자전거를 운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제4항은 그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운전이 금지되는 술에 취한 상태의 기준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인 경우로 한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기준은 “0.03퍼센트 이상”이다. ‘이상’이라는 표현이므로 정확히 0.03%도 기준에 포함된다. 0.03%를 “넘었는지”가 아니라 “0.03% 이상인지”가 기준이라는 점을 정확히 봐야 한다.

둘째, 조문이 가리키는 수치는 “측정 수치”가 아니라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다. 즉 법이 금지하는 것은 운전하는 그 순간의 혈중알코올농도이며, 측정은 그 순간의 농도를 알아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측정 수치와 운전 시점의 수치가 이론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조문의 구조상 당연히 열려 있는 문제이고, 조문 자체가 “측정값=운전 시점 값”이라고 못박고 있지 않다.

다만 여기서 분명히 해 둘 것은, 운전 시점과 측정 시점의 차이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역추산하는지에 대해서는 도로교통법에 아무런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른바 ‘위드마크 공식’으로 불리는 역추산 방법의 계수나 산출식은 이 조문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 계산법이 법에 정해진 것처럼 설명하는 글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법은 “0.03퍼센트 이상인 경우”라는 기준만 정하고 있을 뿐, 그 기준을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로 남아 있다.

측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 호흡조사와 재측정

도로교통법 제44조제2항·제3항은 측정 절차를 규정한다.

제2항: 경찰공무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위반이 의심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운전자가 술에 취했는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운전자는 그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

제3항: 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해서는 그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호흡조사는 경찰공무원의 재량(“할 수 있다”)이고, 운전자에게는 그 측정에 응할 의무(“응하여야 한다”)가 있다. 반면 혈액 재측정은 운전자의 동의가 전제된 재량 규정이다. “측정값에 이의가 있으면 혈액 재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지, 경찰이 자동으로 혈액 재측정을 해주는 절차가 아니다. 또한 재측정이 당연한 권리나 의무처럼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조문은 “동의를 받아… 할 수 있다”고만 되어 있다.

“측정값이 넘었으니 유죄” 식으로 단정할 수 없는 이유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형사재판의 증거법 원칙을 정한다.

제1항: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제2항: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이 원칙을 음주운전 사건에 대입하면, 처벌의 대상이 되는 사실은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는 사실이고, 이 사실은 증거로써 증명되어야 하며, 그 증명은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뜻이다.

측정값은 그 사실을 증명하는 데 쓰이는 “증거” 중 하나다. 측정값이 0.03%를 넘었다고 해서 자동으로 “운전 시점에도 넘었다”고 간주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측정값이 미달했다고 자동으로 “운전 시점에는 안 넘었으니 무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어느 쪽으로든 조문이 그렇게 단정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다. 운전 시점과 측정 시점 사이의 시차, 그 사이의 체내 알코올 변화 양상, 측정 당시의 상황 등은 모두 “사실 인정”의 영역에 들어가는 쟁점이며, 그 쟁점에 대한 증명이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에 이르렀는지가 관건이다. 이는 사건마다 제출되는 증거와 그 증거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고, 이 조문만으로 “이런 경우는 무죄, 저런 경우는 유죄”라고 일반화해 말할 수 없다.

운전 후에 술을 더 마셨다면 — 음주측정방해행위

한편 “운전할 때는 안 넘었는데 측정 때 넘었다”는 설명이 실제로는 운전 후 추가로 음주를 했기 때문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도로교통법 제44조제5항은 별도의 금지 규정을 둔다.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은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한 후 제2항 또는 제3항에 따른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추가로 술을 마시거나 혈중알코올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약품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물품을 사용하는 행위”

이 조문이 금지하는 행위, 즉 음주측정방해행위가 성립하려면 두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하나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운전 후에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조문이 적용되지 않는다. 두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제148조의2제2항제2호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측정 방법·절차의 세부 사항과 음주측정방해행위에 해당하는 물품의 구체적인 종류는 행정안전부령에서 정하도록 되어 있어(제44조제6항), 그 구체적 내용은 도로교통법 조문 자체에는 나와 있지 않다.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 처벌 — 초범 기준

제148조의2제3항은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사람(자전거는 이 항의 대상이 아니다)에 대해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처벌을 나눈다.

  •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0.2퍼센트 이상: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

다만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안에 다시 위반한 경우(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에는 제3항이 아니라 제1항이 적용되어, 0.03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더 무거운 형이 적용된다. 이 경우 괄호 규정에 따라 자동차등·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로 한정되고 개인형 이동장치는 제외된다.

앞으로 바뀔 내용 — 아직 시행 전인 조문

도로교통법은 2026년 6월 2일 법률 제21728호로 다시 개정되었는데, 이 글 작성 기준일(2026-10-09) 현재 해당 개정 조문은 시행 전이다. 부칙 제1조 본문에 따라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인 2027년 6월 3일부터 시행되고(제2조제23호·제137조·부칙 제3조만 예외적으로 공포 후 6개월인 2026년 12월 3일부터 먼저 시행), 그 내용 중 음주운전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 제44조제1항의 괄호에 “제44조의2”가 추가되는 문언으로 바뀐다.
  • 제148조의2에 제7항이 새로 생겨,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임을 알면서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을 하도록 조장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이 신설된다.

이 조문들은 아직 시행되지 않았으므로 현재 시점의 사건에 적용되는 조문이 아니다.

정리

“측정 때 0.03%를 넘었어도 운전할 때는 안 넘었다면 무죄다”라는 식의 단정은 조문에 근거가 없다. 법이 금지하는 것은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인 상태에서의 운전”이고, 이 사실은 증거에 의해 인정되며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의 증거재판주의 원칙이 함께 작동한다. 측정값은 그 판단에 쓰이는 증거의 하나일 뿐, 측정값 자체가 자동으로 운전 시점의 수치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측정값이 기준을 밑돌았다고 자동으로 무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운전 시점과 측정 시점의 시차를 어떻게 계산할지에 관한 구체적 방법(이른바 역추산 공식 등)은 도로교통법 어디에도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함께 유의해야 한다.


참고 법령

  •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제1항~제6항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 제1항~제6항 (제7항은 2027-06-03 시행 예정, 미시행)
  • 형사소송법 제307조(증거재판주의) 제1항·제2항

관련 법령: 도로교통법 제44조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 형사소송법 제30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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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한 1차 출처

최종 확인일: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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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법률브리프 에디터가 작성 및 검수하였으며, 일부는 AI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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