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해지 때 새 세입자 중개수수료, 세입자가 대신 냈다면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나요
전월세 계약 기간 중에 사정이 생겨 먼저 나가야 하는 세입자는 흔히 “새 세입자를 구해야 나갈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 과정에서 새 세입자와 집주인을 연결하는 공인중개사에게 중개보수(중개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실무에서는 나가는 세입자가 이 보수를 대신 내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그 돈을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는지를 공인중개사법 제32조를 근거로 짚어본다.
결론부터: 법 조문만으로는 “누가 내야 한다”가 정해지지 않는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업무에 관하여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소정의 보수를 받는다. 다만,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중개의뢰인간의 거래행위가 무효ㆍ취소 또는 해제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문이 말하는 것은 딱 하나다. 중개보수는 “중개의뢰인”이 낸다. 그런데 조문 어디에도 “중개의뢰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의는 없다. 중도해지 상황에서 새 세입자를 구하는 중개를 누가 의뢰했는지는 사안마다 다를 수 있고, 제32조 자체가 이를 정하거나 추정하지 않는다. “나가는 세입자가 반드시 낸다”거나 “집주인이 당연히 낸다”는 식의 단정은 이 조문만으로는 할 수 없다.
즉, “중도해지 때 새 세입자 중개보수는 나가는 세입자가 내야 한다”는 식의 통념이 있다면, 그것이 법으로 정해진 규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는 보수를 누가 받는지(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의뢰인으로부터 받는다)만 정할 뿐, 중도해지라는 특정 상황에서 세입자와 집주인 중 누가 그 비용을 최종 부담해야 하는지는 정하고 있지 않다.
“개업공인중개사의 과실로 계약이 깨진 경우”는 다른 이야기다
제32조제1항 단서는 예외를 하나 두고 있다.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중개의뢰인간의 거래행위가 무효ㆍ취소 또는 해제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단서가 적용되려면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하고, 그로 인해 거래행위가 무효ㆍ취소 또는 해제되어야 한다. 세입자 개인 사정으로 계약을 중도에 끝내는 상황은 개업공인중개사의 잘못으로 거래가 무효·취소·해제된 경우와는 전혀 다른 사실관계다. 중도해지 사정만으로 이 단서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은 조문을 넘어선 해석이다.
중개보수와 ‘실비’는 다른 항목이다
제32조제2항은 실비에 대해 따로 정한다.
개업공인중개사는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제25조제1항에 따른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의 확인 또는 제31조에 따른 계약금등의 반환채무이행 보장에 소요되는 실비를 받을 수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제1항의 보수는 “받는다”고 되어 있고, 제2항의 실비는 “받을 수 있다”로 되어 있다. 그리고 실비는 ①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을 확인하는 데 드는 비용, ② 계약금등의 반환채무이행을 보장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 새 세입자를 구하는 중개보수 자체는 이 실비 조항과는 별개의 항목이며, 보수와 실비를 섞어서 이해하면 안 된다.
보수의 요율·한도·지급시기는 제32조 밖에서 정해진다
제32조제3항과 제4항을 보면,
- 보수의 지급시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 주택 중개보수와 실비 한도는 국토교통부령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시ㆍ도 조례로,
- 주택 외 중개대상물의 중개보수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한다.
즉 실제로 “얼마를 언제까지 내야 하는지”는 제32조 자체가 아니라 하위 법령(시행령, 시행규칙, 각 시ㆍ도 조례)에서 결정된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법률 조문에는 구체적인 요율이나 한도, 지급 기한 수치가 나와 있지 않으므로, 그 값을 임의로 제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제32조만 가지고는 “중도해지 시 새 세입자 중개보수를 세입자와 집주인 중 누가 부담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법률상 정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 문제는 결국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 새 세입자를 구하는 중개를 실제로 누가 의뢰했는가(누가 “중개의뢰인”에 해당하는가)
- 임대차계약서나 중도해지 합의 과정에서 중개보수 부담에 관해 별도로 정한 내용이 있는가
- 개업공인중개사의 고의·과실로 거래 자체가 무효·취소·해제된 사정이 있는가(이 경우에만 단서가 문제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중도해지 시 새 세입자 중개보수 부담 주체를 구체적으로 판단한 판례는 이 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법원이 이렇게 정했다”는 식의 단정도 할 수 없다. 세입자가 이미 중개보수를 대신 낸 상황이라면, 위와 같은 사실관계(누가 중개를 의뢰했는지, 계약서나 합의서에 비용 부담에 관한 약정이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
참고 법령
- 공인중개사법 제32조(중개보수 등) — 제1항, 제2항, 제3항, 제4항
- 공인중개사법 제25조제1항(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등의 확인) — 제32조제2항에서 인용
- 공인중개사법 제31조(계약금등의 반환채무이행 보장) — 제32조제2항에서 인용