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전과가 쌓인 사람은 피해자가 용서해 줘도 처벌을 피할 수 없나요?
폭행죄는 원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형법」 제260조제3항). 협박죄도 마찬가지다(「형법」 제283조제3항). 그래서 “합의만 하면 끝”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이 인식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력행위처벌법)은 특정한 경우에 이 반의사불벌 조항 자체를 적용하지 않도록 정해 두었다.
결론부터: 합의해도 처벌되는 두 가지 경우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제4항은 이렇게 규정한다.
“제2항과 제3항의 경우에는 「형법」 제260조제3항 및 제283조제3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말하는 ‘제2항’과 ‘제3항’은 다음 두 경우다.
- 제2항: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폭행·협박·주거침입·재물손괴 등 제2조제2항 각 호의 죄를 범한 경우
- 제3항: 이 법(「형법」 각 해당 조항 및 각 해당 조항의 상습범·특수범·상습특수범과 그 미수범을 포함한다)을 위반하여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제2항 각 호에 규정된 죄를 범하여 누범(累犯)으로 처벌할 경우
즉 반의사불벌 조항이 빠지는 것은 “단순히 폭행 전과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요건을 모두 갖춘 두 상황뿐이다. 하나는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범행하여 누범으로 처벌되는 경우다. 이 두 경우에 해당하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공소 제기와 처벌이 가능해진다.
누범 가중 요건을 정확히 보면
제2조제3항의 요건은 “막연히 전과가 쌓였다”가 아니라 다음 세 가지가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 이 법 또는 「형법」의 해당 조항(및 그 상습범·특수범·상습특수범·각 미수범)을 위반해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을 것
- 다시 제2항 각 호(공동폭행·공동협박·공동주거침입퇴거불응·공동재물손괴, 공동존속폭행·공동체포감금·공동존속협박·공동강요, 공동상해·공동존속상해·공동존속체포감금·공동공갈)에 해당하는 죄를 범할 것
- 이를 누범으로 처벌할 경우일 것
이 세 요건이 모두 맞아야 가중처벌 대상이 된다.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 전과까지 합산하거나, 누범 요건 없이 전과 횟수만으로 가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가중처벌되는 법정형 (제2조제3항)
- 제2항제1호(공동폭행·공동협박·공동주거침입퇴거불응·공동재물손괴)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람: 7년 이하의 징역
- 제2항제2호(공동존속폭행·공동체포감금·공동존속협박·공동강요)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람: 1년 이상 12년 이하의 징역
- 제2항제3호(공동상해·공동존속상해·공동존속체포감금·공동공갈)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람: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는 ‘또는’ 문언은 없다. 셋 모두 징역형만 정해져 있다.
공동폭행 자체도 가중된다
제2조제2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제1호~제3호의 죄를 범한 경우, 「형법」 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정한다. 이는 누범 여부와 무관하게, 공동으로 범행했다는 사실만으로 적용되는 가중이다. 그리고 앞서 본 제2조제4항의 반의사불벌 배제는 이 제2항(공동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공동폭행에 해당하면 처벌 불원 의사만으로 처벌을 막을 수 없다.
주의: 제3조(특수폭행 등 누범)에는 같은 배제 조항이 없다
폭력행위처벌법 제3조제4항은 특수폭행·특수협박·특수체포감금·특수상해·특수공갈 등에 대해 역시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 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할 경우”를 가중처벌 요건으로 두고 있다. 법정형은 다음과 같다.
- 제1호(제260조제1항 특수폭행, 제283조제1항 특수협박, 특수주거침입, 특수손괴): 1년 이상 12년 이하의 징역
- 제2호(제260조제2항 특수폭행, 특수체포·감금, 제283조제2항 특수협박, 특수강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
- 제3호(특수상해, 특수체포·감금, 특수공갈): 3년 이상 25년 이하의 징역
각 호의 괄호 한정(“제260조제1항의 죄를 범한 경우에 한정한다” 등)에서 보듯, 같은 특수폭행·특수체포감금이라도 기본범이 무엇이냐에 따라 적용 호가 달라진다.
그런데 제2조제4항과 같이 「형법」 제260조제3항·제283조제3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문언은 제3조제4항에는 없다. 즉 제3조가 정하는 특수폭행 등의 누범 가중 자체는 제2조와 별개의 조문이며, 반의사불벌 배제 효과를 제3조 사안에까지 넓혀 적용할 근거는 조문상 확인되지 않는다. 제2조와 제3조를 혼동해서는 안 되는 지점이다.
조문 연혁: 2026년 개정이 이 두 조를 바꾼 것은 아니다
폭력행위처벌법은 법률 제22005호(2026. 9. 29. 공포, 2026. 10. 2. 시행)로 일부개정되었지만, 제2조와 제3조의 현재 문언 자체는 이보다 앞선 법률 제13718호(2016. 1. 6. 공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즉 2026년 개정이 제2조·제3조의 누범 가중이나 반의사불벌 배제 구조를 새로 바꾼 것은 아니며, 해당 조문은 2016년 개정 이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부칙은 시행일만 정하고 있을 뿐 별도의 적용례나 경과조치를 두고 있지 않다.
정리
- 폭행·협박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1)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했거나 (2)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범행하여 누범으로 처벌되는 경우에는 반의사불벌 조항(「형법」 제260조제3항·제283조제3항)이 적용되지 않는다(폭력행위처벌법 제2조제4항).
- 누범 가중의 요건은 ‘전과 횟수’가 아니라 “2회 이상 징역형”과 “다시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할 경우”라는 조문 문언 전체를 충족하는지로 판단된다.
- 특수폭행·특수협박 등을 다루는 제3조의 누범 가중에는 같은 반의사불벌 배제 문언이 없다는 점에서 제2조와 구별된다.
- 이 주제와 관련해 확인된 판례는 없다.
참고 법령
-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폭행 등) 제2항~제4항
-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집단적 폭행 등) 제4항
-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제1항~제3항
- 「형법」 제283조(협박, 존속협박) 제1항~제3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