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고소는 변호사에게 맡길 수 있는데, 처벌불원도 대신 할 수 있을까
요약 및 결론: 형사소송법 제236조는 "고소 또는 그 취소"를 대리인이 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러나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대리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대법원(2023. 7. 17. 선고 2021도11126 판결)은 처벌불원의사는 원칙적으로 대리가 허용되지 않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 의사결정 자체는 피해자 본인이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고소를 변호사 등 대리인에게 맡겼더라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결정은 원칙적으로 피해자 본인이 내려야 합니다.
2026년 10월 2일 개정 형사소송법(법률 제21857호)이 시행되면서 고소·고발을 다루는 조문 일부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대리고소 조문인 제236조는 이번 개정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합의 과정에서는 "고소를 대리인이 했으니 처벌불원서도 대리인이 내면 된다"는 오해가 자주 생깁니다. 대법원은 고소와 처벌불원을 법이 서로 다르게 다룬다고 보았습니다.
명예훼손 고소를 변호사가 대신 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236조입니다. 이 조문은 “고소 또는 그 취소는 대리인으로 하여금하게 할 수 있다”는 한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조문에 나오는 말은 ‘변호사’가 아니라 ‘대리인’이고, 대리할 수 있는 대상은 ‘고소’와 ‘그 취소’ 두 가지입니다. 어미도 “할 수 있다”여서 대리인을 쓸지는 고소권자가 정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6조에는 처벌불원 의사표시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가 나오지 않습니다. 대리고소 조문만 근거로 처벌불원까지 대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처벌불원에는 왜 대리고소 조문이 적용되지 않나요?
형사소송법에 처벌불원을 대리할 근거규정이 없고, 제236조를 반의사불벌죄에 준용한다는 규정도 없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21도11126 판결에 따르면 형사소송법은 반의사불벌죄에 관해 규정을 하나만 두었습니다.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한 경우 제232조제1항·제2항(고소취소의 시한, 재고소 금지)을 준용한다는 제232조제3항입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된 것을 입법자의 결단으로 보았습니다. 형사소송법은 고소에 대해서는 여러 조문을 두었습니다. 고소권자(제223조부터 제229조까지), 친고죄의 고소기간(제230조), 고소취소의 시한과 재고소 금지(제232조제1항·제2항), 불가분(제233조), 대리고소(제236조)입니다. 반면 반의사불벌죄에는 피해자 말고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따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결정 자체는 피해자 본인이 해야 한다는 입법자의 결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친고죄와 반의사불벌죄가 소추조건으로 삼는 이유·방법·효과도 다르다고 했습니다. 처벌 여부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친고죄는 불처벌이, 반의사불벌죄는 처벌이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처벌불원 대리를 어떻게 판단했나요?
대법원 2023. 7. 17. 선고 2021도11126 판결의 다수의견은 세 가지를 밝혔습니다.
-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의사는 “원칙적으로 대리가 허용되지 않는다”.
-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의사결정 자체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피해자 본인이 하여야 한다”.
- 처벌불원의사는 입법적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의 의사표시로 대체될 수 없어 “일신전속적인 특성”을 가진다.
이 판결은 명예훼손 사건이 아니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사건입니다. 대리한 사람도 변호사가 아니라 사고로 의식불명이 된 피해자의 성년후견인이었습니다. 가정법원 심판은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에 ‘소송행위’를 넣고, 그 권한을 쓸 때 법원 허가를 받도록 정했습니다. 다수의견은 가정법원 허가를 얻었더라도 성년후견인이 처벌불원을 대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관 5인은 가정법원 허가를 받으면 성년후견인이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변호사가 명예훼손 사건에서 처벌불원을 대리할 수 있는지를 직접 판단한 판결은 이 글의 근거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수의견의 논리는 형사소송법이 반의사불벌죄 전반에 대리 근거를 두지 않았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반의사불벌죄인 명예훼손 사건에도 같은 법리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고소·처벌불원을 행위별로 정리하면 어떻게 되나요?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판례 | 대리 가능 여부와 법적 효과 |
|---|---|---|
| 고소 | 형사소송법 제236조 | 대리인이 하게 할 수 있음(재량) |
| 고소 취소 | 형사소송법 제236조 | 대리인이 하게 할 수 있음(재량) |
|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 | 대법원 2021도11126 판결 | 대리 근거규정 없음. 원칙적으로 대리 불허,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피해자 본인이 결정 |
|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 | 형사소송법 제232조제3항 | 제232조제1항·제2항(고소취소의 시한, 재고소 금지) 준용. 대리 근거규정·제236조 준용규정 없음 |
| 성년후견인이 의사무능력 피해자를 대리한 처벌불원 | 대법원 2021도11126 판결 | 가정법원 허가를 얻었더라도 허용되지 않음(다수의견). 합의는 양형인자로 고려 |
| 의사능력 있는 미성년 피해자의 단독 처벌불원 | 대법원 2009도6058 판결 | 유효. 법정대리인의 동의 불필요 |
미성년 피해자가 처벌불원을 하려면 부모 동의가 필요한가요?
의사능력이 있으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의사능력이 있으면 미성년 피해자도 혼자서 처벌불원 의사표시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6058 판결은 이런 의사표시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거나 법정대리인에 의해 대리되어야만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반의사불벌죄 사건이었고, 반대의견이 있었습니다. 다수의견은 의사능력을 이렇게 풀이했습니다. 나이·지능·발달성숙도 등에 비추어 범죄의 의미, 피해 정황,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가지는 의미·내용·효과를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법원은 피해자에게 이런 능력이 있는지, 그 의사표시가 진실한지를 세밀하고 신중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본인이 정한 처벌불원 의사를 대리인이 서면으로 ‘제출’만 하는 것도 안 되나요?
이 질문에 답한 판결은 이 글의 근거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21도11126 판결이 부정한 것은 제3자가 피해자를 대신해 처벌불원의사를 “형성하거나 결정”하는 것입니다. 피해자 본인이 이미 정한 의사를 다른 사람이 전달하거나 제출하는 경우는 판결이 직접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판결은 판단 기준 하나를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미성년 피해자의 법정대리인을 통해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그 의사표시에 피해자 본인의 의사가 담겼는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또 처벌불원 의사는 흠이 없는 진실한 것이어야 하고,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면을 누가 냈는지보다 그 안에 피해자 본인의 진실한 의사가 확인되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명예훼손은 모두 반의사불벌죄인가요?
모두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1도11126 판결의 반대의견은 반의사불벌죄의 예로 “명예훼손죄 중 일부(형법 제307조, 제309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및 제2항 등)“를 들었습니다. 이 글의 근거 자료에는 해당 조문의 원문과 법정형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명예훼손죄가 반의사불벌죄이고 어떤 것이 친고죄인지는 개별 조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처벌불원이 인정되는지에 따라 실제 결과는 어떻게 달라지나요?
반의사불벌죄에서 유효한 처벌불원이 있으면 공소기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리 등으로 효력이 없으면 유죄 판단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일방적으로 의사를 표시하기만 해도 이미 시작된 형사절차가 중단·소멸되는 강한 효과가 생긴다고 설명했습니다.
- 유효한 경우: 대법원 2009도6058 판결 사건에서 청소년 피해자는 제1심 법정에서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했고, 법원은 이를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해당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를 기각했고, 대법원은 이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 효력이 없는 경우: 대법원 2021도11126 판결 사건에서 성년후견인은 합의금을 받은 뒤 제1심 판결선고 전에 처벌불원 서면을 냈습니다. 그러나 이 서면은 소추조건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제1심판결을 유지했고,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 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
- 양형에서의 역할: 다수의견은 성년후견인이 대리해서 한 합의를 소추조건이 아니라 양형인자로 고려하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2023. 7. 1. 시행된 대법원 양형기준이 ‘처벌불원’과 ‘합의’의 지위를 범죄별로 차등해 정했다는 점도 들었습니다.
- 재고소 금지: 처벌불원에는 제232조제2항의 재고소 금지가 준용됩니다. 대법원은 성년후견인이 처벌불원을 표시한 뒤 피해자가 의사능력을 회복해 처벌을 원하더라도 그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없게 되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명예훼손죄의 법정형과 실제 선고형 분포는 이 글의 근거 자료 범위에 공표 자료가 없습니다.
2026년 10월 개정 형사소송법으로 대리고소 규정이 바뀌었나요?
바뀌지 않았습니다. 기준일(2026. 10. 3.) 현재 형사소송법 현행본은 법률 제21857호(시행 2026. 10. 2.)입니다. 이 개정법이 고친 조문 목록에 제236조는 없습니다. 제236조의 현재 문언이 어느 개정에서 만들어졌는지는 연혁 표기가 없어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미 공포되어 2027. 12. 31.에 시행될 법률 제21241호에서도 제236조의 문언은 같습니다.
같은 개정은 제237조(고소, 고발의 방식)도 고쳤지만, 이 글의 근거 자료에서 바뀐 문언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부칙 제6조는 제238조와 제257조의 개정규정을 “이 법 시행 이후 고소 또는 고발을 수리한 사건부터 적용한다”고 정했습니다. 같은 개정의 제197조의4, 제260조, 제261조 개정규정은 2027. 2. 5.에, 제220조의2와 제244조의6 개정규정은 2027. 8. 5.에 시행됩니다. 기준일 현재 이 조문들은 아직 시행 전입니다(부칙 제1조제1호·제2호).
관련 법령
제236조(대리고소) 고소 또는 그 취소는 대리인으로 하여금하게 할 수 있다.
관련 판례
[1] [다수의견] 형사소송법상 소송능력이라 함은 소송당사자가 유효하게 소송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 즉 피고인 또는 피의자가 자기의 소송상의 지위와 이해관계를 이해하고 이에 따라 방어행위를 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의미한다. 의사능력이 있으면 소송능력이 있다는 원칙은 피해자 등 제3자가 소송행위를 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위와 같은 형사소송절차에 있어서의 소송능력에 관한 일반원칙
[1] [다수의견] 반의사불벌죄에서 성년후견인은 명문의 규정이 없는 한 의사무능력자인 피해자를 대리하여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결정하거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는 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권 범위에 통상적인 소송행위가 포함되어 있거나 성년후견개시심판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성년후견인이 소송행위를 할 때 가정법원의 허가를 얻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가) 형사소송절차 규정을 해석·적용할 때에는 절차적 안정성과 명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자주 묻는 질문
처벌불원서는 변호사가 대신 내도 효력이 있나요?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결정은 원칙적으로 피해자 본인이 해야 합니다. 대법원(2023. 7. 17. 선고 2021도11126 판결)은 처벌불원의사는 원칙적으로 대리가 허용되지 않고,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피해자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본인이 정한 의사를 대리인이 전달·제출만 하는 경우를 직접 판단한 판결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때에도 서면에 피해자 본인의 진실한 의사가 담겼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고소를 대리인이 했으면 고소 취소도 대리인이 할 수 있나요?
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6조는 "고소 또는 그 취소"를 대리인이 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이 대리를 허용한 대상은 고소와 고소 취소이고, 반의사불벌죄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부모 동의 없이 처벌불원을 해도 되나요?
의사능력이 있으면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혼자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2009. 11. 19. 선고 2009도6058 판결)은 반의사불벌죄에서 의사능력 있는 미성년 피해자가 단독으로 처벌불원 의사표시나 처벌희망 의사표시의 철회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에게 의사능력이 있는지, 그 의사표시가 진실한지를 신중하게 조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