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교도소에서 복역한 기간, 한국 형량에서 반드시 빼주나요? 형법 제7조 '산입한다'의 뜻과 한계
기준일: 2026년 10월 12일. 이 글의 조문은 현행 형법(법률 제22007호, 2026. 9. 29. 공포, 2026. 10. 2. 시행)을 따릅니다. 제7조와 제57조는 기준일 현재 모두 시행 중입니다.
핵심 답변
- 빼주는 것 자체는 법원이 반드시 해야 합니다. 현행 형법 제7조는 외국에서 집행된 형을 국내에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고 정합니다. 법원이 할지 말지를 고를 수 있는 규정이 아닙니다.
- 얼마나 빼주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산입 대상은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입니다. 외국에서 복역한 기간이 모두 빠진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 외국 1일을 국내 1일로 친다는 규정은 제7조에 없습니다. ‘1일을 1일로 계산’은 국내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에 관한 제57조 제2항의 문언입니다.
- 한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 판결은 우리 법원을 기속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판력도 없어서 일사부재리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7조는 처벌을 막는 조항이 아닙니다. 다시 처벌받을 때 생기는 실질적 불이익을 줄여 주는 조항입니다.
- 외국에서 무죄를 받기 전까지 구금된 기간은 제7조로 산입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7. 8. 24. 선고 2017도5977 판결의 다수의견입니다. 이런 기간은 양형 단계에서 고려됩니다.
1. 형법 제7조 원문
형법 제7조(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산입)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
- 항이나 호가 없는 하나의 본문 조문입니다.
- 연혁 표기는 [전문개정 2016.12.20]입니다. 지금 문언은 법률 제14415호(2016. 12. 20. 공포) 로 만들어졌습니다.
- 현행 형법의 상단 공포번호는 제22007호(2026. 9. 29.)입니다. 하지만 이 번호의 개정으로 제7조가 바뀐 것은 아닙니다. 제22007호 부칙은 “이 법은 2026년 10월 2일부터 시행한다”라고 시행일만 정하고 있고, 적용례나 경과조치는 두지 않았습니다.
2.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에서 ‘산입한다’로: 무엇이 바뀌었나
| 구분 | 2016. 12. 20. 개정 전 (구 제7조) | 현행 제7조 |
|---|---|---|
| 문언 | “범죄에 의하여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의 집행을 받은 자에 대하여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 |
| 법적 성격 |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감면 사유(재량) | 반드시 해야 하는 산입(의무) |
| 판사 재량의 범위 | 외국 복역 사실을 아예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었음 | 산입 여부는 재량이 아님. 산입 범위는 “전부 또는 일부” |
| 고려하는 단계 | 양형 단계에서 참작 | 집행된 형을 선고하는 형에 산입 |
현행 제7조에는 ‘감경’이나 ‘면제’라는 말이 없습니다. “외국에서 복역하면 형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는 설명은 2016년 개정 전 조문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개정 배경: 헌법재판소 2013헌바129 결정
대법원 2017도5977 판결의 보충의견에 인용된 내용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015. 5. 28. 선고 2013헌바129 전원재판부 결정에서 구 제7조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고 판단했습니다. 보충의견이 전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 외국에서 받은 형의 집행을 임의적 감면 사유로만 정했습니다. 그래서 판사의 재량에 따라 그 사정이 전혀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 형을 반드시 감면하거나 집행 단계에서 반드시 산입하는 방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사건에 따라서는 신체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양형에 참작되더라도, 피고인은 외국에서의 형 집행이 실제로 반영되었는지, 반영되었다면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보충의견은 이 지적에 따라 제7조가 현행 문언으로 개정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이 결정의 주문 형식이나 잠정 적용 여부는 이 글이 참고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3. “반드시 빼준다”의 정확한 범위
(1) 산입 여부는 의무이고, 산입 범위는 “전부 또는 일부”
같은 ‘산입’이라도 두 조문의 문언이 다릅니다.
| 조문 | 대상 | 산입 범위 | 1일 환산 규정 |
|---|---|---|---|
| 형법 제7조 | 외국에서 집행된 형 |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 | 없음 |
| 형법 제57조 제1항·제2항 | 국내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 | “그 전부를” | 있음(제2항: 구금일수 1일은 형 기간 1일로 계산) |
- 제57조 제1항은 국내 미결구금일수를 모두 산입하라고 분명히 씁니다. 제7조는 “전부 또는 일부”라고 씁니다.
- 그러므로 외국에서 복역한 기간이 국내 형기에서 고스란히 빠진다고 볼 근거는 제7조 문언에 없습니다.
- 제7조에는 외국 형 집행 1일을 국내 형 며칠로 환산하는지 정한 문언이 없습니다. 제57조 제2항의 ‘1일을 1일로 계산’을 제7조에 그대로 옮겨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2) ‘외국에서 형이 집행된 사람’은 누구인가
대법원은 이 표현을 “외국 법원의 유죄판결에 의하여 자유형이나 벌금형 등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실제로 집행된 사람” 으로 해석합니다(2017도5977).
- 외국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교도소에서 복역한 경우: 해당합니다.
- 외국에서 유죄판결로 벌금형 등이 실제로 집행된 경우: 해당합니다(“자유형이나 벌금형 등”).
- 외국에서 기소되어 구금되었다가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 해당하지 않습니다(아래 4절).
4. 외국에서 무죄를 받기 전까지 구금된 기간은? (대법원 2017도5977)
사안의 개요
피고인은 외국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되어 5년여 동안 미결 상태로 구금되었습니다. 이후 무죄 취지의 재판을 받고 석방되었는데, 국내에서 같은 행위로 다시 기소되어 제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은 외국에서 구금된 기간에도 제7조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주장을 배척한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된 것은 외국에서의 형 집행이 아니라 미결구금이었습니다.
다수의견(판례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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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조를 직접 적용할 수 없습니다.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상당 기간 구금되었더라도, 유죄판결로 형이 실제로 집행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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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조 제1항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외국에서의 미결구금은 우리 형벌법규에 따른 공소 목적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강제처분이 아닙니다. 해당 국가의 형사보상제도로 구제받을 성질의 것입니다. 또 미결구금의 목적, 집행 방법, 처우가 나라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외국 미결구금을 제57조 제1항이 말하는 ‘본형에 당연히 산입되는 미결구금’과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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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조를 유추적용하는 것도 허용되기 어렵습니다. 자유를 빼앗는다는 효과가 형 집행과 일부 비슷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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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양형 단계에서 고려합니다. 다음 사정을 따져서 필요하면 제53조의 작량감경 등을 적용하고, 제51조 양형 조건으로 참작해 최종 선고형을 정합니다.
- 미결구금의 원인이 된 사실과 공소사실이 얼마나 같은지
- 구금 기간
- 그 나라 미결구금의 특수성
다수의견은 이렇게 적정한 형을 정하면 미결구금에 따른 불이익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제51조의 사항은 열거가 아니라 예시라는 점도 밝혔습니다.
반대의견(5인): 판례의 결론은 아님
관여 대법관 중 5인은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제7조를 유추적용해 외국 미결구금일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내 선고형에 산입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 근거로는 헌법상 신체의 자유와 적법절차 원칙, 외국에서 유죄를 받은 사람과 무죄를 받은 사람 사이의 형평을 들었습니다.
- 다만 산입할 수 있는 외국 미결구금은 외국에서 공소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루어진 구금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현재 판례는 다수의견입니다.
5. 상황별 정리
| 외국에서 겪은 일 | 한국에서 다시 처벌될 수 있나 | 형법 제7조 산입 | 고려 방식 |
|---|---|---|---|
| 유죄판결 후 교도소 복역 | 있음(외국 판결은 기판력 없음) | 대상임 |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형에 산입 |
| 유죄판결 후 벌금형 등 집행 | 있음 | 대상임(“자유형이나 벌금형 등”) | 위와 같음 |
| 기소·구금 후 무죄판결 | 있음 | 대상 아님. 유추적용도 허용되기 어려움 | 양형 단계(제51조 참작, 제53조 작량감경 등) |
| 위 무죄 사안에 제57조 제1항 적용 | 해당 없음 | 적용 안 됨 | 다수의견은 외국 미결구금을 ‘본형에 당연히 산입되는 미결구금’과 같다고 보지 않음 |
자주 묻는 질문
Q1. 해외에서 마약 범죄로 복역하고 돌아왔습니다. 한국에서 또 처벌받나요? 같은 행위로 국내에서 다시 기소되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 판결은 우리 법원을 기속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기판력도 없어 일사부재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7조는 이렇게 다시 처벌받을 때 외국에서 집행된 형을 선고형에 산입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마약 범죄의 처벌 조문과 법정형은 이 글이 다루는 제7조와 제57조에 들어 있지 않아 여기서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Q2. 외국에서 3년을 살았으면 한국 형량에서 3년이 빠지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제7조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산입한다고 규정합니다. 일부만 산입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외국 복역 1일을 국내 형 1일로 계산한다는 문언도 제7조에는 없습니다.
Q3. 판사가 외국 복역 사실을 아예 무시할 수도 있나요? 현행 조문으로는 그럴 수 없습니다. 2016년 개정 전에는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이어서 반영하지 않을 여지가 있었습니다. 현행 제7조는 “산입한다”는 의무 규정입니다.
Q4. 외국에서 재판받는 동안 구금되었다가 무죄로 풀려났습니다. 그 기간은요? 대법원 2017도5977 판결의 다수의견에 따르면 제7조의 산입 대상이 아닙니다. 제7조 유추적용이나 제57조 제1항 적용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국내 공판에서 그 구금 사실이 드러나면 양형 단계에서 제51조 참작이나 제53조 작량감경 등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Q5. 국내에서 재판 전에 구속된 기간과 무엇이 다른가요? 국내 판결선고 전 구금일수는 제57조 제1항에 따라 “그 전부를” 산입하고, 제2항에 따라 1일을 1일로 계산합니다. 외국에서 집행된 형은 제7조에 따라 “전부 또는 일부”를 산입하며, 1일 환산 규정은 없습니다.
참고 법령
- 형법 제7조(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산입): [전문개정 2016.12.20], 법률 제14415호
- 형법 제57조(판결선고전 구금일수의 통산) 제1항·제2항: 제1항 <개정 2014.12.30>, 법률 제12898호
-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2017도5977 판결에서 언급
- 형법 제53조(작량감경): 2017도5977 판결에서 언급
- 형법 부칙 <법률 제22007호, 2026. 9. 29.>: 2026. 10. 2. 시행
참고 판례·결정
- 대법원 2017. 8. 24. 선고 2017도5977 판결
- 헌법재판소 2015. 5. 28. 선고 2013헌바129 전원재판부 결정(위 대법원 판결의 보충의견에서 인용)
관련 판례
[1] [다수의견] (가) 형법 제7조는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산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형사판결은 국가주권의 일부분인 형벌권 행사에 기초한 것이어서 피고인이 외국에서 형사처벌을 과하는 확정판결을 받았더라도 그 외국 판결은 우리나라 법원을 기속할 수 없고 우리나라에서는 기판력도 없어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이 동일한 행위에 관하여 우리나라 형벌법규에 따라 다시 처벌받는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